영화 리뷰 소개

에놀라 홈즈 영화소개

뤼케 2021. 12. 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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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 모험 영화. 기묘한 이야기의 일레븐 역으로 유명한 밀리 바비 브라운이 에놀라 역을 맡았다.

 

영화 등장인물

밀리 바비 브라운 - 에놀라 홈즈 역
샘 클라플린 - 마이크로프트 홈즈 역
헨리 카빌 - 셜록 홈즈 역
헬레나 본햄 카터 - 유도리아 홈즈 역
루이 파트리지 - 튜크스베리 자작 역
아딜 아크타르 - 레스트레이드 경감 역
피오나 쇼 - 해리슨 부인 역
프랜시스 데 라 투어 - 튜크스베리 자작의 할머니 역
번 고먼 - 린손 역[
수지 워코마 - 에디스 역

 

영화 줄거리

셜록 홈즈의 동생 애놀라 홈즈가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아 추리하며 찾아다니다가, 튜크스베리를 도우러 산전수전 해메고 여성참정권을 위해 각성하는 내용

 

영화 호평

다소 엉뚱하지만 과감하고, 가벼운 코믹과 진중한 서사를 두루 갖추고 있는 하이틴 영화라는 평.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변화의 격동이 몰아치던 영국 근현대 시대를 배경으로 삼아 여성들도 당시의 남성들처럼 자신들의 삶을 원하는대로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원론적인 초기 페미니즘 논리를 시사한다. 가령 일반적으로 이러한 스토리에서 묘사되던 위기에 대응하는 남성과 보호를 받는 여성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각각 여성인 에놀라 홈즈와 남성인 튜크스베리 자작으로 대신해 바꿨고, 백인 인물들 위주로만 등장했던 근현대 배경 영화의 통상적인 연출과는 달리 흑인, 아시아인 등 여러 인종들을 등장시켰다.

아울러 여성 서사물의 클리셰적인 캐릭터 대결 구도를 깨뜨렸다. 통상적으로 여성이 영웅화된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에서는 억압하려는 남성 캐릭터와 저항하려는 여성 캐릭터가 대립해 성(性)의 대결로 몰아가려는 연출이 다소 많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성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남성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여성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에놀라를 억압하려는 유형, 혹은 이러한 에놀라를 지지해 주는 유형 등으로 나뉘어 구(舊)와 신(新)의 대결 구도로 이어진다.

여성의 권리를 향상하고 여성을 억압하는 풍습들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 영화임에도 남성 빌런[4]과 여성빌런[스포일러]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다는 점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출연진들의 연기력도 높게 평가받았다. 루이스 패트리지는 허당끼가 있지만 박학다식하고 능글맞기도 한 튜크스베리 자작을 자연스레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 에놀라 홈즈를 맡은 밀리 바비 브라운은 엉뚱하고 발랄하면서 당차지만 때론 겁을 잘 내고 귀여운 구석을 지닌 해당 캐릭터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 비판

원작의 소설과 배경고증을 지나치게 바꾸어 원작과 시대상에 대한 존증이 부족하는 논란이 있다.

엄청 완성도 있는 추리영화라기엔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이 지적된다. 처음에는 자취를 감춘 어머니를 찾는 내용으로 가다가 튜크스베리 자작 실종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 사건과 어머니를 찾는다는 본래의 목적 사이의 연결성, 개연성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여 극 자체가 맥락 없이 흘러간다는 느낌을 준다. 어릴 때 어린 양을 구하려다가 크게 다친 이야기를 하며, 결국 위험에 처한 튜크스베리 자작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는 이유다. 좋게 보면 자신의 목적(어머니를 찾는 것)이 있음에도 어려움에 처한 이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에놀라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정말 뜬금없고 작위적인 전개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극 중간에 서사의 포인트나 분위기, 장르를 바꾸는 것 역시 충분한 개연성과 복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에놀라 홈즈>의 흐름 전환은 그야말로 뜬금없다. 단순히 동정심을 드러내는 도구인 어린양 대신 튜크스베리의 처지와 비슷한 상황을 직접 경험거나 목도했다고 했으면 개연성이 더 나았을 것이다.

또한 인물고증에 관해서 셜록 홈즈와 튜크스베리 자작이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지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남성 등장인물은 소모적으로 묘사되며 셜록 홈즈조차도 집에 돌아오기는 커녕 편지도 쓰지 않은 무정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특히 원작의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셜록을 능가할 정도의 추리 능력자이지만, 성격 등으로 인해 스스로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본 영화에서는 강박적으로 기존의 전통을 지키려 들면서 남을 억압하고 무시하는 꼰대로만 출연한다. 본작은 기존 셜록 홈즈 시리즈와 별개인 창작물이기에 원작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페미니즘 메시지를 위해 이를 악의적으로 비튼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힘들다. 다만 저 시대에서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강요하는 그 규범에 따르지 않으면 그냥 사회부적응자로 전락하며 사회생활의 기반이 무너질 것이었기에 이를 위한 연출이라는 평도 있으며 종반부에 적어도 선거권에 관해서는 마냥 꽉 막힌 인물은 아니라는 암시를 주긴 한다. 그러나 원작의 역할을 뒤집어버리면서까지 여성에겐 교육이 필요없다고 믿는 꼰대로 묘사해야 했을 까. 마이크로프트는 그저 에놀라에 대한 성차별적 관점을 비춘 뒤 극중 역할이 없는 역할로만 사용된다. 원작의 원작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에놀라 홈즈와 주변 여성 캐릭터들은 주체적으로 억압에 맞서 싸우며 당당히 행동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들로 직접적인 메세지를 주고 있는 데 말이다. 이럴 거면 원작의 유명세를 이용하기만 하는 헤이트물과 다름이 없다.

실제 역사적 배경과 영화 속 내용이 다른 부분이 많다. 이를테면 영국 투표권 개정과 관련한 내용이 주요 서사인데, 이 시기에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조차도 귀족이 아니면 투표를 할 수 없었던 시기였다. 저 시대에는 남녀 가릴 것 없이 정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다니면 이상한 사람이었으며 육체 노동에 종사하던 평민 노동자들마저도 조끼를 항상 챙겨입던 때에, 지금처럼 셔츠만 입고 자켓이나 조끼를 입지 않는다는 건 속옷만 입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또 주인공 모녀의 생활상이 집안에서 테니스 치기, 집안에서 화학 실험하고 불 지르기, 저택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풀밭 덩굴로 뒤덮인 집 만들기 등등 매우 파격적으로 설정되어있는 데, 이것이 당시 여성억압에 대한 연출이라면 시대상과 맞지는 않다. 당대에는 남자라고 자유롭게 살았던 시대가 아니라 특히 상류층 집안의 경우 사회에서 지정한 교육과 행동양식을 강요받으며 그것을 어길 수 없게 교육받았고, 자기가 따로 관심을 가진 분야가 있더라도 그것이 다른 계층의 일이라면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페미니즘 메세지가 강한 영화로서 여성학대에 대한 오해를 전달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했던 연출.

전반적으로 일본의 메이지 시대와 마찬가지로 식민 국가의 상류층들에게만 해당되는 '좋은 시절'인 빅토리아 시대를 지나치게 곡해했다. 이 영화의 큰 상징인 여성억압이 그 외의 사회적인 문제점에 대한 고증을 무시하면서 전달하는 것에 큰 전달력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할 문제.

문제는 기본 장르가 추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주된 호평이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셜록 홈즈를 여성 인권이라는 시점에서 재해석했다, 영상미가 좋다 등등의 외적 요소이고, 러브라인 비중이나 개연성의 문제, 추리서사의 밀도 등 스토리의 완성도 자체로서 수작으로 칭찬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주된 평가.

이 영화에는 페미니즘이 많이 녹아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소재로 나온 여성참정권은 사건 자체와 부자연스럽게 등장한다는 비판이 있다. 당시 여성의 억압적 삶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전달력이 불충분했고 사회적인 주제와 작중 사건 간의 연계성을 갖게 하는 연결고리가 미약하다는 평. 메세지와 장르 간의 연결성이 따로 논다는 느김을 받는다.

'홈즈'라는 이름을 통해 관객들이 주로 기대하게 되는,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추리 스릴러와는 많이 어긋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가 어디로 사라젔는지, 그리고 튜크스베리 자작이 어째서 실종되었는지를 해결해 나가는 추리물로 시작하지만, 액션과 모험적인 서사가 많고, '탐정'으로서의 에놀라 홈즈가 아닌 세상을 깨우치고 이를 통해 어른스러워지는 '인간'으로서의 에놀라 홈즈에 초점을 두는 성장물에 가까운 드라마이다.

에놀라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연출은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다. 에놀라는 보통 사건 전반의 진행 과정, 곧 증거의 나열, 즉 추리서사에 도움이 되기보다 에놀라의 상황을 현실에서 회피하고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편의적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셜록홈즈 시리즈는 이러한 관객과의 친화성 역할을 해소해줄 왓슨이라는 요소가 큰 매력으로 꼽히는 데, 해당 요소를 4의 벽 연출로 대체했다는 관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렇게 호평받을 요소인 지에 대해서는 의문. 작중의 셜록은 아예 혼자 다니는 역할로 나와있으며 '아직 왓슨과 만나지 않았다'는 가정이 아니면 아예 왓슨이라는 인물이 지워진 수준에서 셜록 홈즈의 팬이라면 실망을 금치못할 요소.

배우들의 연기는 빛났지만 스피디하고 박진감있는 예고편에서의 기대감과 달리 탄탄하지 못한 스토리와 대중성을 사로잡지 못한 사회적 메세지로 인해 영화의 평가는 페미니즘에 대한 호불호를 극복하지 못하고 평작 정도의 수준에 그친다.

탐정능력자인 인물이 세 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놀라를 제외한 인물들의 활약을 배제함으로서 전형적인 주인공 띄워주기의 문제점을 답습한다. 원작에서의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셜록보다 행동력이 떨어지는 대신 추리 능력은 더 뛰어나 아예 셜록이 추리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조언을 구하러 갈 정도며, 그 지능만으로 마이크로프트가 부재시 영국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아무리 데우스 엑스 마키나까진 못 하더라도 사건 시작에 이미 답을 내거나, 최소한 셜록과 대등할 정도였어도 무리가 없었을 마이크로프트를 두고, 심지어는 저택의 사용인이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이나 에놀라에 비해 '지적 능력이 모자란다'까지 말하기도 한다! 연륜 차도 두 사람은 이미 30대의 완성된 추리장인들을 제치고 에놀라는 이제 탐정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10대 소녀임에도 관객들은 무조건 주인공이 에놀라임을 이유로 에놀라가 가장 뛰어난 탐정일 것이란 식으로 직접적인 묘사를 당한다.

종합하자면 셜록 홈즈란 원작을 사로잡거나, 장르적인 몰입감을 주거나, 사회적 메세지를 공정하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의 스토리 완성도와 원작존중의 면에서 핵심적인 비판점을 남겨버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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