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개

남산의 부장들 영화소개

뤼케 2020. 12. 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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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5번째 장편 영화로, 《내부자들》, 《마약왕》을 잇는 '욕망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의 실체와 10.26 사건에 대해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2]을 기반으로, 1970년대 말 미국 하원에서 열린 한 청문회부터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40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새롭게 각색한 첩보물이다.[3]

역사적 사실을 각색하여 창작이 주가 되어있는 팩션(Fact+Fiction) 영화이기에, 장르 특성상 극중 사건의 진행과 캐릭터들의 행적 등이 실제 역사와 다를 수 있으니 유의할 것.

 

시놉시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성민)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들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

흔들린 충성, 그날의 총성

 

등장인물

김규평 (이병헌 분): 중앙정보부장.
박통 (이성민 분): 대통령.[4]
박용각 (곽도원 분): 전 중앙정보부장.
곽상천 (이희준 분): 대통령 경호실장.
데보라 심 (김소진 분): 로비스트.[5]
전두혁 (서현우 분): 보안사령관.
함대용 (지현준 분[6]): 중앙정보부 요원.[7]
강창수 (박성근 분):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
김계훈 (박지일 분[8]): 대통령 비서실장.
유동훈 (이태형[9] 분): 중앙정보부 요원.[10]
신익치 (주석태 분)
의전과장 (이도국 분)
임 교수 (김승훈 분[11])
장승호 (김민상 분): 육군참모총장.
윤 대사 (김홍파 분): 주불 한국대사.[12] (특별 출연)
여대생 (조혜주 분)
여가수 (정미형 분)

 

줄거리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로 들어서는 박통이 탄 차량과 경호 차량 두 대.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은 급하게 자신의 부하 둘과 궁정동 안가 구석진 곳에서 만나 '어떤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 일에 각하도 포함되느냐는 부하의 말에 김 부장은 말없이 자신의 권총을 꺼내들며 부하들에게 일을 준비시키라고 얘기한 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김 부장은 박통(이성민 분)과 곽상천(이희준 분)대통령 경호실장, 김계훈 (박지일 분)대통령 비서실장, 여가수와 여대생[1]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고 얼마 뒤 총성이 울린다.

이후 영화는 박통의 군사 쿠데타에서 시작된 정권의 장기집권과 그 바탕이 되었던 중앙정보부의 막강한 권력을 사진과 내레이션으로 소개하며 중앙정보부장의 이명이자 영화의 타이틀인 '남산의 부장들'을 스크린에 띄운다.

그리고, 권력의 요지에 있었고 누구보다 최고 권력자를 믿었으나 그를 위해 행동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한 2인자, 김규평의 일대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10.26 사건이 일어나기 40일 전,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하원에 막대한 로비를 제공했다는, 일명 "코리아게이트 사건"을 둘러싼 청문회로 인해 정국이 시끄러웠다.[2], 박통의 2인자였던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분)[3]은 미국 프레이저 청문회에 참석해 박통의 통치와 부정부패 및 비리 등을 폭로한다. 한편 한국에서는 김 부장이 급하게 청와대로 들어와 박용각이 미국 청문회에서 일으킨 일을 면도중이던 박통에게 보고한다. 청문회에 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참석을 막지는 못한 상황. 심지어 박용각은 프레이저 청문회에서 밝히진 않았지만 FBI와 기자들에게 잔뜩 알린 박통의 치부들, 특히 스위스 비밀계좌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적힌 회고록[4]을 작성하고 있었고,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면 가뜩이나 정권 유지가 위기에 놓인 박통은 궁지에 몰릴 터였다.[5] 곽 실장은 옆에서 중정부장이면서 그것 하나 못 막냐며 깐족거리고[6] 박통은 '그 배신자 새끼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라고 하며 박용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묻는다. 곽 실장이 당장 잡아다가 청와대 뒷마당 무궁화 퇴비로 써야 된다고 비위를 맞추던 찰나, 김 부장이 먼저 나서 미국에 가서 조용히 해결하겠다고 답한다. 면도를 마친 박통은 곧바로 김 부장만을 집무실로 불러들이고[7] 박용각의 배신 행위에 담배를 빨아대며 분노한다. 김 부장은 미국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니 자신이 직접 박용각을 만나 회고록부터 회수하겠다고 한다. 박통은 김 부장에게 '김 부장도 내가 그만두기를 바라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고, 김 부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제가... 각하 옆을 지키겠습니다'라며 충성심을 보인다.

워싱턴에 도착해, 암살을 두려워하며 잔뜩 긴장해 숨어있던 박용각을 만난 김 부장.[8] 김 부장과 박용각은 박통이 정권을 잡게 된 혁명의 동지이자 친한 친구, 중앙정보부장 선후배 사이로서 평소 격의 없이 말을 놓고 지내던 터였다. 간단하게 안부를 주고받은 후 김 부장은 작성하던 회고록을 각하께 내놓고 용서를 빌라며 박용각을 설득하지만, 박용각은 링컨 기념관을 같이 산책하며 '각하는 2인자를 살려두지 않고, 스위스 비밀 계좌를 중앙정보부가 아니라 최측근 인물인 '이아고'라는 인물을 통해 따로 관리하고 있다. 그런 인물에게 밀리는 너하고 나하고 그냥 머슴짓 한 거야, 규평아'라며 김규평을 설득한다.[9] 그와 더불어 '우리가 혁명을 왜 했을까'라고 읊조리는데, 이는 영화 내내 김 부장이 흔들리는 계기가 된다.[10]

박통이 정말로 자신을 혁명의 동지, 나아가 2인자로 생각을 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김 부장은 박용각과 친한 로비스트 데보라 심(김소진 분)[11]을 포섭하는 데에 성공하고, 박용각으로부터 '미국 애들이 박통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충고 아닌 충고를 듣고도 회고록 원본을 넘겨받아 귀국하여 청와대로 돌아온다. 박통에게 보고를 올리는 김 부장에게 박통은 오랜만에 둘이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고 궁정동 안가의 술자리에서 직접 막.사(막걸리+사이다)를 말아주며 김 부장과의 이런 시간이 오랜만이라는 듯 친근한 술자리를 보낸다.[12] 워싱턴에서 들은 박용각의 말이 맘에 걸리는 듯 박통에게 신중하게 행동하는 김 부장이지만[13] 박통은 오히려 김 부장과 자신이 군 장교로 복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훈훈하게 꺼내고, 김 부장과 박통은 서로의 추억이 깃든 전쟁터의 얘기를 나눈다. 이때의 모습을 보며 그래도 박통은 혁명 시절 그대로라고 느꼈는지 안심하듯 김 부장은 가볍게 미소짓는다.[14]

하지만 2인자인 자신과 박통의 틈을 비집고 곽 실장이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심지어 박통을 지키겠답시고 전차로 청와대를 돌게 하며 공포심 조장을 하고 있었고 국회에 찾아가 야당 의원들을 위협하는 '병정놀이'까지 하는 등 청와대와 국회 관계를 악화시키는 중이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곽 실장에게 무시당하고 있던 김 부장 말고도 김계훈 비서실장도 고까워하던 행위였다.[15]

회고록을 회수해 오던 날 밤, 청와대 주변에서 탱크를 돌리는 광경을 보고 분노한 김 부장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여겼던지 직접 곽 실장을 찾아간다. 그때 곽 실장은 자신이 임명한 신임 보안사령관 전두혁 소장[16]과 잡담을 하고 있던 상황. 김 부장이 오자 곽 실장은 전두혁을 보낸 다음[17]
김 부장: 곽 실장님 어제 국회에서 병정놀이 하셨다고?
곽 실장: (태연하게 권총을 손질하며)야당 이것들, 단식투쟁 한다길래 밥 사주러 갔습니다. 밥을 처먹어야 일할거 아냐. 이런 건 김 부장님이 해야 하는 건데...
김 부장: 중정은 이제 그런 일 안 합니다.
곽 실장: (굳은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며)그럼 중정이 하는 일이 뭔데? CIA가 도청하는 것도 몰랐으면서!
김 부장: 사람은 인격이라는 게 있고, 국가는 국격이라는 게 있어. 여기 청와대야. 인격과 국격이 어우러지는 곳이야. 한 번만 더 탱크 돌리면 탱크로 경호실부터 뭉개버릴 줄 알아. 미친 년처럼 날뛰지 말고 각하 경호나 잘해! 알겠나, 곽 중령?![18]
엄중하게 경고한다. 하지만 김 부장보다 군 경력도, 박통과의 친분도, 나이도 훨씬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곽 실장은 제2인자 김 부장의 면전에서 대놓고 위협하듯 만지작거리던 권총 총구를 겨누며 대든다.[19]
곽 실장: 어이, 김 부장. 각하가 국가야. 국가 지키는 게 내 일이야. 김 부장이야말로 자기가 할 일을 정확히 몰라? 거기에 써 있잖아, 대문 앞에. 음지에서 지랄하고 양지를 뭐 어쩐다? 그냥 자기 자신을 버섯, 이끼 그런거로 여기고 축축하고 꿉꿉한 곳에서 묵묵히 일해![20]
김 부장: (화가 폭발하여 권총을 뽑아들어 곽 실장을 겨누면서) 야 이 벌레새끼야! 너 왜 여기서 사람 흉내 내? 니가 여기 있으면 안 돼! 여긴 니가... 니가 있을 자리, 그런 자리가 아니야, 이 새끼야!
곽 실장: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고) 이런 걸 각하랑 귀빈 여러분이 봐야되는 건데... 왜 이렇게 흥분을 해?! 아니, 지금 죽으면 복상사로 뒤진 줄 알겠다, 나랑 있다가! 아이고~ 부끄러워라...
(김 부장이 더 참지 못하고 권총 손잡이로 곽 실장의 머리를 내려친다)
김 부장: 개씹새끼! 꽉꽉이 너! 내가 오늘 청와대 뒷마당에 묻을 수도 있어!
(김 부장과 곽 실장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드잡이질을 하고, 놀란 수행원들이 들어와 두 사람을 뜯어말린다)
김 부장은 곽 실장이 오히려 자신을 조소하자 격분하여 권총 손잡이로 머리를 내려친다. 한 성질하는 곽 실장 또한 한 치도 밀리지 않고 김 부장에게 대들고, 멱살을 잡은 채 쌍욕을 서로 주고 받던 두 사람을 소란을 듣고 뛰어들어온 부하들이 서로 떼어놓으며 말린다.[21] 분한 마음을 억누르고 돌아서는 김 부장을 향해 곽 실장은 '야 우리도 남산 쳐들어 가자!, 남산 돈가스 맛 좀 한번 보자!'라며 한껏 약을 올린다

 

하지만 분위기는 김 부장의 편에 서 주지 않았다. 김영삼 야당 총재의 외신 인터뷰 건을 놓고 제명을 할지 논의하는 가운데[23] 보안사령관 전두혁이 들어와 박통에게 책 한 권을 건넨다. 그 책은 바로 일본에서 출간된 박통의 치부를 고발하는 박용각의 그 회고록이었다. 분명히 박용각의 손에서 직접 받은 회고록의 원고를 박통에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 의해[24] 유출되어 출판되고야 만 것이다.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박통은 출판 소식이 1면에 실린 신문으로 김 부장의 머리통을 후려갈기고[25] 이는 김 부장에 대한 박통의 신임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박통을 고깝게 보던 미국 측에서 청와대 박통 집무실에 도청기를 설치했다는 것마저 발견되어 그런 행위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첩보기관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 부장의 입지가 지극히 위태로워지기 시작한다.[26] 김 부장은 주한미국대사 로버트를 찾아가 청와대 도청에 대해 강력 항의하지만, 프레이저 청문회 사건으로 인해 한미관계가 가뜩이나 최악인 데다가 박통의 18년 장기집권과 비민주적인 통치로 인해 미국에서도 대 놓고 박통의 자진 하야를 바라고 있는 상황.[27]

한편, 문제의 회고록이 일본으로부터 출판되었단 소식을 들은 박용각. 놀라 길길이 날뛰며 원본은 김 부장에게 넘겼고 사본은 FBI에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출간되었겠냐, 자기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걸 출판하기 위해 일본과 접촉할 이유가 있겠냐며 데보라 심에게 고성을 지른다.[28] 박용각은 회고록을 김 부장을 통해 전달했으니 설마 김 부장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인가 잠시 의심하지만 데보라 심의 '김 부장이 왜 그런 또라이 짓을 하느냐'는 말에 납득하고 의심을 거둔다.

망연자실해져 봤자 이미 일은 터진 상황이고 박통과의 관계 회복을 바라던 박용각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중정부장 시절 박통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회상하는 박용각. 당시 박통은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곧 세 번째 대통령 연임을 하기 위해 3선 개헌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국회의 반대로 인해 개헌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이에 박용각이 박통에게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 묻는다. 그러자 박통은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자 곁에는 내가 있잖아.'[29]라는 말로 자신을 전폭 지지해 줄 것처럼 얘기한다. 그것만 믿었던 박용각은 박통 대신 온갖 더러운 고문과 공작을 도맡아 자행하며 결국 개헌을 통과시켜 정권을 유지시켜 준다.[30] 그러나 박용각에게 돌아온 것은 '대체 왜 사람을 패고 그랬나, 적당히 했어야지. 왜 나만 나쁜 사람으로 만드냐.'라는 박통의 토사구팽. 책임을 지라는 명목으로 중정부장에서 해임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박용각의 자산 관련 비리를 알고 있는 듯이 불법으로 모은 돈을 모두 내 놓고 나가라는 통첩까지 내린다. 박용각은 완전히 엎드린 채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지만 박통은 이를 차갑게 무시한다. 이때의 원한이 도화선이 되어 박용각은 미국으로 도피하여 프레이저 청문회에 참석했던 것이다.

박용각은 '이제 희망은 박통을 끌어내리는 수 밖에 없다. 이미 권력에서 멀어진 자신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중정부장인 친구 김 부장이라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품게 되어 이를 김 부장이 알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데보라 심에게 은연 중에 전달한다. 한편 김 부장은 자신 또한 누군가로부터 도청되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수행비서를 시켜 도청을 실시한 장본인인 어떤 대학 교수[31]를 남산으로 끌고 와 누구 지시로,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물어본다.[32] 고문실의 위압감에 질려 사실대로 털어놓는 대학교수. 그는 미국에서 제임스 류라는 중앙정보부 요원의 의뢰로 박용각을 도청했고 한국으로 들어온 후에는 김부장 도청을 의뢰받았다고 말한다. 김 부장이 찾아본 결과 제임스 류의 한국 이름은 유동훈. 그는 곽 실장이 아직 군인이었던 시절 그의 밑에서 복무한 부대원 출신이었으며 곽 실장의 추천으로 중앙정보부에 들어온 곽 실장의 세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동훈의 목적은 주불한국대사와 짜고 프랑스로 박용각을 유인하여 현지에서 암살하는 것. 이를 알게 된 김 부장은 박통에게 보고하러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나,김 부장이 고깝게 보이는 박통은 측근들을 데리고 김 부장을 대놓고 무시한 채 지나가버린다.[33]

곽 실장이 박용각을 암살할 의도를 알게 되었고 이를 저지하고 싶지만 박용각에 대한 분노가 머리 끝까지 치달은 박통을 설득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그즈음 한미 친선 연회가 열리게 되었고, 파티에 참여한 김 부장은 데보라 심을 만나 박용각의 의향을 전해 듣는데, 그토록 존경하고 가까이 지내던 박통이긴 하나 그를 몰아내고 정권을 차지하라는 박용각의 권유는 너무나 고민되면서 매혹적인 것이었다.

김 부장의 고민이 계속되던 상황, 박통과 냉각되어 가던 분위기 속에서 어느 날 한밤 중에 박통은 양주를 들고 남산 중정을 직접 찾아온다.[34] 박통은 오랜만에 김 부장과 술을 나누며 개인적 잡담을 나누고, 박통은 자신이 아주 오래 대통령을 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직에서 내려가면 김 부장이 뒤를 이으라고 얘기한다.[35] 그리고 박용각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 부장은 박용각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되묻는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라는 김 부장의 질문에 박통은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자 곁에는 내가 있잖아'라며 박용각에게 그랬듯 김 부장의 등을 떠밀어 준다.[36] 박용각을 살릴지 먼저 나서서 죽일지 고심하던 김 부장은 이에 결심을 굳히게 된다. 바로 박통에게서 자신이 잃어버린 신뢰와 신임을 다시 되찾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친구이자 혁명의 동지였던 박용각을 곽 실장보다 먼저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37] 이에 김 부장은 수를 쓰는데, 미리 파견을 보낸 김 부장의 요원을 통해 데보라 심을 거짓말로 속여내어[38] 프랑스로 부른 뒤 차에 태워 '고국땅을 밟고 싶으면 박용각을 유인하라'며 그녀를 포섭하는 방법이었다.[39]

박용각 암살을 먼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기로에 놓인 상황. 곽 실장의 지시를 받고 있던 주 프랑스 한국 대사는 더는 미국에 있기 곤란하게 된[40] 박용각을 프랑스로 불러들여 호텔 카지노로 유인한다. 하지만 박용각을 암살하려던 곽 실장의 세작보다 먼저 앞서, 주 프랑스 한국 대사가 잠깐 박용각의 곁을 비운 사이 김 부장의 회유에 넘어간 데보라 심이 박용각을 만나서는 김 부장한테 소식 듣고 왔다며 그를 카지노에서 꾀어내어 납치하는 데에 성공한다.[41]

박통, 김 부장, 곽 실장과 수행원들은 박통의 어린이 국악극 행사에 참석하여 국악 공연을 관람하고, 그 시각 납치되어 차를 타고 끌려가던 박용각은 마취에서 풀려 깨어나 일부러 사고를 낸 뒤 납치범들의 권총 총격을 피해 산길로 도주한다. 하지만 이미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상황이라 얼마 가지 못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그만 김 부장의 요원에게 뒤를 잡힌다.[42] 망연자실한 박용각은 문득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게 되고 자신이 신발 한 짝이 없는 것도 눈치 못 챌 정도로 정신없이 도망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해한다. 이후, 요원에 의해 곧바로 그 자리에서 사살된 후 시신이 분쇄기에 넣어져 닭모이가 되는 신세가 되어 버린다.[43] 이후 김 부장 곁의 중정 요원이 김 부장에게 귓속말로 프랑스에서 전해진 박용각 암살 성공을 알리고, 김 부장은 박통도 공연단도 다 떠나간 공연장에 혼자 앉아 조명이 어두워지는 가운데에서 착잡한 표정을 감추질 못한다

 

박통과의 관계 회복을 기대하며 대통령 주재 회의 직후 박용각 암살 성공을 박통에게 알리는 김 부장. 그의 암살로 인해 이제 박통이 자신을 다시 신임할 거라 생각한 그는 '제가 이렇게 까지 해드렸으니 제발 계엄령만은 거둬주시고 미국 내 여론은 자신이 어떻게 할 테니 협조를 해주셔야 한다'며 일이 커지지 않게 박통의 협조를 요청한다. 그런데 박통은 대뜸 "김 부장 지금 나 협박해?"라는 말과 함께 '그깟 배신자 하나 죽인 게 뭐가 중요한가. 박용각이 숨긴 돈은 어딨나'라며 엉뚱한 소리를 꺼내고[45], 당황한 김 부장은 박용각이 중정부장 시절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 외에는 찾을 수가 없었다고 얘기한다. 기가 막히게도, 김 부장 편이 되어 줄 테니 알아서 하란 말을 꺼냈을 때랑 180˚ 달라진 싸늘한 표정의 박통은, "협박을 하려거든 내가 원하는 걸 좀 제대로 가져 오라"며 김 부장에게 담배 한 대 줄 것을 요구하고 김 부장은 옆에 있는 탁자에 있던 담뱃갑을 쥐지만 순간적으로 박통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에 치를 떨며 담뱃갑을 구겨 버린다.[46] 어느새 박통은 김 부장을 내버려 둔 채 곽 실장에게 담배를 받으며 둘이 잡담을 나누고 있었고 김 부장은 배신감에 사로잡힌다.

박용각이 프랑스에서 실종된 것으로 처리되면서 미국은 한국 정부가 박용각을 암살한 것으로 아예 단정한 상황. 미 대사관 로버트를 다시 만난 김 부장은 '너네들 무슨 시카고 갱이냐?'라고 묻는 말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한다. 또한 미국 내 여론이 더는 박통의 독재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며 대놓고 '박통은 끝났다'고 빨리 다음 단계를 준비하라며 엄포를 놓는다. 친구였던 박용각을 버린 것, 박통과의 관계 회복에 실패하고 느낀 배신감, 미국 정부의 압박 등으로 인해 김 부장이 심리적으로 한계가 다다른 상황에서 김 부장의 수행 비서가 박통과 곽 실장이 연회를 마련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김 부장은 자신을 초대조차 하지 않고 단 둘이서만 따로 만난다는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이대로라면 박통으로부터 버림받을 위기에 놓였다고 생각한 김 부장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47] 곽 실장과 박통이 술을 나누는 술자리로 잠입해[48] 옆방의 옷장에서 박통과 곽 실장이 나누는 이야기를 도청한다. 곽 실장이 일이 생겨 잠시 나가게 되고 박통이 술자리에 앉아 노래 '황성옛터'를 흥얼거리는 걸 듣게 된 김 부장은 박통과 친밀했던 과거가 떠오르는 듯 더욱 침울해진다. 그런데 김 부장이 실수로 옷장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게 되고, 이 소리를 들은 박통은 노래를 멈추고 옆방을 매섭게 노려본다. 김 부장은 잔뜩 긴장하여 도청을 들킨 것인지 상황을 파악하려고 한다. 다행히 들키지는 않은 듯했고, 때마침 걸려온 전화를 박통이 받게 되는데 그 통화를 몰래 듣는 김 부장은 충격적인 박통의 말들을 듣게 된다. 그것은 박통이 곽 실장을 시켜 김 부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미 대사관에서 나눴던 이야기까지 모조리 도청했다는 것, 그리고 분노어린 박통의 '나를 몰아내겠다고 하는 주한대사나 김 부장 그 새끼나 다 똑같은 새끼다, 미국에게 붙어먹고 친구나 죽인 교활한 백정 같은 배신자 새끼.'라는 김 부장의 숙청을 암시하는 말들이었다. 나아가 박통은 김 부장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곽 실장의 질문에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박용각과 김 부장에게 했던 똑같은 그 말을 내뱉는다.[49]

이후 모든 것을 체념했는지 김 부장은 완전히 어긋나기 시작한다. 발단은 유신 반대 시위를 벌이던 부산 현장을 시찰[50]하고 온 김 부장의 의견을 묻는 대통령 주재 회의 시간에 벌어졌다. 생각보다 시위의 들불이 거세게 번져 나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김 부장은[51] 시위대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박통의 질문에 '계엄령을 선포하거나 무력 진압해선 안 된다. 4.19 때를 기억하라'며 박통을 말리지만 이미 김 부장은 신임을 잃은 상황인 데다 이는 박통이 듣고 싶은 말도 아니었다. 곽 실장은 귀신같이 이를 놓치지 않고 아부하며 '캄보디아에서는 삼백만 명도 넘게 죽였는데 탱크로 백만, 이백만 정도 죽여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친다. 이에 박통은 6.25 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 폭파 명령을 내렸던 장교 두 명은 그대로 사형당했고 4.19 혁명 당시 최인규와 곽영주가[52] 발포 명령을 내리고 사형을 받았지만 "대통령인 자신이 명령을 내리면 누가 죽이겠나. 때가 되면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리겠다"라며 살벌한 소리를 내뱉는다.구국의 결단으로 일어섰다는 혁명의 대의를 모조리 잃은 데다 자신을 배신해 버린 박통의 모습에 욱한 김 부장은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라며 박통의 의사에 대 놓고 반기를 든다.[53] 순식간에 냉기가 감도는 회의. 곽 실장은 '김 부장 미쳤어?'라고 면박을 주고 회의는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린다.

10월 26일. 삽교천 준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박통을 모시러 김 부장도 따라나서지만, 헬기장에서 곽 실장은 김 부장에게 '김 부장은 남아서 서울 지키래!'라며 면박을 준다.[54] 곽 실장과 박통을 태운 헬기가 날아가는 걸 하염없이 바라보는 김 부장. 이후 곽 실장을 통해 저녁 6시에 궁정동 안가에서 저녁 식사가 있으니 참여하라는 말을 듣는다. 이때 곽 실장이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는데, 박통과 김 부장을 이어주던 청와대 대통령 직통 전화를 사용해 통보한 것. 당연히 김 부장은 박통인 줄 알고 '대통령 각하'라고 하며 황급하고도 정중히 받았지만 돌아온 것은 곽 실장의 하대였을 뿐[55]이다. 이로써 김 부장은 완전히 박통에게서 등을 돌리고 결국 단단히 결심을 굳혀 거사 계획을 곧장 준비한다.

 

그렇게 영화 초반 장면으로 돌아와 1979년 10월 26일 밤. 박통, 곽 실장, 김 부장, 김계훈 비서실장, 장승호 육군 참모총장[56] 등이 궁정동 안가로 모여들고, 2층 만찬장으로 올라선다.[57] 이미 이 시점에서 박통과 곽 실장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 김 부장은 밑으로 내려가 심복 둘을 불러 '나라가 잘못되면 모두가 끝장이다. 각하를 포함하여 오늘 해치운다. 각오는 되어 있겠지'라며 심복들을 독려하고 계획을 일러 둔다. 수행비서는 김 부장에게 '오늘은 경호원이 너무 많으니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겠다'고 거사를 미룰 것을 종용하나, 김 부장은 보안이 샐 가능성이 있으니 오늘 반드시 진행해야 된다며 계획을 강행한다.[58]

김 부장은 비밀 금고에서 권총을 챙겨 주머니에 찔러 넣고 만찬장으로 향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만찬장.[59]박통은 김 부장에게 '요새 김 부장이 좀 기운이 빠진 것 같아 위로차 불렀다, 여긴 김 부장을 위한 자리다'며 직접 술을 따라 주지만[60] 김 부장의 표정은 밝지 않다. 김 부장이 술은 잘 만다며[61] 곽 실장과 박통이 겉치레뿐인 칭찬을 건네고, 마침 곽 실장이 섭외한 여대생과 여가수가 도착해 노래[62]를 부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박통도 기분이 좋은 듯 흥얼거리는 와중, 김규평은 반 쯤 취해서 박통에게 술잔을 따라주는데, 양주를 크리스털 잔 가득 채운다. 박통과 곽상천이 당혹한 표정을 짓는 사이, 김규평은 5.16 군사정변 당시의 추억을 얘기한다.
김규평: 각하, 기억하십니까? 그날 새벽, 각하를 모시고 한강 다리 중간쯤 건너는데 저기 딱, 헌병대 저지선이 보이는 겁니다. 각하를 따라서 지프에서 내려서, 뚜벅뚜벅 한강 다리를 건너는데...[63]
박통: '슈웅~' 총알이 날아왔지. 막 깜깜해서 보이지도 않는데, 귓불에 총알 날아가는 소리가 스쳐.
김규평: 그때 각하가 제게 물으셨죠. '김 대령, 어떡할까?'
박통: '사나이 가는 길 앞에 웃음만이 있을쏘냐, 결심하고 가는 길 가로막는 폭풍우, 어이 없으랴,[64] 각하, 가시지요.' 김 부장이 그랬지.
곽상천: 아, 그때는 배포가 있었어요. 근데 요즘 영 쪼그라들어서...
김규평: (말을 끊으며)그때 만약, 그 다리를... 건너지 않았더라면...

이 때부터 이야기를 받아주던 박통의 표정은 미묘하게 바뀌고, 김 부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행동에 거리낌이 없어진다. 양주를 자기가 가져가 한 잔을 가득 채워 박용각을 위한 음복주[65]라며 놓아 두고, 한 잔 더 스스로 따라 한입에 털어넣어 버린다. 주도상으로 윗사람에게 엄청나게 실례되는 행동들투성이다. 멋대로 윗사람의 잔에 술을 따르고, 그것도 도수가 높아 가득 채우지 않는 양주를 넘치기 직전까지 따른데다가, 윗사람에게 술을 받지도 않고 본인이 잔을 채워 마셔 버린다. 이 장면은 전에 막사를 마실 때, 박통이 김 부장에게 따라준 후 김 부장이 박통에게 따라 주려고 하지만 박통이 자작으로 마신 것과 상반된다. 영화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소재와 소품이 술, 담배, 헤어스타일인데, 결심한 동시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김 부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전에는 입에 잘 안 대던 술을 한입에 털어 마시는가 하면 언제나 단정하게 유지하던 머리도 풀어진다.[66]
김규평: 왜 다들, 음복 모르십니까? 이렇게 마시면서 귀신과 한 몸이 되는 거요. 박 부장과 우리가 원래 한 몸 아니었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각하?
곽상천: 야, 죽고 싶냐?
김규평: (곽상천을 가리키며) 이딴 버러지 같은 새끼를 옆에 끼고 정치를 하시니까! 나라가 이 모양 이 꼴 아닙니까?
김계훈: 아니, 김 부장. 왜 이래?
박통: 지금 뭐 하는 거야?
김규평: 각하! 이제 그만하시고 하야하십시오!
곽상천: 야!!
김규평: 각하! 하야하십시오!!
곽상천: (일어서서 김규평의 멱살을 잡으며) 이 새끼가...!
박통: 가만히 있어!! (담배를 꺼내며) 야, 김 부장! 내가 너를 왜 그 자리에 앉힌 줄 알아? 지 친구도 죽인 놈이, 어디서 고고한 척을 하고 있어? 제발, 니 일이나 똑바로 해! [67]
김규평: 각하! 왜 혁명을 하셨습니까? 왜 우리가 목숨을 걸고, 혁명을 했습니까?! 100만, 200만. 탱크로 밀어서 죽여버리겠다고? 제발 각하, 정신 좀 차리십시오!!!
곽상천: (다시금 멱살을 잡으며)이 개새끼가 미쳤나!
김규평 (호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며) 넌 너무 건방져, 이 새끼야!
곽상천: (당황하며 손으로 앞을 가린다) 왜 이래?!
(김규평이 곽상천을 향해 총을 쏘고, 팔꿈치를 맞은 곽상천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김규평이 곧바로 총구를 박통에게 돌린다.)[68]
박통: 뭐 하는 짓이야!!
김규평: ...너도 죽어 봐.[69]

박통의 오른쪽 가슴팍에 총탄이 꽂히고, 만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그사이에 김 부장의 부하들은 박통의 경호원들 모두를 쓰러트리는 동안 김 부장은 곽 실장을 끝장내기 위해 총을 겨누는데, 순간적으로 건물이 정전되어 버린다.[70] 설상가상으로 김 부장의 권총이 격발 불량이 되어버리고 곽 실장은 급하게 화장실로 도망가버린다.[71]

당황한 김 부장은 부리나케 밖으로 달려나가 부하를 부르고, 거의 뺏다시피 권총을 받아 들고 확실하게 곽 실장과 박통을 처치하러 다시 만찬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나왔던 곽 실장이 문갑을 방패 삼아 최후의 발악을 하며 덤벼들고, 김 부장은 그런 곽 실장과 드잡이를 하던 중 복부를 쏘아 쓰러뜨리고는 한 발 더 쏘아 확인사살한다. 뒤이어 조용히 걸어가 '난 괜찮아...'라고 중얼거리는 박통의 머리를 겨누며 '각하를 혁명의 배신자로 처단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후 박통의 머리에 총을 쏘아 완전히 처치하는데 성공한다.[72] 목표를 달성한 김 부장은 만찬장을 나서려다 그만 죽은 곽 실장이 바닥에 흘린 피를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다.[73]

이후 김 부장의 심복들이 궁정동의 인원들을 제압하는 데 성공하고 김 부장은 그 모습들을 확인한 후 난리통에 당황한 장승호 육군참모총장[74], 자신의 심복들과 함께 차에 타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제스처를 취하려다[75] 버벅 거리면서 '각하가 저격당하셨다.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남산으로 갈 것을 종용한다.[76] 김 부장은 심하게 긴장한 듯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고, 차량에 구비된 사탕을 씹어먹으면서 장승호 육군 참모총장에게도 사탕을 권유한다. 참모총장은 얼떨떨해하는 와중에 사탕을 몰래 차 바닥에 버려 버린다.[77] 그때 겨우 정신이 든 김 부장은 무언가 이물감에 아래를 바라보는데, 난리통에 구두를 신지도 않고 나와 피에 젖어있는 양말 차림의 발을 보게 된다.[78] 상념에 빠졌는지 김 부장은 잠시 멍하게 있고, 이 틈을 타 정승호 육군참모총장은 '병력 동원의 수월성 등도 있고 하니 차라리 육군본부로 가자'라며 차를 돌리게 한다. 김 부장은 잠시 후 애초에 계획했던 남산이 아닌 육군본부로 가는 데에 동의하고, 결국 그들을 태운 차량은 비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 육군본부로 향하게 된다.[79]

화면이 암전된 후, '김 부장은 육군본부에서 체포되어 대통령 시해 사건의 범인으로 교수형에 처해졌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실제 역사와의 비교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은 각각 김규평=김재규, 박통=박정희, 곽상천=차지철, 박용각=김형욱, 전두혁=전두환, 김계훈=김계원, 장승호=정승화, 데보라 심=수지 박 톰슨이다.
박용각의 미국 청문회
영화에서는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 하원의 청문회에 나가서 한국의 대통령과 정권의 실상에 대해 증언을 한 때가 '암살 사건 40일 전'이라고 소개된다. 그런데 실제 역사에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코리아게이트 관련 미국 프레이저 청문회에 나선 것은 1977년으로 '암살 사건의 2년 전' 이다. 따라서 픽션이다. 이에 대해 우민호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실제 2년이라는 시간을 영화의 제한된 시간 안에 담기엔 연출상 문제도 있고 원작의 분량 또한 방대하기 때문에 핵심 사건에 포커스를 두고 40일이라는 시간에 맞췄다고 말했다. 김형욱 실종사건은 1979년 10월 7일이므로 10.26 사건 직전에 발생한 것이 맞다.
박통과 김규평
영화에서는 다른 부하들처럼 이용하는 듯한 모습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박정희와 김재규는 서로 동향 출신에 군에서의 인연이 깊다보니 사적으로 굉장히 친밀해서 사석에서 김재규를 이름으로 부르고 말을 놓을 정도였으며[13] 영화처럼 곽상천(차지철)과 동급으로 여겨질 관계가 아니었다. 이런 친분은 재판 당시 김재규의 범행이 사적인 원한이 아니었음을 보충하는 요소기도 했다. 차지철의 무례함, 박정희에 대한 충성 경쟁 등 여러가지 요인들과 이설들을 제한된 상영시간의 영화에서 압축해 놓기 위해서 픽션을 첨가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화에서도 초반에는 박통이 곽상천보다는 김규평을 총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궁정동 안가에서 단 둘이 술을 마시며 그 시절이 좋았다며 일본어로 말하는 장면을 통해 보여준다.[14] 박통과 김규평의 사이가 틀어지는건 회고록이 유출되는 시점부터다.
박용각의 회고록 유출
영화에서 박용각이 회고록 원고 원본을 김규평에게 건네 준 후 일본에서 회고록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박용각 본인도 "내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영문을 알 수 없어서 황당해 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김형욱은 정반대로 돈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15] 일본 출판사로부터 미리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나서 회고록 내용을 요약하여 몰래 출간을 했다.[16]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정희는 펄펄 뛰며 분노했고, 김형욱은 파리로 갔다가 의문사를 당했으며 결국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김규평과 5.16
영화에서는 김규평이 박용각과 함께 5.16 군사정변에 가담했었다고 나온다. 그러나 박용각의 모티브가 된 김형욱은 육군 중령으로 군사정변에 가담한 반면 김규평의 모티브가 된 김재규는 5.16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에서는 5.16 혁명 주체 중 하나였던 김규평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신랄히 비판하고 급기야는 "이러려고 혁명했습니까? 혁명의 배신자를 처단하겠습니다!"라고 암살의 주요 동기까지 그러하게 묘사함으로써, 마치 김재규가 5.16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 10.26 사건 현장에 있던 인물 중 군사정변에 가담한 사람은 곽상천의 모티브가 된 차지철이다. 오히려 김재규는 당시 '반혁명 세력'으로 몰려서 수감당했다가 박정희가 보증해 줘서 풀려날 수 있었다. 이후 박정희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등 직간접적으로 정권에 협력해주었고, 군에서 중장으로 예편한 뒤 유신 정우회 국회의원 9개월, 중앙정보부 차장[17] 9개월 등 한직을 떠돌다 1974년 건설부 장관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박정희의 최측근으로 올라섰다. 또한 김규평이 "그 때 각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죠. '김 대령, 어떻게 할까?'라고"라고 말하며 5.16 당시 김재규가 대령이었다고 묘사했는데, 실제로는 5.16 당시 김재규는 준장(국방부 총무과장)이었다.
김규평과 박용각
영화에서는 사적으로 매우 친한 친구의 모습을 그려지지만, 실제 김재규와 김형욱은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같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에다 김형욱은 1925년생, 김재규는 1926년생[18]으로 나이가 엇비슷하다는 점 등 약간의 접점은 있었지만, 작중 모습은 실제보다 픽션에 가까운 내용이다.
청와대와 안가
청와대 구 본관[19]과 궁정동 안가[20]의 고증이 꽤 훌륭한 편에 속한다. 김재규의 집무실이 연회가 있던 궁정동 나동의 바로 옆에 있었는데 작중에서는 연회 중에 잠시 자리를 비운 김규평이 도보로 집무실까지 가서 권총을 가지고 복귀하는 묘사도 있다. 다만 안전가옥 내부의 고증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은 실제로는 각이 없는 나선형이었고 연회실에는 다다미가 깔려있지 않았다. 감독의 말로는 일부러 완벽하게 고증하지 않고 약간 다르게 했다고 한다. 촬영 동선 등의 이유도 있다.
중앙정보부가 고문수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당시 남산의 고문실은 폐쇄되고 강압수사가 금지중인 상태였지만[21] 남산 외에도 고문실은 도처에 존재했으며[22][23] 교수, 학생 등 신분이 명확한 자들에 대한 정치적 강압수사만 중단하였을 뿐 간첩수사에 의한 고문은 여전히 하던 대로 하고 있었고 당시 중앙정보부의 수사중 가혹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된 사건으로 1977년 재일교포 간첩조작 의혹 사건이 있다. 김규평이 곽상천과 언쟁하며 "요즘 중정은 그런거 안해"라고 하며 강압수사를 비판하는 장면, 그러면서도 고문을 암시하는 취조장면 둘 다 실제와 어느정도 부합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탱크가 청와대 근처의 도로를 주행하고 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차지철이 박정희에 대한 충성을 표시한답시고 매일 밤마다 탱크를 청와대 주변 도로에 빙빙 돌리게 하면서 무력 시위를 하는 바람에, 인근 동네 주민들이 전쟁이 일어난 줄로 알고 겁을 먹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앞부분에 주민이 탱크 소리에 김일성이 내려온 줄 알고 놀라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보고가 나온다.
도입부에서 이발사가 박통의 면도를 해 주는 장면이 있는데 당시 청와대 이발사였던 박수웅씨는 면도를 하다가 상처를 낼까 두려워했던 탓에 박정희 대통령은 면도는 스스로 하고 주로 전기 면도기를 애용했다고 한다.
김규평과 곽상천
10.26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차지철과 김재규의 가장 큰 갈등 원인 중 하나는 박근혜와 최태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입장 차였다. 원작 '남산의 부장들' 책에서도 이를 언급하였으며, 원작 작가 역시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작가 인터뷰 내용 그러나 영화 속에선 일절 언급이 없다.
프랑스 현지 암살조가 김규평에게 유선전화로 보고를 한다. 그 당시 유선전화는 보안이 완전하지 않은 통신방식이었고, 닭모이설을 증언한 전직 중정 요원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철저히 대면보고 방식을 고수했다고 증언했다. 일례로 12.12 사태 당시 군 장성들의 모든 통화들이 전부 보안사에 의해 녹음되어 나중에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하였다. #
박용각의 사망
실제 김형욱 실종사건은 누가 지시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여전히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공식적으로는 2005년 국정원의 조사로 김재규의 지시 하에 외국인 용병들로 꾸려진 암살단에 의해 권총사살당했다고 결론지어졌다. 하지만 김형욱의 유족들은 말도 안 된다며 부정하였고 부실조사 논란을 낳았다.
김형욱의 최후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본 영화에서는 전직 중정요원이 시사저널과 그것이 알고싶다에 증언한 '양계장 암살설'[24] 을 일정부분 따랐다. <남산의 부장들> 원작을 집필한 김충식 전 기자도 이 설을 긍정하며 "정부의 입장으로 그걸 발표할 경우에 프랑스와의 외교 관계에서 일종의 부채를 공식화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냥 사체를 낙엽에 파묻고 말았다라고 처리를 발표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영화는 그 증언의 내용을 완전히 따르지는 않고, 김규평의 지시로 현지 외국인 용병들과 암살조를 조직하여 박용각을 총으로 쏴서 죽인 뒤 그 시신을 믹서에 넣고 갈아버리는 방식으로 절충해 묘사했다. 물론 양계장 암살설도 증거가 부족하여 여전히 진위여부는 알 수 없다.
김영삼
영화 내에서 실명으로 언급되는 인물 중 한 명인 김영삼은 막상 등장하지 않는다. 10.26의 도화선이 되는 부마항쟁 발발까지 상당히 긴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고 그 가운데 김영삼의 역할이 무척 컸지만, 박정희 주변의 인물 관계에 집중했기 때문에 극중에서는 부산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매우 단순화되어 자세하게 다루지 않는다.
곽상천의 캄보디아 언급
영화에서 부마항쟁 대책 회의가 열리자 곽 실장이 "캄보디아[25]에서는 300만명을 밀었는데, 부산·마산 시민 100만~200만명 쯤 희생시켜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말개소리로 설득하고, 박통은 4.19 혁명과 곽영주를 거론하며 사태가 심각해지면 직접 발포명령을 내리겠다고 말하자, 김규평이 크게 흔들린다. 이는 김재규의 항소이유 보충서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위와 같은 대화를 듣고 이러다 큰일나겠다 생각해 자신이 거사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불분명한 사실이고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구체적 근거를 들지 않았다. 실제 밝혀진 대화는 다음과 같다.
박정희: 오늘 가보니 삽교천 공기는 좋고 공해도 없는데 신민당은 왜 그 모양이요. 오늘 삽교천 준공식 광경을 왜 KBS TV에 보도하지 않지? 정보부장, 신민당 상황은 어떻소?
김재규: 공화당 발표 때문에 다 틀렸습니다. 사표 내겠다고 한 친구들이 다 강경으로 돌아섰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 정 대행체제[26]의 출범은 어렵겠습니다. 그리고 주류가 강해져서 다소 시끄럽겠습니다.
차지철: 그까짓 새끼들 까불면 신민당이고 학생이고 전차로 싹 깔아뭉개 버리겠습니다.
김규평의 민주주의 노선
영화에서 김규평이 김영삼을 두둔하고 "그렇게 민주주의가 좋으면 미국에 가"라는 박통의 대사로써 김규평의 노선을 암시하는데, 이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실제로 김재규는 장준하의 측근이나 유가족을 돕는 한편, 김대중을 풀어주고 김영삼과 만나게 하는 등 알음알음으로 야권 인사를 도왔고, 한편 김재규는 1979년 봄부터 10.26 사건 직전까지 '민주민권 자유평등, '자유민주주의' 등의 붓글씨를 남기기도 했지만 해직된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YH 사건에 강경진압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자세한것은 문서 참고.
한미 관계
영화 후반부에 로버트 주한미국대사[27]가 김규평을 불러 "사람을 납치해 죽이다니, 당신들이 시카고 갱인가?"라고 힐난하며 "박통은 이제 끝났다. 그런데 계속 가만히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라고 압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박정희 정권 말기에 당시 지미 카터 행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와 매우 사이가 나빴고, 주한미군 철수를 자주 거론하며 압박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박정희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려 했다는 주장도 유력하다. 아울러 실제로 김재규는 10.26 사건 이전에 주한미국대사를 자주 만났고, 박정희 대통령을 죽인 이유에 대해서도 법정에서 "우방인 미국과의 사이가 너무 나빴다."고 거론했다.[28]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일반에도 잘 알려진 말이며 영화 속 대사 중 하나인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는 김재규가 10·26 사건 당시 박정희에게 했다고 자신의 변호인에게 전한 말로, 동아일보의 비공개 수사 기록을 통해 공개된 말이다. 다만 현장에 있었던 김계원과 심수봉은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10.26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심수봉은 자신의 회고록 '사랑밖에 난 몰라'를 출간하면서,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나 "버러지 같은 놈" 같은 김재규가 했다고 알려진 발언들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총 쏘는데 급했지 여유를 부리면서 말을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양쪽 발언이 어긋나는 상황이므로 판단은 알아서. 그래서 그런지 이 발언은 그간 10.26을 다룬 픽션들에서도 여러 가지로 바리에이션되어 쓰였으며 이 영화에서는 암살 당시가 아니라 부마항쟁에 대해 의논하던 중에 김규평이 박통에게 이 말을 한다.[29] 그 이후의 내용은 합수부 결과인 다수설과 동일하게 흘러간다.

 

영화에서는 김규평이 삽교천방조제 완공식에 참석하여 박통을 모시려고 헬기장까지 직접 나왔다 곽상천의 제지로 헬기에는 탑승하지 못하고 퇴짜를 맞지만, 실제 김재규는 삽교천 완공식 참석을 위해 경호실장 차지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서울을 지키라는 명목으로 퇴짜를 맞고 아예 나가지조차 못했다. 이후 KBS 당진 송신소 시설 보강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는 생략된 채 곧바로 궁정동 안가로 박통이 들어오는 장면만 나온다.
곽상천이 전화로 김규평에게 10월 26일 저녁 궁정동 안가에서 열릴 만찬에 참석하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통보한 것은 실제 사실과 일치한다. 다만 당시 차지철이 중앙정보부장과 대통령 사이의 직통전화로 김재규에게 저녁식사 참석을 통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어쨌든 김재규가 전화로 저녁식사 참석 통보를 듣고 격분했다는 대목은 제5공화국 등 다른 작품에도 나왔다.
10월 26일, 안가
- 영화에서는 당시 김규평이 궁정동 안가에 부른 사람으로 육군참모총장(당시 정승화)만 소개가 되는데, 실제로는 김정섭 중앙정보부 제2차장보도 같이 불렀다.[30]

- 사건 직전 김규평 외 중앙정보부 요원 두 명이 작전을 모의하는 장소도 실제와 똑같으며 거기서 하는 대화도 실제와 거의 일치한다. 대화 내용에서 다른 점은 거사 이후의 후속조치에 관한 대화이다. 실제로는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지시를 받은 의전과장 박선호는 그저 육군참모총장이 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김재규의 의중을 추측만 할 뿐이었다.[31]

- 대통령 저격 직전 김규평의 대사인 "너도 죽어봐"는 실제로 김재규가 한 말이다. 이전의 10·26 사태를 다룬 영상매체들은 이를 제대로 고증하지 않았는데 작중에서는 정확하게 고증했고, 박통이 죽어가면서 하는 말인 "난 괜찮아"는 박정희의 유언으로 알려져 있는 말이다. 그 외 앞뒤 전후의 대사들은 모두 허구다. 그 해석은 제각각이지만.

- 김재규가 김계원에게 각하를 똑바로 모시라는 발언이나 차지철에게 한 버러지 발언은 워낙 유명해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도 인용된 발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확실하지가 않다. 혹자는 전두환이 지휘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가 사건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이 발언도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 이 '버러지' 발언은 신재순의 증언 뿐 아니라, 김재규 자신이 군사법정비공개 진술에서 김계원에게 "각하를 똑바로 모십시오" 라고 말하고 차지철에게 "이 버러지 같은 새끼."라고 발언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널리 알려졌다.[32] 따라서 이 발언들이 정말 신군부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 증언을 했던 신재순이 2011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두환이 지휘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측의 강압에 못 이겨 위증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발언이 조작되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그 당시 계엄사령부 합수부가 어느 정도 신군부에게 유리하게 사건을 조작했을 거라는 의견은 당대부터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신재순 발언이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실제로 저런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 대사 자체가 주는 임팩트 때문인지 이 영화를 포함해 다양한 영상 매체들에서 해당 대사를 사용하고 있다.

- 영화에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로 소개된 강창수는 실제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이자 10.26 사태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박흥주가 모티브로 보인다. 다만 총기 고장으로 곽상천과 박통에게 추가로 격발을 하지 못하고 급하게 총을 찾던 김규평에게 권총을 넘겨주는 모습은 중앙정보부 의전과장 박선호에서 따왔다.

- 김규평이 사건 발생 후 구두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맨발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김재규의 수행비서였던 박흥주 대령은 사건 직후 당황한 상태로 맨발로 육군본부에 도착한 김재규가 윗옷과 구두를 달라고 하자 마침 사건 당일 오후 광화문 에스콰이어 매장에 들러 산 새 구두를 벗어 주었다고 한다.[33] 육군본부로 가는 차 안에서 김규평의 피에 젖은 양말을 보여주는데, 이 장면은 앞서 박용각이 프랑스에서 중앙정보부 요원에게 암살되기 직전 맨 발로 도망치느라 땀에 절은 발을 보는 모습과 흡사한 장면으로 2인자였던 박용각과 김규평의 처한 현실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다.

- 영화에서는 10.26 사건 직후 김규평이 장승호와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장승호 육군참모총장에게 엄지를 위로 세운 뒤 옆으로 꺾으면서 "각하가 저격당하셨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엄지만 위로 세운 채 "이 분이 돌아가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사탕을 꺼내 자기가 먼저 먹고서 다른 사탕을 건네주자 장승호는 그 사탕을 몰래 차 바닥에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장승호의 모티브가 되는 인물인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회고록에 나와있는 실제 사실이다. 그는 건네 받은 사탕에 혹시 독이 들어 있을까봐 일부러 먹지 않고 몰래 차량 바닥에 흘렸다고 한다.

- 영화에서는 김규평이 혁명에 가담했었다는 결정적인 '허구'를 넣고, 혁명의 목적을 배반한 박통을 배신자로 처단한다는 말을 하며 암살한다. 전제 자체가 허구기 때문에 영화의 묘사는 결코 10.26 사건의 실제 원인이 될 수 없다. 다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영화 내에서도 나라 돌아가는 꼴에 대한 우려, 미국의 압박에 대한 두려움, 박정희에 대해 깊어지는 서운함, 차지철에 대한 분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처럼 그려진다. 특히 은근히 박용각을 죽이게 유도해놓고 정작 일을 해치우자 자신은 박용각 죽던말던 상관없다고 하거나 '친구 죽인 백정'이라고 모욕하는 박통에 대한 원망이 커보인다.[34] 무엇보다 영화에서는 김규평의 내면의 생각을 뚜렷하게 묘사하지 않는데, 이에 따라 관객들이 그가 사적인 감정 때문에 했는지, 진짜 나라 걱정 때문에 저질렀는지, 아니면 이 모든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는지에 대해 다양하게 스스로 평가할 수 있게 여지를 두었다.
전두혁 보안사령관
10.26 사건 이후에 전두혁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비밀 금고에서 금괴와 계좌 목록이 적힌 종이들을 더플백에 넣고 빠져가나는 모습이 나온다. 어둠 속에서 비밀스럽게 가져가고 대통령에 대한 야심까지 드러내는듯한 묘사는 다분히 과장된 것이지만, 다만 실제로 당시 보안사령관 전두환의 합동수사본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비밀 금고를 열어 본 것은 사실이다. 전두환은 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현금 약 9억 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를 발견하고 권순정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의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이라는 진술을 들어 사적으로 박근혜에 전달하였는데, 얼마후 10.26의 진상조사를 밝혀달라며 3억 5000만원을 합수부에 전달했다고 한다.[35] 나머지는 임의로 합동수사본부 수사 자금 명목으로 가져갔다. 한편 이 장면에서 전두혁이 스위스 비밀은행 계좌 목록이라 적힌 종이들을 챙기는 모습도 등장하면서, 영화 초반 언급된 '이아고'[36]와 결부되어 박정희 대통령이 스위스은행에 거액을 예치해 두고 있던 걸로 볼 수 있도록 묘사가 되었다. 다만 월간조선에서는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을 하였다.
극 중 김규평이 손목에 염주를 차고 다니는 불교 신도로 보이는데, 10. 26까지만 해도 김재규는 종교가 따로 없었다. 갇힌 후 불교에 입교했고 재판 과정에서 잦은 압박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안을 얻기 위해 자주 불경을 읽었다. 심지어 사형 판결이 나자 부하들 목숨은 살려달라고 부처님께 빈 구절이 옥중 수양록에 있으며 사형 당일, 염주를 끝까지 손에 쥐고 있었다. 참고로 김재규의 모친 권유금 씨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으며, 감옥에 갇힌 김재규를 면회한 자리에서 "부처님에게 네 죄를 대신 빌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용각이 프랑스에 도착한 후 데보라 심이 뒤이어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등장하는 항공기가 에어 프랑스 구도색[37]을 한 A320이다. 샤를 드 골 공항은 1974년에 개항되었고 해당 구도색도 1983년까지 적용되었던 걸 보면 나름대로 고증이 우수하나, A320은 영화 배경인 1979년에서 9년 뒤인 1988년에 에어 프랑스를 시작으로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비슷한 체급의 유럽산 기종인 다쏘 머큐리는 1974년 에어 인터에 최초 인도되었기에 시대가 맞아 비슷한 A320을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1979년 당시 에어 프랑스에는 머큐리가 1대도 없었고 에어 프랑스가 에어 인터를 인수했을 당시 머큐리는 전량 퇴역하였다.
극중에서 김규평은 조용하고 차분한 동남 방언 억양이 살짝 섞인 서울말, 곽상천은 경상도 억양이 강한 말투이지만 실제로는 김재규가 경북 구미(선산)출신, 차지철은 경기도 이천 출신에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영화끝자락의 김재규의 육성을 들어보면 알수 있지만 실제로는 외모와 매치가 잘 안되는 허스키한 하이톤의 빠른 목소리였다. 극중 인물의 성격과 박통과의 친밀도 등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적인 비틀기. 곽상천 역의 배우 이희준이 대구 출신이라 사투리 억양이 편하기도 하고.

 

평가

일반적인 국산 느와르 영화나 역사 영화와 다르게 흐름을 끊어먹을 정도로 과한 개그를 배제하고, 과장스럽지가 않고 절제된 배우들의 연기, 클로즈업을 적절히 활용한 카메라 워크, 불안한 느낌을 주는 음향을 통해 차갑고 서늘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 방식 역시 상당히 호평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마지막의 박통 암살 장면에서 쌓이고 쌓인 분노를 이병헌이 폭발시킴으로써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연출 방식이 마치 영화 조커를 연상시켰다는 반응도 있다. 클라이맥스 장면인 암살 이후에도 먹통이 된 총을 교체하는 장면부터 뒷처리를 끝내는 장면을 전부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해 배우의 시점을 따라감으로써 생생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거사가 끝날 때까지 "과연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을까?"하는 긴장감을 조성하였다. 이렇듯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에도 공을 많이 들인 덕분인지 스토리 자체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고, 사실상 역사가 스포일러 해주는 영화임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이 많다.

우민호 감독은 카메라 구도나 극단적인 명암 대비를 강조한 조명을 통해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기법을 자주 사용하였는데, 이 방식이 배우들의 호연과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면서 인물의 심리 묘사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 로케이션 장면에서는 시간의 제한과 야외 촬영이 다수이다 보니 이 점이 잘 살아나지 못한 편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은 호평이 가득하다. 특히 이병헌의 연기는 고뇌하는 김규평의 감정 하나하나를 세심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기를 보여주어 이병헌 연기력의 최정점을 찍었다는 말이 많다. 이미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재미와 긴장감이 확보가 되었다는 평. 감독의 최대 흥행작이었던 내부자들 역시 우민호 감독이 이병헌이란 배우를 최대한으로 활용했던 것이 흥행의 큰 도움을 주었기에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과 영화를 찍어야 시너지가 생긴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박통 역할의 이성민 역시 이병헌 못지 않은 연기력을 뽐냈다는 평이 많고, 이희준도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호평받고 있다.

시대극이 원래 그렇지만 해당 영화의 경우도 사전 배경 지식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영화 이해에 무리가 없다. 물론 군부 쿠데타에서 시작되어 최측근의 변절로 군부 독재가 마감되는 긴 배경을 큰 사전설명 없이 넘어가는 편이지만[38], 적어도 5.16 군사정변, 3선 개헌, 10월 유신, 코리아게이트, 김형욱 실종사건, 김영삼 제명 사건, 부마항쟁, 10.26 사건에 대한 사전 지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 극중 정치적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원작 작가인 김충식도 자신의 원작을 가지고 만든 영화인 만큼, '시종일관 긴박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았다'라고 말하며 지원사격을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이란 매우 민감한 소재를 사용하여 만든 영화이면서, 동시에 개봉 시기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아주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정치 성향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알력다툼에서 밀린 김재규의 우발적 암살을 미화하는 총선용 프로파간다"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영화는 사실보다는 영화의 재미를 위한 픽션에 치중되어있는 영화로서 영화 속 김규평이 암살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디까지나 인물 간의 갈등에 의한 것으로 나오고 감독 또한 최대한 중립적으로 정치적 사건 자체에 포커스를 두기보다 인물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 무엇보다 이 영화는 박근혜-최태민 사건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는데 원작에서 김재규의 결단 원인으로 최태민 건을 비중있게 다룬 것과 차이가 난다.

 

명대사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 박통
제가 각하 옆을 지키겠습니다. | 김규평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41] | 김규평
"규평아 너 왜 혁명하자고 했냐" | 박용각
"내가? 니가 아니고?" | 김규평
"내가? 에휴 씨... 모르겠다" | 박용각[42]
협박하네... | 박용각[43]
지금 나 협박해?! | 데보라 심[44]
김 부장... 지금 나 협박해? | 박통[45][46]
너 이아고라고 들어봤냐? (중략) 각하가 우리 중정을 재껴두고 개인 사조직에 비자금 관리를 맡기고 있었던거야... (중략)

난 그걸 혁명 때부터라고 봐. 처음엔 우리한테 시키기 쪽팔린 거 시켰겠지. 돈 세탁 하고 우리 뒷조사 하고...[47][스포일러] 그러다가 권력은 커지고 돈은 쌓이고, 아직도 모르겠냐? 우리 위에 단물 빨아먹는 마누라년 따로 있었다니까? 너하고 나하고 그냥 머슴짓 한 거야, 규평아~ 어휴 씨... | 박용각
사람에게는 인격이라는 게 있고 국가는 국격이라는 게 있어. 여기 청와대야. 인격과 국격이 어우러지는 곳이야. (중략) 미친년처럼 날뛰지 말고 각하 경호나 잘해! 알았나? 곽 중령. | 김규평[49]

각하가 국가야. 국가 지키는 게 내 일이야! | 곽상천[50]
야, 이 벌레새끼야! 너 왜 여기서 사람 흉내내? 니가 여기 있으면 안 돼! 여기는 니가... 니가 있을 자리, 그런 자리가 아니야 이 새끼야![51] | 김규평
아니 김부장은 대체 한국 정보부장이야, 미국 정보부장이야? 아 그렇게 미국 좋으면 저 CIA 가! | 곽상천
각하는 2인자를 살려두지 않아. | 박용각[52]
너 나처럼 똑같이 당한다... 너... | 박용각
거기 비밀이 어딨냐? 거기 비밀이 어딨어? 나도 나쁜 새끼, 그 새끼들도 나쁜 새끼. 다 나쁜 새끼인데, 어? 거기 비밀이 어딨어. 그거 백날 읽어 봤자 나오는 독후감은 딱 하나야. 다 같이 죽자. 동네 한 바퀴! 바둑이도 같이 죽자, 동네 한 바퀴! | 박용각
너 미국 애들이, 박통을 언제까지 저렇게 놔둘 것 같아? 1년 안에 끝난다고 봐... | 박용각
세상이 바뀌겠어? 이름만 바뀌지.[53] | 데보라 심
각하, 왜 혁명 하셨습니까?[54] | 김규평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55][56] | 김규평
이런 버러지 같은 새끼를 옆에 데리고 정치를 하시니까 나라가 이 모양 이 꼴 아닙니까![57] | 김규평
각하, 이제 그만하시고 하야하십쇼, 각하! 하야하십쇼!!! | 김규평
넌 너무 건방져! 이 새끼야!!! | 김규평
너도 죽어봐! | 김규평
총가져와 총!총!총! 어휴 씨 불은 왜 꺼진거야?!! | 김규평
나는 괜찮아... | 박통
각하를 혁명의 배신자로 처단합니다.[58] | 김규평
다 끝났어... 다끝났어... | 김규평
혹시 내 구두 못봤어? | 김규평[59]
김 부장, 우리 이러지말고 육본으로 가십시다! 아니 남산으로 가서 뭐합니까? 육본으로 가서 계엄령도 선포하고 북의 동향도 살피고... 야 임마 뭐하고 있어? 빨리 차 돌려! | 장승호
부장님 어떻게 할까요? 남산입니까? 육본입니까? | 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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