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개

콰이어트 플레이스 영화소개

뤼케 2021. 7. 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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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첫 번째 공포 영화, 재난 영화, 스릴러 영화. 혹은 가족 영화로도 분류할 수 있다. 4명의 일가족이 소리를 내면 공격하는 괴생명체를 피해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

A Quiet Place라는 제목처럼, 영화 내내 소리가 정말 적게 등장한다. 우선 인물들의 음성 대화가 드문게 대부분 수화를 쓰고 목소리를 사용해서 말하는 일은 비명 몇 번이나 중간에 가족들끼리 안전지대에서 짧게 대화를 나누는 게 전부다. 배경음악도 마찬가지로 드물게 등장하며, 효과음도 괴물이 갑자기 출현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적은 편. 이 때문에 다른 재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세계관이나 상황을 설명해주는 '해설 역 캐릭터'가 없고 화면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설정을 짐작해야 한다. 일단 영화제목과 초반부만 봐도 소리내면 엿되는건 알수있다

 

 

영화 시놉시스

“소리내면 죽는다!”
소리를 내는 순간 공격받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가족의 숨막히는 사투를 그린 이야기

< 생존 법칙 >
1. 어떤 소리도 내지 말 것
2. 아무 말도 하지 말 것
3. 붉은 등이 켜지면 무조건 도망갈 것

 

 

영화 등장인물

에밀리 블런트 - 에블린 애보트 役
존 크래신스키 - 리 애보트 役
밀리센트 시몬스[] - 리건 애보트 役
노아 주프[] - 마커스 애보트 役

 

 

영화 줄거리

2020년, 사건 발생 89일째.

텅 빈 마트에서 아이들이 조용하게 물건들을 담고 있다. 그 사이 에블린(에밀리 블런트)은 둘째 마커스에게 줄 약을 찾아낸다. 그동안 막내 보가 가장 높은 선반에 있던 우주선 장난감을 꺼내려다가 떨어트리게 되는 순간, 첫째 리건이 떨어지기 전 아슬아슬하게 잡아낸다.[] 약과 필요한 물건들을 찾은 가족들은 마트를 떠나기 직전, 아버지 리(존 크래신스키)는 보가 가진 장난감이 소리를 크게 낼 수 있으니 안 된다며 건전지를 빼서 계산대에 올려둔다.[] 부모님들이 나가고 몰래 리건이 장난감을 웃으며 보에게 주고 부모님을 뒤따라간다. 리건이 나간 후, 보는 건전지까지 몰래 집어 가족을 따라간다. 거리엔 아무도 없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신문에는 전 세계가 괴생명체에게 침공 당했다는 기사들과 괴생명체가 소리에 반응하므로, 소리를 내지 않으면 살 수 있다는 기사가 쓰여있다.[] 가족들은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 모래를 뿌려둔 길 위를 맨발로 걸어간다. 집으로 가는 다리 위에서 정적을 깨는 커다란 소리가 들린다. 리와 에블린이 뒤로 돌아선다. 보가 아까 그 장난감에 건전지를 넣은 뒤 작동시켜 큰 소리가 나고 있었다.[] 리가 최대한 빠르게 달려가며 보를 구하려고 하지만 장난감 비행기의 소리를 듣고 나타난 괴생명체가 먼저 아이를 낚아챈다. 그러고 나서 영화 타이틀이 등장한다.

사건 발생 472일째.

여느 때처럼 소리 없이 생활하고 있는 주인공 가족. 이들은 옥수수밭과 곡물창고 등이 있는 시골에서 살고 있다.[16] 저녁을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소리가 나지 않게 식기구는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뜨거운 음식을 담는 접시로는 잎사귀를 사용한다.[] 리는 주파수를 수도 없이 바꿔가면서 구조 신호 발신을 계속하지만, 헛수고일 뿐이다.[8 저녁을 먹은 후, 첫째 리건과 둘째 마커스가 한창 모노폴리를 즐기던 도중[19] 마커스가 실수로 랜턴을 넘어뜨려 큰 소음과 함께 화재가 난다. 다행히 큰 불은 아니라서 아버지 리가 금세 진화하지만, 문제는 소리. 아니나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무엇인가 지붕 위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정체는 바로...

너구리였다. 안심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유유히 지나가는 너구리 한 마리... 하지만 가족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괴생명체가 너구리를 순식간에 뭉개 버린다.

사건 발생 473일째.

리는 귀가 안 들리는 딸 리건을 위해 지하 작업실에서 제대로 된 인공와우 개발에 몰두한다. 이 장면에서 현재까지 리가 괴생명체에 대해서 알아낸 몇 가지 정보가 드러난다. 현재까지 집 근처에는 3마리가 발견되었으며 시각은 없지만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 그리고 외피가 굉장히 단단하다는 것이 적혀 있다. 또한 집 근처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였다.[] 리가 몰두하고 있는 사이 에블린이 다가왔고, 만삭이 된 에블린이 리에게 이어폰을 끼워주며[], 둘은 말없이 춤을 춘다.

장면이 바뀌고, 에블린이 마커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 와중에 리는 마커스에게 생선 잡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나가자고 하지만, 마커스는 괴생명체가 무서워서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이에 에블린은 리가 마커스를 데리고 가려는 이유[]를 설명하며 마커스를 설득한다. 겁을 내는 마커스를 본 리건은 리에게 차라리 나를 데리고 가달라 하지만, 리는 '너는 집에서 엄마를 도와야 해.' 라며 자신이 새로 개발한 인공와우를 리건에게 건네준다.[] 이에 리건은 화를 내며 '어차피 작동되지도 않을 테니 필요 없다'고 뿌리치지만, 끝내 리가 손에 쥐어 준 인공와우를 주머니에 넣는다. 화난 리건은 엄마를 돌보라는 말을 무시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어디론가 조용히 나간다.

그 시각 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리와 마커스. 리는 마커스에게 다른 소리가 매우 큰 곳에서는 말소리를 내도 된다고 하며 안심시킨다. 두 사람은 폭포 근처로 가서 대화를 나눈다. 마커스는 리건이 아직도 자책하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누나를 사랑하냐고 리에게 묻는다. 이에 리는 당연히 리건을 사랑하며 보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마커스는 그 말을 누나에게 해줘야 한다고 말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걱정한다.

이후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도중에 두 사람은 참혹하게 사망한 노파의 시체와 그 옆에서 넋을 잃고 선 노인과 마주친다.[] 천천히 이성이 무너져가는 듯한 노인에게 리는 소리를 내지 말라고 손짓하지만, 노인은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고 만다. 괴생명체가 달려와 노인을 덮쳐 죽이고, 그 직전에 리는 마커스를 안아 들고 필사적으로 달아나 몸을 숨긴 뒤, 공포에 떠는 마커스가 비명을 지를까 봐 마커스의 입을 막고 진정시키려 애쓴다.

한편, 리건은 보가 괴생명체에게 죽은 다리 위에 도착한다. 그곳엔 나무판자로 조촐하게 만든 십자가[]가 있고, 그 아래엔 보의 사진과 장난감이 놓여 있다. 리건은 보가 가지고 놀던 우주왕복선 장난감을 소리가 나지 않게 내부의 선을 절단한 채[] 장난감에 불이 들어오게 한 다음, 십자가 아래에 놓아둔다.

홀로 집에 남은 에블린은 지하층에서 빨래 후 1층으로 올라오려 하지만 빨랫감을 담은 자루가 계단의 못에 걸린다. 힘으로 당겨서 자루를 빼내지만, 누워있던 못이 수직으로 바로 서게 된다. 집안일을 하던 중 하필 가족이 없을 때, 예정일보다 이르게[] 양수가 터지고 산통을 느낀 에블린은 필사적으로 비명과 신음을 참으며 지하층으로 이동한다. 저녁이라 어두워지기도 했고, 산통으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앞서 세워진 못을 모르고 밟는 바람에 결국 비명을 지르고 물건을 떨어뜨리면서 큰 소리를 내게 된다. 괴생명체는 순식간에 집안으로 침입하고, 에블린은 야외의 조명을 붉은 등으로[] []바꾼 다음 괴생명체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에그 타이머를 맞춰 떨어진 곳에 놓는다. 지하층으로 내려와서 수색하던 괴생명체가 타이머의 알림 소리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달아나려 했지만, 또 다른 괴생명체가 현관에서 나타나자 집 밖으로 탈출하는 것을 포기하고, 2층에 있는 욕실로 올라가 욕조에서 출산을 준비한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는 에블린 뒤로 천천히 괴생명체가 다가온다.

집 근처로 돌아온 리와 마커스는 야외의 등이 붉은색으로 바뀐 것을 보고 상황을 파악한다. 리는 에블린을 구하기 위해 산탄총으로 무장한 뒤 집으로 진입하고, 마커스는 미리 야외에 설치해 둔 폭죽[]을 터뜨려 괴생명체의 주의를 먼 곳으로 돌린다. 에블린은 결국 산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터진 폭죽 소리에 묻혀 순산할 수 있었다] 리는 사실상 실신한 에블린과 갓난 아들을 발견하고, 괴생명체의 추적을 따돌린 다음, 무사히 벙커[]로 대피한다.

에블린은 간신히 몸 상태가 진정되었고 아기도 무사했지만[], 에블린은 리건과 마커스가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한다. 이에 리는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 것이라 말하고, 자신이 나가서 데려올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이에 에블린은 오래전 보가 죽었을 때를 자책하며, 이번에는 꼭 아이들을 무사히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마커스는 폭죽을 터뜨리고 돌아오다가 옥수수밭에서 괴물의 기척을 느끼고 트랙터 뒤로 숨는다. 보의 무덤에 옆에 누워있던 리건은 폭죽이 터지는 걸 보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밭 한편에 마커스가 떨어뜨린 손전등을 발견한다. 이때 리건의 뒤로 괴생명체가 등장하나, 리가 만들어준 인공와우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노이즈[]에 버티지 못하고 달아났으며, 남매는 무사히 재회한다. 남매는 곡물창고 옥상으로 이동하여 아버지에게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려 불을 피우지만 기름이 떨어져 불은 꺼지고, 리는 불이 꺼진 이후에 아이들을 찾으러 막 벙커에서 올라온 터라 신호를 보지 못한다. 한편, 리가 벙커에서 나간 직후 에블린은 벙커가 천천히 침수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아이를 확인하러 일어나지만, 벙커 구석에 침입해 있다가 깨어난 괴물을 만나는 아찔한 상황에 직면한다. 겨우 몇 걸음만을 사이에 둔 채 에블린은 최대한 조용히 아기를 챙겨 흘러내리는 물 뒤로 피신하지만, 괴생명체가 천천히 접근하는 상황...

마커스는 곡물창고 위에서 아버지를 기다리자고 하고 리건은 몸을 숨길 곳을 찾아야 한다며 수화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노후된 옥상 문을 밟은 탓에 마커스가 창고 안으로 추락하고 만다. 이후 덜컹거리던 문짝 역시 떨어지며 소음을 내자, 인근에 있던 괴물 하나가 즉시 창고로 달려간다. 에블린의 코앞까지 온 괴생명체 또한 이 소리를 듣고 뛰쳐나간다. 리 역시 아이들을 찾다가 경작지에서 급히 움직이는 괴물을 보고는 그들이 무엇을 쫓는지를 눈치채고 곧장 곡물창고로 달려간다.

한편 리건은 곡물에 파묻히는 마커스를 구하려 창고 안으로 뛰어들었고, 그 와중에 리건 또한 파묻혀 죽을 뻔 하지만, 떨어진 문짝을 붙잡고 겨우겨우 버틴다. 괴물이 아이들을 잡으러 창고로 들어오자, 남매는 이번엔 또 문짝을 방패로 삼아가면서 괴물에 맞서다가 또다시 리건의 인공와우에서 발생한 노이즈에 괴물이 괴로워하며 벽을 부수고 뛰쳐나가버린 덕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괴물에 의해 만들어진 탈출로를 통해 곡물창고를 빠져나와 마주친 아버지와 집으로 향하는 세 사람. 그러나 가까운 곳에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려 집으로 직행하기 어려워진다. 리는 아이들에게 근처 길에 세워져 있는 트럭에 몸을 숨기라고 지시하며, 아이들을 먼저 보낸다. 자신 또한 주변을 경계하며 천천히 뒤를 따르다가, 개방형 창고에 있던 공구통에 도끼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무기로 삼기 위해 집어 들었으나, 하필 바로 그 지붕 위에 괴생명체가 대기하고 있었다.[] 리는 본능적으로 도끼를 휘둘러 저항하지만, 괴물의 단단한 외피에 막혀 피해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공격당해 쓰러진다. 트럭 안에서 이를 보고 마커스가 비명을 지르자, 괴물은 타깃을 바꿔 트럭을 덮친다. 하지만 리건이 발생시킨 노이즈로 인해 괴물은 공격을 잇지 못하며 괴로워했고, 리건도 고주파 때문에 괴로워하다 인공와우의 전원을 꺼 버린다. 괴물은 분노한 듯 거칠게 움직이며 문을 들이받고 트럭을 뒤집어 남매의 위기가 이어진다. 이때 간신히 정신을 차린 리가 일어서서 도끼를 땅에 내던지고, 그 소리를 들은 괴물이 잠시 리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리는 리건에게 "나는 너를 사랑해. 언제나 너를 사랑했어." 라는 의미의 수화를 보여주고[] 고함을 질러 괴생명체의 주의를 자신에게 돌린다. 괴생명체는 단숨에 리에게 달려들어 그를 살해하고, 그 틈을 타 마커스는 트럭의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서 트럭이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도록 해 그 자리를 벗어난다.[]

미끄러지는 트럭을 타고 간신히 집에 돌아온 남매를 보고 에블린은 그들을 끌어안은 채 울음을 터뜨리지만, 슬퍼할 틈도 없이 차 소리를 들은 괴생명체가 집으로 접근해온다. 세 사람은 다시 지하실로 내려가고, 에블린은 아기를 마커스에게 맡겨 구석으로 가게 한 다음, 자신은 샷건을 들고 괴생명체를 겨눈다. 아주 작은 소리만 나도 남은 가족 모두가 죽게 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괴생명체는 천천히 에블린 쪽으로 접근하다가 채널에 연결되지 않아 노이즈를 내는 아날로그 TV를 마구 부순다. 코앞에서 이 모습을 본 리건은 아버지가 기록한 괴물의 세 가지 특징, 소리에 반응한다는 문장이 쓰인 스크랩, 그리고 '약점은 무엇인가? (weakness?)' 라고 적힌 칠판에 차례로 시선을 옮긴 후, 무언가를 직감한 듯 자신의 보청기에 전원을 넣는다.

이전처럼 괴물은 인공와우의 노이즈에 끔찍하게 괴로워하고 몸 곳곳을 뒤틀며 발버둥쳤으나, 리건이 인공와우를 마이크에 들이밀고 노이즈를 증폭시키자, 아예 그로기 상태가 되어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간다. 그런 꼴로도 기어코 모녀를 죽이려고 버르적거리며 달려들지만, 에블린이 가차 없이 갈긴 산탄총[40]에 치명상을 입고 마침내 쓰러진다.[] 이렇게 에블린, 리건, 마커스 그리고 아기는 최악의 위기를 회피하고, 정체불명이었던 괴생명체의 약점이 무엇인지도 대강 알아내게 된다. 산탄총이 격발하는 소리에 이끌린 다른 두 마리의 괴생명체들이[42] 고속으로 지하실에 접근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잡힌다. 이에 리건은 천천히 인공와우와 마이크를 손에 쥐고[43], 에블린이 산탄총의 펌프를 당기며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평가

SXSW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현지에서는 반응이 좋다. 공포의 몰입도가 높으며, 드라마적인 요소도 훌륭하다고 한다. 크리스 스턱만은 오래간만에 괜찮은 클래식한 호러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A- 를 주었다.

국내 평론가의 평가도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불필요한 부분 없이[] 완급 조절에 성공하고, 적당한 공포, 섬세한 연출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를 보여주며, 인과관계가 뚜렷해 작위적인 전개가 적다는 평이다. 에밀리 블런트의 뛰어난 연기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공포영화이지만, 의외로 따뜻한 영화라고 호평하는 평론가도 있다. 제프 니콜스 감독의 테이크 쉘터와 비교하는 평들도 있다.[] 그러면서 종교적인 해석도 같이 나오고 있다. 즉,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진다.

 

영화 비판

그러나 비판하는 관객의 의견도 있다. 크게 두 가지로, 이해가 안 된다/납득이 안된다로 나뉜다.

전자는 말 그대로 '생략된 내용이 많아 내용 이해가 힘들다.'는 평. 러닝타임이 짧아 전개상 그냥 생략하거나 암시 등 간접적인 방법들로 때우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고, 명확한 사전 설명이 없어 내용 이해에 혼선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 물론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니면 극에 몰입하는 데에 큰 지장이 없으나, 너무 중요한 설정들을 설명하는 부분을 과하게 생략하였다. 괴물들이 어떻게 인간이라는 거대 생물을[] 물리치고 세상을 장악했는지, 빨간 불은 왜 켜놓는지, 딸아이가 지니고 다니는 삐 소리가 나는 장치가 무엇인지 등 영화 속 캐릭터들은 알지만 관객들은 모르면서도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다. 영화는 영화 속 인물들이 아닌 관객을 위해 만드는 것인데 배려가 없었다.

후자는 스토리전개 상 몇몇 요소가 거슬린다는 것이다. 주요 플롯 홀로는 '왜 못을 뽑지 않느냐.', '그럼 폭포 근처에 살면 되는 것 아니냐.', '도끼를 멀리 던졌으면 그곳으로 괴물을 유인할 수 있지 않느냐.', '왜 가장 어린 아이를 맨 뒤에서 걷게 하는가.' , '소리를 내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면 되지, 왜 우두커니 서 있는가.' , '샷건으로 죽일 정돈데 인류가 망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등등이다.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작위적인 요소로 지적받은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반론들도 있다. 보청기 설정의 경우, 일종의 공명현상(하울링)으로 보면 된다. 쉽게 말해서, 마이크와 스피커가 만나면 일정 공진 주파수인데, 그 주파수가 괴물에게 치명적인 CC기로 작용했다고 설명될 수 있다. 괴물을 샷건으로 잡은 장면은 괴물이 보청기의 소음 탓에 괴로워하다가 괴물이 단단한 외피를 걷어내고 내부를 드러내었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면 안 되는 상황에서 못은 뽑을 시간도 여유도 없었고[] 자식들에게 못에 대해 경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폭포 근처에서 살지 않음은 이미 전기설비나 가구 등 모든 것이 있는 집을 포기하고 집을 옮기기가 아이들까지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괴물의 무시무시한 신체스펙을 보면 퀵실버가 아니고서야 소리를 내놓고 도망치는 것 역시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받는 부분 중에서 가장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엄마의 배가 부른 장면이 나온 순간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게 비판자들 대다수의 반응. 갓난아이는 아예 소리를 내면 안 됨을 알 리가 없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낸다. 심지어 갓난 아이가 울지 않으면 높은 확률로 죽을 수도 있다.[] 게다가 태어나는 순간 한 번 울고 땡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아기는 몇 년간 자주 울고 보채고 칭얼대고 하면서 크게 되어있고 울음을 참을 정도로 성장을 거쳐 지적, 정서적 수준이 발달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작은 소리라도 나는 순간 죽음이 높은 확률로 확정인 세계에서 침묵을 지킬 확률이 0%인 갓난 아기를 키우면서 생존을 꾀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내가 임신하는 장면을 두고 비판하는 가장 큰 요지는 왜 부부가 괴생명체가 돌아다니는 위급상황 도중에 임신했느냐는 점이다. 작 초반 막내 보가 괴생명체에 습격 당한 직후, 작중 시점이 사건 발생 472일 후로 전환되어 급작스럽게 만삭이 된 아내의 모습을 보여준다. 통상적으로 잉태에서 출산까지 280일~300일 정도 걸리므로 부부가 괴생명체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하고 소리를 낼 수 없는 위급상황인 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자살 행위에 가까운 임신을 (혹은 임신을 가져온 성행위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괴물의 습성을 알기 전에 어쩌다 임신을 했다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괴물이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막내를 잃었다지만 왜 성행위를 하고 임신을 했는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이 부부는 온 가족이 죽을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당장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인가? 하지만 작중에서 나오는 모습은 (임신한 점만 빼면) 충분히 자제할 줄 아는 캐릭터들이며 상황을 대비까지 할 정도로 완전히 파악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물론 이런 위급상황에서도 작중 캐릭터가 임신하게 되는 동기야 어느 정도 만들 수는 있겠지만[58] 중요한 건 영화 내에서 부부가 임신한 동기를 일절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신이 감독이 의도한 대전제긴 하겠지만 합당한 설명이 없는 한 갑자기 튀어나와 억지스러운 긴장감을 조성하며 많은 관객들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제공하는 장치로 전락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전제부터 휘청대니 극중 등장인물의 행동에 몰입하기 힘든 것은 덤. 영화가 가족들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가족들의 노고를 아무리 표현해도 정작 이런 상황에서 왜 임신하고 출산하는 굉장히 위험한 결정을 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부딪힌다. 제대로 된 전제가 안 깔리니 극중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모든 행위가 진실성과 정당성에 계속 도전을 받는다. 당장 영화의 배경을 사건 472일후가 아니라 272일 후로만 설정했어도 시간적 설정상 모두가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갔을텐데 이렇게 단순한 것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또한 그냥 속삭이면서 말하는 것 정도는 괜찮을텐데 그마저도 안 되는 것처럼 계속 수화로만 하면서 답답한 오버를 하는 것도 약간의 설정 구멍이다. 애초부터 그 정도면 숨소리를 낼 수 없으니 죽는다는 것까지는 과하지만 최소한 이동을 못 하고 침대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있어야만 한다. 수화가 많이 나오는 거야 당연하지만 그렇게까지 작은 목소리조차 못 낼 정도로 오버를 해야 한다면 작중 여러 장면에서 이미 모순이 발생한다. 작게 속삭이지도 못 할 정도의 상황이면 아무리 작중에서 소리를 줄이기 위해 모래 같은 것을 깔아놓고 맨발로 다니는 등 여러 장치들을 해놓았다지만 발로 땅을 여러 번 딛던지 그 정도 동작들이 나오는 순간 사망 확정이다. 게다가 작중 괴물들의 스펙을 봤을 때 너무 빠르고 과격해서 스피드나 완력으로 커버하는 것도 불가능한 마당에 더더욱 정당한 개연성이 떨어진다. 심지어 너무 대사가 없어서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자막 없이 봐도 별 지장 없을 정도인데 영화 속 대사를 줄이는 거야 영화의 특성상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대사를 거의 싹 치워버리는 것은 아무리 공포영화로서 긴장감과 공포심 조성을 위해서라고 해도 너무한다는 지적이 있다. 영화를 고구마 영화라고 평가하는 이유 중 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호러 영화임을 감안하자. 상기한 이유들도 얼마든지 변명을 지어내려면 지어낼 수 있다. 특정 소리에 다르게 반응한다든가 상황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설정은 만들어내면 그만이다. 장르영화는 장르의 목적을 위해 세계관의 규칙을 만들고 진행하지 현실 고증을 무조건으로 지키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것을 개연성 부족이라고 비판하려 한다면 세상의 상당수 걸작들은 개연성이 없거나 매우 부족한 영화가 된다. (멀리 갈것 없이 걸작이라 칭송받는 다크나이트, 대부 등 대작들조차 현실성을 따지면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상당하다.) 단순히 엔딩에 대한 호불호와 고구마영화라는 점에서 연결된 감정적인 비판일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몇몇은 장르영화에 다큐멘터리 수준으로 엄정한 현실성의 잣대만을 들이대고 핍진성의 높은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불편함이 느끼는 관객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고 성향이지 객관적인 영화의 비판 요소나 비평적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소재와 그에 따른 세계관 법칙으로 움직이는 작품으로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극사실적, 현실성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는 것을 상기하자. 실제로 리얼 다큐멘터리가 아닌 소리 없는 공포영화라는 설정이 그런 다소 비논리적, 비합리적, 비과학적일 수 있는 설정들 덕분에 잘 살아나서 영화의 제작과 상영 의도를 강화 시켜준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다. 쉽게 말해 덕분에 영화가 더 무서워지고 긴장감, 몰입감을 높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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