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역사 드라마 영화.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군상극 영화. 당시 사건을 은폐하려던 상부 지시를 무시하고 법대로 부검을 강행한 최환 부장검사, 영등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전직 기자이자 민주화운동가인 이부영이 옆방에 수감된 고문 경찰관들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뒤 친한 교도관을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전달하여 폭로하게 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 시놉시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22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 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 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 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 처장은 조 반장(박희순) 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 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의 이야기.
영화 등장인물
김윤석 : 박처원 처장 역
하정우 : 공안부장 최환 역
유해진 : 한병용 역
김태리 : 연희 역
박희순 : 조한경 경위 역
이희준 : 윤상삼 기자 역
유승목 : 유정방 경정 역
현봉식 : 박원택 경정 역
박지환 : 황정웅 경위 역
이용직 : 반금곤 경장 역
박지홍 : 강진규 경사 역
김경덕 : 이정호 경장 역
김의성 : 이부영 역
최광일 : 계장 안유 역
김수진 : 연희엄마 역
김종수 : 박정기 역
영화 줄거리
시곗바늘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시곗바늘 소리가 멈추자 Badenweiler Marsch가 울리며 대한뉴스(=땡전뉴스)가 시작된다. 전두환 대통령이 신년을 맞아 박처원 대공수사처장 등등 치안본부의 인물들을 치하하는 장면이 나오고, 운동권들을 간첩과 연계되었다고 말하면서 '온 국민이 북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장면이 전환된다.
1987년 1월 14일, 임진각 망향단에서 박처원 대공수사처장(김윤석)이 가족사진을 놓고 그 앞에 훈장을 놓고 제사를 치른다. 그는 1950년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월남한 실향민이기 때문에 임진각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 어투에도 평안도 사투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제사가 마무리되는 즈음 박처원의 부하 유정방에게 전화가 온다.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 구급차 1대가 남영역을 스치듯이 지나가고[], 빠른 속도로 골목길을 달린다. 구급차 안에는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의사 오연상과 간호사 1명, 경찰 2명이 창문을 커튼으로 가리고 급하게 이동 중이었다. 경찰 1명이 무전기로 정문 개방이라 외치고 오연상이 호기심으로 커튼을 걷으려고 하자, 다른 1명이 험하게 제지한다. 급하게 달리는 구급차의 목적지는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다.[] 대공분실 안에서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여진구)이 쓰러져 있었고 긴박하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중이었다. 고문을 당하던 박종철이 사망한 상황이었으며, 급히 오연상 교수가 달려와서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걸 들은 경찰은 소생시켜달라는 요구를 해서 가슴에 묻은 물기를 닦아 내고 강심제를 주사한다.
망향단에서 제사가 마무리될 즈음, 박처원에게 '남영동 대공분실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곧바로 제사를 마치고 박처원은 남영동 대공분실로 이동하고, 오연상 교수는 심폐소생술을 하며 살려보려 했으나, 이미 소생은 불가능했다. 박종철의 시신은 옮겨지고 마침 박처원이 상황을 파악하러 도착한다. 오연상 교수와 간호사는 급히 건물을 나와서 병원으로 복귀한다.
대공분실에서는 의사가 목격자가 되었다며 질책하지만, 박처원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점심을 먹으라며 경찰들을 보낸다. 박종철의 시신을 화장하라는 취지로[7] 명령한 후, 으리으리한 요정에서 안기부의 장 부장(문성근)과 양주(로얄 살루트 21년)를 나눠 마시며 '재야인사 김정남(설경구)을 미끼로 삼아 김영삼, 김대중 등의 거물 정치인들을 단칼에 격멸하겠다'고 선언한다.
같은 시각, 화염병을 제조하다 체포된 한 대학생을 갈구며 박처원과 똑같은 양주를[9] 힙 플라스크에 담아 짜장면과 함께 먹방을 찍으려던 최환 검사(하정우)에게, 공안경찰들이 찾아오더니 "이런 거 드시지 마시고 저희랑 같이 가시죠.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아부했고, 환은 뭔가를 기대했던 듯 어디 갈 거냐고 반색한다. 그러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서류 한 장을 내밀고 도장 하나만 찍어달라고 한다. 이에 그는 '웬일로 공짜술을 얻어먹나 했다'며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서류는 치안본부에서 작성한 대학생 박종철 군의 사망경위서와 화장동의서.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죽은 지 8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부검은 고사하고 장례도 치르지 않고 화장부터 하겠다는 것.
박 계장과 윤 반장은 부산 영도 경찰서에서 부친 동의서를 받았다고 하지만 세상 천지의 어느 부모가 자식이 죽었다는데 비인간적으로 마지막 얼굴도 안 보고 화장을 하라고 하겠는가. 당연히 환은 구라도 적당히 치라며 믿지 않았다. 이에 박 계장은 대공업무이니 따지지 말고 도장이나 찍으라며 강압적으로 말했지만 이에 더더욱 분노한 그는 박 계장을 밖으로 쫓아냈고 남은 윤 반장이 "왜 이러세요, 영감님![] 저희 한 번만 살려 주세요!" 하는 식으로 애걸복걸한다.
도장을 못 찍겠다고 하자 온갖 라인을 통해 압박을 넣는 공안당국의 태도에 진노한 최환 검사는, 전화기를 깨부수고[] 시신을 화장하는 대신 시신보존명령서를 발부해 버린 다음,[] 사방에서 '이 말 안 통하는 꼴통 새끼 잡아들이라'고 난리가 난 가운데 목욕탕으로 잠적한다. 그리고 아랫기수이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이홍규 검사[13]를 불러내어 '쥐약 좀 놔야겠다(언론에 정보를 흘리라)'고 부탁한다.[]
다음 날 새벽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던 박처원은 최 검사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보고를 받고 어이없어 하며 "그 새끼 빨갱이 새끼네?"라면서 화를 낸다. 공비들 막으라고 임명한게 공안부장인데 자기네들 관점으로는 공안부장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빨갱이처럼 보인것. 결국 박처원은 현장에 있던 전화기로 "서울중앙지검장 연결하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연락해 공안부장을 잡으라고 한다. 해가 밝은 후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지방검찰청에 출근하고, 최환을 수사관들을 풀어서 잡으라고 한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최환 검사는 지검장실에 몰래 숨어들어 하룻밤을 보냈고, 출근한 지검장은 사색이 되어 최환 검사를 다그친다.
한편, 이홍규 검사는 최환 검사의 부탁대로 중앙일보의 신성호 기자(이신성)를 만나 "경찰들 큰일났다. 서울대생이라며?" 라며 은근슬쩍 정보를 흘렸다. 신 기자는 사실 아는 게 없었지만 기자의 촉으로 금세 무언가 엄청난 일이란걸 눈치채고는 "그러게 말입니다, 참…"이라며 맞장구를 치며 정보를 캐냈고 곧바로 밖으로 나가서 중앙일보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내는데 성공한다.[]
한편, 부산에 살고 있던 박종철 군의 모친 정차순(김혜정)과 누나 박은숙(정혜진)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급히 서울 한양대학병원으로 왔다. 우리 아들이 왜 병원에 와 있냐는 정차순의 질문에, 경찰들은 조금 다쳤다고 얼버무리면서 모녀를 영안실로 데려갔다. 정차순은 "왜, 나를 영안실로 데려오노?"라며 형사들에게 화를 내고 먼저 와 있던 남편(박종철 군 부친) 박정기(김종수)와 큰아들 박종부(조상웅)가 넋이 나가 주저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한다. 정차순은 남편에게 다가가 작은아들 박종철부터 찾는데, 갑자기 어딘가를 보던 박은숙이 남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가 병풍과 함께 박종철의 영정사진을 발견한 정차순. 그제야 작은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 오열한다.[]
1987년 1월 15일 오후 3시 서울지검 출입 기자실, 윤상삼 기자(이희준)를 비롯한 여러명의 기자들은 고참 선배가 올 때까지 주문한 국밥을 맛있게 먹어가며 쉬고 있었다. 한 기자가 마침 출근한 고참 선배에게 "어제 윤 기자가 운동권 대학생 5명 구속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썼는데 글발이 일취월장."이라며 윤 기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말에 자존심 상한 고참 선배가 "그래봤자 뭐하냐, 보도지침대로만 하면 되지."라고 말을 차갑게 해버리자 윤상삼 기자가 국밥을 먹다 말고 대신 "형, 왜그래? 아 참, 형은 아직도 형수님이랑 각방 써?" 라면서 차갑던 분위기를 단박에 화기애애하게 바꾼다.
이후, 또 신문배달원이 "여기, 신문이요." 하면서 중앙일보 신문 한 뭉텅이를 가져오고 다른 기자들이 "어디, 받아쓰기 잘 했나?" 하면서 신문을 펼치려 하는데 갑자기 기자실의 모든 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린다. 단박에 뭔가 심상찮은 기사가 나왔음을 직감한 그들은 서둘러 신문을 살폈다. 윤상삼 기자는 그때까지 멀뚱멀뚱 있다가 맨 마지막에 신문을 뒤지기 시작했는데 한 단편 기사에서 그의 시선이 멈춘다. 바로 경찰조사 받던 언어학과 서울대생 사망이라는 내용의 단편 기사였다. 이 기사는 흟어서 보면 잘 읽혀지지도 않을 구석에 써져 있었다. 중앙일보에서도 이걸 한 면에 내면 바로 잡혀들어갈 거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렇게 기사를 배치한 것. 하지만 이렇게 기사를 배치했어도 그걸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본 보안사 군인들에게는 한 방에 걸려들고 만다.
이후 신성호 기자 역시 편집국장(오달수)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사 봤는데 서울대생 인적사항 어떻게 알아냈냐고 하지만 그 시각, 중앙일보는 보도지침을 어겼단 이유로 들이닥친 보안사 군인들 때문에 쑥대밭이 되어있었고 그는 전화에 대고 당장 어디 여관방으로라도 도망가서 피하지 않으면 군인들에게 잡히는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서 맞아죽는다며 도망치라고 했다. 이 말을 끝으로 그는 군인에게 잡혔고,빨갱이 새뀌이이이!! 신 기자 역시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바로 앞쪽의 도로에 군인들이 타고 있는 지프차와 트럭들이 정차한 것을 보고 수화기를 팽개쳐놓고는 급히 피신한다.
중앙일보의 단편 기사로 인해 사회에 큰 파문이 일자, 안기부와 치안본부에선 이 일로 자기네들의 모가지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걸 예상하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치안본부장은 "제가 경찰에 명예를 걸고 말씀드리지만 가혹 행위는 일절 없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어쩌다 죽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처원이 준 서류를 보며 사인을 읊으려다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게...... 조사관이 책상....... 그러니까 책상을......."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자, 옆에 있던 박처원이 직접 "기 놈이 겁에 질려서 벌벌 떨고 있었는디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응? 쓰러졌습니다."고 말했다.[] 이때 박처원이 기자들에게 '이만하면 적당히 알아들어라'고 보이는 눈빛이 일품이다. 하지만 기자들은 치안본부장이 나온 치안본부의 언론브리핑임에도 불구하고 사인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다, 이걸 말하는 박처원의 설명도 어색해서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팔팔한 청년이 심장쇼크사로 쉽게 죽었다고요?"라며 믿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강민창은 목격자였던 중앙대학교병원 의사 오연상의 이름까지 말해버렸고 당황해서 그냥 얼버무리려고 했으나, 동아일보의 윤상삼 기자가 계속해서 캐묻자 유도신문에 넘어가 결국 원래 자신들이 말하려던 다른 의사 이름을 빼놓고 오연상이라고 진짜 의사 이름을 말하게 된다. 이에 윤상삼 기자를 포함한 기자들은 그 즉시 오연상 교수를 찾아 죄다 뛰쳐나가고, 순식간에 텅 빈 치안총감실에는 강민창과 박처원 등만 남는다. 강민창이 "내 또 실수했는 기제(나 또 실수한 거지)?"며 당황하자, 박처원은 말없이 전화 수화기를 들고 사건 은폐를 위해 공안경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진료 중에 물밀듯이 밀려온 기자들에게 폭풍 같은 카메라 세례와 질문 세례를 받은 오연상 교수는 자세한 대답을 요구받자, '물기가 있었다'는 등 거짓말 속에 조금씩 의도치 않은 진실을 발설하게 된다. 거짓은 디테일이 없다. 그러나 박처원이 그 직전에 보낸 공안경찰들이 입단속을 시키는 바람에 기자들은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한다.[] 기자들은 허탈하게 빠져나가지만 공안경찰의 감시를 눈치챈 윤상삼 기자는 꾀를 내어, 화장실에 숨어 오연상 교수가 화장실에 들르기를 기다린다.
같은 시각, 최환 역시 부검을 위해 한양대학교병원에 와 있었지만 부검실 앞은 공안경찰들이 점거하고 있는 상황. 검사 한 명이 검사 직위를 들먹이며 이들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공안경찰 한 명이 삐딱한 자세로 "아이고, 검사님. 어찌라고요?"하고 비꼬며 하체로(...) 검사를 밀어내는 만행을 저지른다. 정권의 묵인하에 공권력이 어디까지 막 나갈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법도 질서도 없는 그들의 막장행각에 서서히 눈이 뒤집어지려던 그때, 뒤에서 박종철의 누나 박은숙이 달려오다가 공안경찰에게 머리채가 잡혀 끌려가기 시작했다.
끌려가는 박은숙을 따라간 최환은 기막힌 상황을 목격한다. 그곳에는 박종철의 유가족이 몰려와 있었고, 정차순은 '아들의 손이라도 잡게 해달라'며 무릎까지 꿇었지만 경찰들은 그들을 강제로 끌고 가 차에 태워버린다. 이 모습과 여전히 부검실 앞을 점거하고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검사들과 부검의들을 비웃고 있는 공안경찰들을 번갈아 보던 최환은, 결국 쌓여 있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이것들이 진짜!!!! 네놈들이 빨갱이 새끼들이네!!!!
그는 당장 박처원에게 전화를 해서 부검을 막고 있는 공안경찰들 안 치우면 공무집행방해죄로 감옥에 보낸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박처원은 박종철 사건은 이미 부서끼리 정리된 일이니 부검 따위 때려치우라며 눈 하나 깜빡 않았다. 최환 또한 아예 반말로 응수하며 그를 도발한다.
이에 도발된 박처원[]은 급히 남영동을 나서는데 사실 최환 검사는 남영동 앞에서 전화하여 불러낸 것이었다. 박처원이 탄 차를 가로막고 앞유리에다 씹던 껌을 뱉는 건 덤 부검명령서를 내밀지만, 박처원은 부검명령서를 찢어버린다. 그러자 최환 검사는 품에서 잡지를 꺼내며[]
"먼 친척[] 중에 하나가 뉴스위크지 기자와 국제결혼을 했는데, 요즘 핫한 뉴스 없냐고 나를 들들 볶더라고. 88 올림픽에 문제 생기면 대통령 각하께서 불편해 하실 건데?" 라며 협박한다. 하지만 박 처장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니 맘대로 해보라, 내래 니 모가지 땄어야.(이미 옷 벗긴 거나 마찬가지다.) 똥개니까 똥이나 먹고 살라."며 오히려 최환 검사를 비웃는다. 최환 검사는 부검은 가능할지 몰라도 자신의 직위는 박처원과 그 등 뒤의 권력에 의해 박탈당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지만, "앞으로 소주 먹고 살지, 뭐."라며 쿨하게 애용하던 힙 플라스크를 버리고 떠나간다.[]
마침내 박종철의 부검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황적준 박사에 의해 실시되고, 삼촌인 박월길(조우진)이 박종철의 부모님, 형, 누나 대신 부검을 참관한다. 오연상 교수는 화장실에 향하고, 화장실에 숨어있던 윤상삼 기자는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다리가 저려 제대로 서지 못했다고 하고, 오연상 교수에게 질문한다. 다행히 공안경찰은 화장실까지 따라와 감시하진 않았고, 오연상 교수는 두려움을 이기고 밖에 있는 경찰관이 듣지 못하도록 세면대의 물을 틀어놓은 상태에서 자신이 본 것을 윤상삼 기자에게 말해 준다. 바닥에 물이 홍건했고, 젖어있는 시체 내부의 폐에선 수포음이 들렸다는 증언은 곧 물고문에 의한 사망임을 가리키는 말과 다름없었다.
부검의와 부검담당검사의 대화를 듣고 조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박월길은, 한양대학교병원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경찰이 죽였습니다! 쇼크사 아니고, 경찰이 죽였습니다!"라고 있는 힘껏 외쳤고 경찰들은 그를 강제로 차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때 이미 오연상 교수의 증언을 확보했던 윤상삼 기자는 "물고문이 있었지요?!"라고 캐묻다가 조한경에게 죽빵을 얻어맞고 팔을 다치는 변을 당한다.[]
남영동에서는, 사건 수습을 위해 박종철을 고문한 공안경찰인 조한경(박희순)과 강진규에게 감사과에 가서 감사를 받으라고 한다. 조한경은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인 내가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항의하지만, 박처원은 묵직한 압박으로 그에게 "다녀오라우."라며 명령한다.
윤상삼 기자는 동아일보 본사로 돌아와 이 사실을 기사로 내보낼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동아일보 편집국장(고창석)은 갈등 끝에 사건을 기사로 내보내기로 결정한다. 이 와중에 보도지침은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편집국장은 보도지침을 적어놓은 칠판을 지우개로 싹 다 지워버리며 "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었는데 X발 보도지침이 대수야! 앞뒤 재지 말고 들이받어!"라 일갈한다.
이후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황적준 박사를 부르고, 황 박사가 '물고문 중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라는 부검 소견을 말하자, 청와대 표시가 된 봉투를 쥐어주며 쇼크사로 처리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황적준 박사는 끝내 그 제안을 거절하고,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나가는 황 박사의 뒤에 대고 '부검결과서에 진실을 써도 발표는 쇼크사로 할 것'이라고 윽박을 지른다.
황적준 박사가 치안본부실에서 나가고, 다음날 아침 그 자리에서 기자회견이 벌어지며 쇼크사로 발표된다. 박종철의 시신은 화장터에서 화장되었고, 이를 보고있던 모친 정차순은 오열하다 기절하여 급히 업혀서 버스안에 태워졌다. 당연히 화장터에는 기자들이 몰려와 있었지만 미리 진을 치고 있던 전경들이 사진을 못 찍게 방패를 높게 들어올렸다. 이 와중에 윤상삼 기자는 땅바닥에 엎드려 방패 아래로 박종철 유족들이 탄 차량번호를 잠깐 보는데 성공한다.
임진강으로 가는 길, 기자들은 유족들이 탄 차와 경찰이 준비한 가짜 차들을 따라갔다. 윤상삼 기자가 탄 차는 카메라를 이용해 번호를 멀리서 확인하고 뒤따라서 유해를 뿌리는 강가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유족들을 감시하고 있던 경찰들은 기자들 접근을 모두 막았고 급기야 카메라를 던져버리며 취재를 방해했다.
그러는 사이 박종부는 남동생의 유해를 뿌리고 있었고 그 뒤에서 아들의 사진을 들고 보고있던 박정기는 얼어붙은 강 위에 들러붙는 아들의 유해를 보고 그제서야 서럽게 울부짖으며 강가로 걸어들어가 아들을 강물에 흘려보낸다.
이후 윤상삼 기자는 최환 검사를 만나러 서울지검으로 찾아오지만 정문에서 제지당하고, 짐을 싸고 있던 최환 검사는 창문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며 "똥개 한 마리 추가요."라고 말하고 검사실을 나선다.[] 이후 자기에게 따라붙는 윤 기자에게 최환 검사는 능청스럽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윤 기자를 외면하고, 분노한 윤 기자는 "당신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일갈하지만, 최환 검사는 "그래! 군인들 똥꼬 좀 핥아주고 출세할란다."면서 차를 몰고 가 버린다.
그런데 최환 검사가 떠난 자리에는 일부러 남겨놓은 그의 짐 박스가 그대로 있었고, 그 맨 위에 부검결과서를 발견한 윤 기자는 급히 품속에 숨긴 후 동아일보 본사로 향한다.[] 이 모습을 최환 검사는 "받아쓰기나 잘해, 이 새끼야."라고 속삭이며 바라본다.[]
'물고문으로 (서울대생) 사망'이라는 기사를 본 박처원은 대노하여 신문을 집어 던져버린 다음, 급히 자리를 뜬다. 과실치사로 감사과에 조사받으러 가야 할 그들이, 일이 틀려서 다른 곳에 가게 된 것을 눈치챈 것.
조한경과 강진규 등이 간 곳은 감사과가 아닌 신길동 특수수사2대 분실이었다.[] 그들은 오히려 특수수사대원에게 끌려가 고문을 받게 되었던 것.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박처원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고문을 중단시킨다. 상사가 나타나 뭐하는 짓이냐고 하자마자, 박처원은 혼자 상사를 어느 방에 끌고 가 폭행한다. 상사는 맞으면서도 박처원에게 으름장을 놓지만, 박처원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처원도 조한경과 강진규 등을 감옥에서 꺼내줄 수는 없었다. 대신 박처원은 "며칠 지나면 고문치사를 과실치사로 바꿔주겠다. 잠시만 감옥에 있으라."고 달랜다.[] 불안감과 억울함에 사로잡힌 조한경과 강진규는, 각각 미친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고 박수를 치며 목청껏 찬송가를 고래고래 부르거나[35] 밤새 질질 짜는 등의 추태를 부린다. 사람 하나 죽여놓고서 자기 인생 틀어지는 건 싫었나 보다.
그들의 소란을 묵묵히 듣고 있던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하필이면 같은 교도소에 있던) 동아일보 해직기자 이부영(김의성)에게 그들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알고 보면, 한병용 교도관은 교도소 안의 이부영과 절에 숨어 있던 재야인사 김정남을 연결하는 속칭 '비둘기'였던 것.
이후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그는 연세대학교 87학번 신입생이 된 조카 연희에게 대학합격 선물이라며 마이마이를 건네주었고 그 다음 잡지(이부영의 메시지가 담긴 잡지 <TV가이드>)를 꺼내 보여주며 운을 뗀다. 그러자 마이마이를 보고 뛸듯이 좋아했던 그녀의 얼굴은 구겨지며 "또, 그 아저씨(김정남) 만나라고?"라며 질색했다.[] 그러자 병용은 자신은 생긴 게 험악해서 길을 걸을 때마다 검문에 걸린다며 계속 사정을 했고 연희가 들어주지 않자 마이마이를 다시 가져가려 한다. 하지만 연희가 이를 막으며 결국 해주겠다고 한다.
집을 나와 헤드폰을 끼고 길을 걷던 연희는 백골단과 전경 한 무리가 불심검문을 하는 거리를 지나게 된다. 연희는 그냥 땅바닥만 쳐다보며 덤덤하게 그 곁을 스쳐가는데, 고압적인 자세로 행인들을 붙들어 세우던 백골단들은 그녀 보고선 휘파람을 불며 장난을 치지만 딱히 수상하게 여기진 않고 그냥 통과 시켜준다.
걷고 걸어서 어느 사찰에 도착한 연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신부(이화룡)와 대화를 나누던 김정남을 만나 삼촌이 말한 잡지를 대신 전해준다.[]
한편, 동아일보가 낸 신문기사의 여파로 인해 사회에 각종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1987년 3월 3일. 미도파백화점이 있는 명동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날 친구 정미와 미팅을 하기 위해 한껏 멋내고 나온 연희는, 시위현장을 보자 기분이 나빠져 빨리 자리를 뜨려고 할때였다.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거리에는 최루탄이 난사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무장깡패 백골단이 튀어나와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친구 정미와 흩어져 이리저리 도망다니던 연희도 백골단원에게 머리채가 잡혀 끌려가려던 찰나, 어디선가 마스크를 쓴 남자가 튀어나와 단원을 밀쳐낸 후 급히 연희를 데리고 건물 사이 샛길로 도망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제자리, 바로 그때 근처 신발가게를 하던 한 아주머니(황정민)가 급히 두 사람을 자기네 가게 안으로 피신시켰고 백골단원들이 달려오자 재빨리 가게 셔터를 닫아버렸다. 연희는 최루탄을 맞은 얼굴을 비벼대며 시위 때문에 미팅 약속이 날아간 것을 속상해했고, 멀리서 이를 보고 있던 남자는 복면을 벗으며 "손으로 만지면 더 따가워요. 세수하세요."라고 한다.[] 한참 후, 가게 앞이 잠잠해지자 다시 나온 두 사람. 연희는 남자에게 신발 한 쪽이 없다고 알려줬다. 남자는 괜찮다고 했지만 아주머니는 그 꼴로 나가면 잡혀간다고 새 운동화 한 켤레를 건네주며 '원래 8,000원인데 5,000원만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남자는 돈이 없다면서 난감해했고, 옆에서 보고 있던 연희는 자신이 내준다. 남자는 한사코 괜찮다며 거부했지만 아주머니는 놔두라면서 연희의 돈을 받아갔다. 그녀가 돈을 대신 내준 건 구해준 보답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연희의 얼굴을 보던 남자는 그대로 시선이 멈춰버렸고, 이어 아주머니 역시 쿡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아무말없이 계산대로 가셨다. 어리둥절해하던 연희는 곧 가게 안 거울을 보게 되는데 깜짝 놀랐다. 최루탄과 백골단원과의 추격전 때문에 화장이 번지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몰골이 엉망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자신의 몰골을 알게 된 연희는 황급히 아까 숨어 있던 방으로 도망쳐버린다.
한편, 공안경찰들이 갇힌 교도소의 보안계장인 안유(최광일)는 수감되어 있던 공안경찰 강진규가 가족 면회를 하게 되자 대화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동석한다. 면회에는 강진규의 부모, 그리고 갓난아기를 업은 그의 아내까지 모두 참석했다. 아내와 모친은 눈물만 삼켰고 아버지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사람을 죽이냐며 아들을 꾸짖었다. 하지만 강진규는 훌쩍거리는 목소리로 자신은 그냥 다리만 잡았으며 죽인 사람들은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을 하기가 무섭게 공안경찰들이 난입해 강진규와 가족들을 끌어냈다. 안유는 면회규정을 준수해달라며 요구했지만 그들은 안유가 적은 대화내용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이딴 거 한 번만 더 쓰면 교도소 통째로 폭파해버린다."고 협박한다. 같은 날 저녁, 대화록을 하나하나 붙이고 있던[] 안유에게 동아일보 해직기자 이부영이 면담을 신청한다. 이부영은 '혹시 알게 된 게 있다면 알려 달라'고 요청하지만, 안유는 '공무원은 직무상 얻은 비밀을 누설할 수 없다'며 차갑게 거부한다.[]
안유가 겪게 되는 폭력은 그것 뿐만 아니었다. 얼마 뒤, 박처원이 교도소를 찾아온 것이다. 안기부의 장 부장을 만나 고문치사를 과실치사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다가 김정남 사건이나 빨리 조작하라고 면박을 당한 박처원은 수습이 불가능함을 직감, 휘하경찰인 조한경과 강진규를 찾아와, 두 사람에게 각각 1억 원이 든 통장을 내밀며 입을 다물 것을 명령한다.[] 조한경은 '애국자답게 처신하라'는 박처원의 말에 "이 손으로 때려잡은 사람들 비명 소리가 머릿속을 빙빙 돌아요! 우리가... 우리가 애국자입니까?!"고 절규한다.
분노한 박처원은 조한경을 구타한 후, 한 공안경찰의 권총을 뺏어서 조한경에게 겨눈다. 이에 안유는 박처원을 말리려 했으나 다른 공안경찰이 안유에게 총을 겨눈다. 이때까지만 해도 쏘라고 발악하던 조한경이었지만, 박처원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협박을 해댄다.
조한경은 박처원의 협박에 결국 굴복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안유는 '교도소에서는 수감자에게 신체적 접촉을 할 수 없으니, 규율을 준수해 달라'고 박처원에게 부탁하다 심한 폭행을 당한다. 더구나 한 공안경찰은 다리를 부둥켜안고 고통스러워하는 안유에게 돈봉투로 얼굴을 치며, "애쓴다. 간수들 회식비."라고 모욕을 가한다.
또 한편,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검문하던 전투경찰들에게 운동권으로 의심받아 학번[]을 대야 했던 연희는 정미에게 투덜거리다가, 교내에서 만화 동아리[47]를 홍보하고 있는 잘생긴 남학생을 다시 만나게 된다.[] 잘생긴 남학생은 연희와 정미에게 '비디오 상영회가 있는데 오지 않겠냐'고 권유하고, 연희는 살짝 튕겨보지만 정미에게 이끌려 만화사랑 동아리의 상영회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촬영한 영상[]을 보게 된 연희는, 충격받아 눈물을 흘리며 상영회장을 빠져나간다.[] 잘생긴 남학생은 걱정스레 연희를 따라와 달래지만, 연희는 절규하며 일어나 가 버린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4월 13일. 김대중과 김영삼을 간첩으로 몰아 박종철 사건을 덮어야만 살 수 있다는 안기부의 장 부장과 통화를 마친 박처원은 휘하에 그간 잡았던 재야 인사들을 일거에 풀어줄 것을 명령한다. 그들을 미끼로 삼아 김정남의 은신처를 알아낼 계획이었던 것이다. 의아해하는 부하들에게 박처원은 이야기 하나를 꺼낸다. 자신이 옛날에 키우던 수캐가 숲으로 자주 도망갔는데, 이를 찾고자 그가 썼던 방식은 암캐들을 여럿 대동하고 숲을 뒤지는 것이었다. 수캐가 암캐를 보고 발정해서 개구멍에서 기어나왔다고. 그날은 전두환이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던 날이었고, 박처원은 이제 안 기어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편 이 호헌조치에 운동권 학생들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어이없어 하며, 기자들도 격분하고 변호사로 전업한 최환은 아예 밥을 먹다가 곧바로 소주로 병나발을 분다. 반대로 안유가 근무하는 구치소에서는 뉴스를 보던 교도관들이 '대통령 직선제 하기에는 아직 국민 수준이 안 된다.'며 정부의 결정에 호응한다. 이에 한병용은 한숨을 쉬는데, 이때 안유가 "뭣들 하는 거야, 교대 안 해!?"고 윽박지른 뒤, 왠지 한숨을 쉰다.
호헌조치가 공포되고 박처원은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사기가 떨어진 경찰들에게 자기가 총알받이가 되겠다며 사기를 충전시키고 재야 인사들을 추적하여 김정남을 체포하려 한다.
한편 규율을 준수해 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폭력으로 돌려받는 등의 사건을 겪은 안유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씁쓸한 얼굴로 이부영을 독방으로 부른다. 그는 마지막으로 복구한 대화록을 건네면서, 빈 부분은 기억으로 채웠고 여기까지가 도울 수 있는 한계라고 전한다. 이부영은 그 사실을 정리한 후, 교도관 한병용을 통해 김정남에게 전달하려 한다.
박처원과 공안경찰들은 일부러 잡아 둔 인사를 풀어 주고 그 뒤를 쫓는 방식으로 김정남이 은신해 있던 절의 위치를 알아내고, 검거 직전에 다다른다. 하지만 공을 세우는 데 욕심을 낸 공안경찰이 지원 없이 단독행동을 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도망쳐 나온[] 김정남은 향림교회(향린교회)로 은신처를 바꾼다. 때마침 이부영의 서신이 적힌 잡지를 전하기 위해 절에 와 있었던 교도관 한병용은 공안경찰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도망치지만, 안타깝게도 공안경찰 중 한 명이 그의 얼굴을 본 뒤였다.[]
황급히 집으로 돌아온 한병용은 연희에게 대신 잡지를 전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연희는 노조 운동을 하다가 사람들에게 배신당해 죽었던 아버지 얘기를 꺼내며 외삼촌과 갈등한다.[] 그리고 그날 밤, 연희네 집에 공안경찰이 들이닥쳐 한병용을 체포해가고, 한병용은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연희는 침울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는데, 잘생긴 남학생이 연희네 슈퍼마켓(구멍가게)으로 찾아온다. 그는 '너를 포섭하려고 왔다'며 웃더니, 연희에게 만화사랑의 회지를 1부 내밀며 "너도 우리 동아리에 들어와."라고 권한다. 연희의 친구인 정미도 이미 가입했다면서. 연희는 "시위한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그날'[] 같은 거 오지 않아요."라고 회의한다. 잘생긴 남학생은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마음이 너무 아파서. 마음 바뀌면 연락해."라고 답하고는 웃으며 떠나간다.
잘생긴 남학생이 떠난 후, 연희는 만화사랑 회지를 살펴본다. 1면에는 박종철 열사의 영정사진이, 더 넘겨 보니 연희가 백골단을 깔아 뭉개는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잘생긴 남학생의 연락처도 같이 적혀 있었다. 연희를 기억하지 못하던 게 아니었던 것.
집 안에 들어간 연희는, 일기를 숨겨두는 자신만의 비밀 장소에서 외삼촌이 남긴 쪽지[]와 잡지를 발견한다. 그 직후, 연희는 엄마를 통해 외삼촌 한병용이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피의자의 가족들이 단체로 남영동 정문 앞에서 항의하며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 엄마를 만난 연희는 엄마를 건드린 전경에게 화를 내다가, 백골단에게 납치되듯 승합차에 태워져 끌려가 멀찍이 시골에 버려진다.[]
빗속에서 신발조차 잃은 채 맨발로 터덜터덜 걸어가 근처 공중전화를 찾은 연희는 고민 끝에 잘생긴 남학생에게 전화를 걸고, 잘생긴 남학생은 우산을 들고] 찾아와 연희의 옆에 새 운동화 한 켤레를 놓아주고, 그녀와 함께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온다.
한편, 심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한병용에게 박처원이 찾아온다. 박처원은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보여주면서, 한때 그의 어머니가 거두어 키웠지만 공산주의자가 된 뒤 자신의 가족을 악덕 지주로 몰아 인민군을 데리고 와 가족을 몰살시킨 '동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동이는 총알이 아깝다면서 박처원의 아버지를 죽창으로 찔러 죽였고, 박처원의 어머니와 누이동생은 인민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박처원은 '나는 대청마루 아래에 숨어서 이 모든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박처원이 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다른 취조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가 박처원의 가족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소리로 변조되어 오버랩된다.
박처원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친 후 자신의 가족사진 위에 연희 모녀의 사진을 포개어 보여주며 그때의 자신과 같은 신세로 만들어주겠다는 듯이 한병용을 협박하고, 강도 높은 고문을 꿋꿋이 버티던 한병용은 결국 굴복해 김정남의 위치를 실토한다. 공안경찰들은 빠르게 김정남이 숨은 향림교회로 달려간다. 이 급박한 순간, 연희는 향림교회로 가서 "삼촌, 고문 안 당하게 해주세요."라며 쪽지를 교회에 숨은 김정남에게 전달한다.
쪽지를 확인한 김정남은 함세웅 신부에게 쪽지를 넘기고, 함세웅 신부는 바로 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 직후 공안경찰들이 향림교회로 들어서며 교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공안경찰들이 들이닥친 것을 알게 된 김정남은 향림교회의 옥상으로 피신하지만, 체포망은 점점 좁혀와 결국 교회 탑의 파이프를 타고 오르다 떨어져 다리마저 다치고 경찰들은 창문을 열어서 김정남은 발각될 위기에 처한다.
같은 시각(1987년 5월 18일, 5.18 7주기) 명동성당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쪽지를 전달받고, 김승훈 신부는 기자들 앞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고 있었다.
김승훈 신부의 폭로가 진행되면서 박종철이 죽임을 당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화면이 바뀐다. 마지막에 강진규 경사가 폭로되면서 다리만 잡고 있었다는 강진규도 다리를 잡아 물구나무를 세워서 물고문하고 있었다고 드러난다.[] 박종철을 물고문하여 가장 후임인 김진규 경사가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조한경은 박종철의 안경이 있는 책상에서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앉아있는 모습이 섬뜩하다. 조한경은 여기는 남영동이고 너하나 죽어봤자 아무 일도 안생긴다고 말하고, 박종운의 행방을 묻지만, 박종철은 모른다고 한다. 그러자 애국가를 간만에 다 듣겠다며 4절을 요청하고 물고문은 시작된다. 그리고 박종철은 정신을 잃으며 마지막에 엄마라고 말하는 듯 화면이 명동성당으로 디졸브되며 바뀐다.
축소, 은폐되었으며 고문에 가담했던 경찰은 2명이 아닌 5명이었다는 사실을 미사 중 발표했고, 한시라도 빨리 이 소식을 신문사에 전하기 위해 성당 마당의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나간 기자들[]에 의해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그와 동시에 명동성당의 종이 크게 울린다.
역시 같은 시각, 향림교회에서도 종이 울린다. 김정남은 경찰들의 눈을 피하려 벽의 전선에 매달려 버티기를 시도하고, 경찰들은 김정남을 발견하지 못하고 간다. 그러고는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김정남을 내리쬐고, 전선이 끊어지며 추락할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박처원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가 그려진 스테인드 글라스 너머로 옥상에 매달려 버둥대는 김정남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그 순간, 박처원에게 큰일 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박처원은 재빨리 그간 수사한 모든 자료를 모두 불태우라[]고 명령한 다음 사태 수습에 대한 대책회의를 위해 치안본부로 향하지만, 박처원과 그의 수하들 앞에 기자들이 나타나서 취재한다. 박처원과 수하들은 기자들을 막으며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박처원의 앞을 윤상삼 기자가 가로막고 박처원에게 있는 의혹들에 대해 질문하더니, 냉소적인 미소와 함께 쏘아붙인다.
분을 못 이긴 박처원이 윤상삼 기자의 멱살을 잡지만, 뒤에 있던 사람들이 말린다. 박처원은 치안본부로 들어간다. 그러나 텅 빈 치안총감실에는 탁자에 박처원을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만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박처원은 거기서 장 부장과 전 대통령의 서명을 보고, 자신이 끝났음을 직감한다. 치안본부에 걸린 전두환 대통령의 초상화가 비춰지며, 밖에서 경찰들이 박처원의 그 수하들을 체포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후 박처원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참여한 자들은 모두 구치소[]에 수감되고,[] 이들 앞에 최환이 나타나 염장을 지르듯, "변호사가 필요하면 연락하시고~"라며 명함을 꽂고 간다. 이후 박처원도 최환을 만나고, 동시에 안유도 맞이한다. 최환과 안유, 박처원이 눈을 마줗한 다음 장면이 전환되고 연희와의 통화로 한병용은 남영동에서 풀려나게 된걸 알린다.
그로부터 얼마 뒤, 연희는 가판대에 놓을 양초를 정리하던 중 무심결에 가게로 배송된 석간 신문 뭉치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잘생긴 남학생, 이한열이 시위 도중 직사로 맞은 최루탄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어가며 부축을 받는 사진을 보게 된다.[71] 큰 충격을 받은 연희는 신촌을 지나 시청 광장으로 달려가는데, 그 길 가운데에는 회사원들, 평범한 주부들, 택시 기사와 버스 기사 등 수많은 시민들이 시위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시청 광장에 다다른 연희는 버스 위에 올라 시위하러 나온 시민들로 가득한 시청 앞 전경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다, 이내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같이 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위하는 군중들로 가득 찬 시청 광장을 배경으로 1987이라는 타이틀이 마침내 노출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야기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흐르면서 <그날이 오면> 합창을 배경으로 해서 이한열의 생전 모습과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의 사진, 그리고 실제 6월 항쟁 당시 영상과 이한열의 장례식 장면이 나온다.
영화 평가
평론가 이동진은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마치 벽화를 그려내는 듯 하고, 속도감과 긴장감을 동반해 1987년의 격랑을 먹먹하게 담아낸다"고 호평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급박하게 뒤얽히며 펼쳐지는 거대한 이야기가 길을 잃지 않은 데에는 보기 드물 정도로 화려한 출연진이 도움을 주었지만, 강동원과 하정우의 스타성이 도리어 영화 자체의 동력을 약화시키며 김태리 친구 역 배우같이 부주의한 관성으로 직조된 캐릭터를 단점으로 보면서 별 3개 반을 주었다. 본문
평론가 박평식은 역사의 무게에 눌리지 않는 뚝심과 통찰에 디테일을 곁들였으며, 스테인드 글라스의 예수 등 상황과 소품으로 의미를 캐는 솜씨가 빼어나다고 평했다.[] 김태리와 잘생긴 남학생의 관계는 뚝배기에 담긴 콜라를 숟가락으로 떠먹는 듯한 느낌이지만, 항쟁을 이끈 아름다운 기폭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한국 영화의 역대급 엔딩으로 꼽았다. 본문
LA 타임즈의 로버트 아빌레(Robert Abele)는 HBO의 걸작 드라마 더 와이어에 빗대어, "점(인물이나 사건)을 연결하는 솜씨가 감탄할 만하다"는 호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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