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개

브이아이피 영화소개

뤼케 2021. 9. 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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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 장르는 느와르 액션 스릴러. 한국의 경찰과 검찰과 국정원, 북한의 요원과 고위층, 여기에 미국의 CIA까지 다양한 집단이 등장한다. 신세계로 유명한 박훈정 감독의 4번째 작품.

 

영화 등장인물

장동건 - 박재혁 (국정원 요원) 역
김명민 - 채이도 (대한민국 형사) 역
박희순 - 이대범(리대범) (북한 요원 및 형사) 역
이종석 - 김광일 (연쇄살인마 및 북한 고위층) 역
조우진 - 대한민국 검사 역
피터 스토메어 - 폴 그레이 역
정우림 - 소녀 역
최정우 - 경찰 간부 역
주진모 - 국정원 고위간부 역
오대환 - 김형사 역
태인호 - 태요원 역
손종학 - 부장검사 역
송영규 - 변호사 역
유재명 - 북한 보안성 간부 역
박성웅 - 국정원 간부 역
황병국 - 국과수 검시원 역
이원석(영화 감독) - 중국집 배달원 역

 

영화 시놉시스

국가정보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본능적으로 그가 범인임을 직감한 경찰 채이도(김명민)가 VIP를 뒤쫓지만
국가정보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의 비호로 인해 번번이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는데…

 

영화 줄거리


영화의 시작은 2013년을 배경으로 한다. 박재혁(장동건 분)은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간다. 사실은 폴 그레이(피터 스토메어 분)가 박재혁을 부른 것으로 북한 요원들이 빌딩에서 처박혀있자 그곳에 잠입하여 누군가를 데려오기 위해 하청으로 부른 것이었다. 박재혁은 폴 그레이에게서 토카레프 권총과 열쇠를 받은 후에 빌딩으로 올라가며 계단을 지키던 북한 요원 둘을 처치하고 문을 내다보는 요원 1명을 쏴죽인 뒤 방 앞에 있는 요원들을 사살한다.

 

그렇게 시간은 다시 5년 전인 2008년으로 나오고, 장소는 북한의 신의주로 옮겨진다. 한 소녀(정우림 분)가 시골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때마침 김광일(이종석 분)과 똘마니들이 타고 있는 차를 타고 지나가던 중 김광일 패거리들이 그 소녀를 납치한다. 납치당한 소녀는 나체 상태로 김광일의 일당들에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 김광일 무리에게 살해당한 자신의 일가족들의 시신 사진을 보고 정신적으로 무너지며 울부짖고 일당들은 약물을 주입시켜 혼수 상태로 만든다. 혼자서 가만히 음악을 듣던 김광일은 피아노 와이어로 소녀의 목을 졸라서 잔혹하게 살해한다. 며칠 후, 인민보안성 요원 이대범(리대범)(박희순 분)은 납치된 소녀와 가족이 잔인하게 죽은 것을 보고 수사를 하려 하지만 오히려 지방의 공장으로 좌천을 당한다

 

3년 후인 2011년, 대한민국에서는 여자들이 참혹하게 와이어에 목이 졸려 죽은 상태로 발견되는 연쇄살인이 계속해서 벌어지며, 수사 중이던 수사 팀장이 압박을 견디다 못해 차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에 폭력수사로 징계를 받았던 채이도 경감[](김명민 분)이 일선으로 다시 복귀해 사건을 전면지휘하게 된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채이도 경감이 혹시나 해서 피해자의 부검을 의뢰해 놓았던 국과수에서 피살자의 음부에 교살자의 DNA가 검출되었다는 것을 알고 진범인 김광일을 체포하러 간다.

장소는 국가정보원으로 옮겨지고 이번엔 박재혁과 동기인 국정원 간부 문현준(박성웅 분)이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다. 폴 그레이가 넘긴 김광일[]이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란 것을 알고 일이 이렇게 될 시 가뜩이나 새 국정원장이 부임해 인사이동이 있을 시기에서 이 일이 알려지면 책임자였던 자기들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것에 상의를 하고 있었다. 박재혁이 도대체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관리하는 애들은 뭐하고 있었냐고 추궁하자 국정원 간부는 대충 얼버무리고 만다. 결국 박재혁은 경찰에서 체포를 하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체포하기로 한다.

박재혁의 은신처에서 국정원과 경찰은 서로 맞닥뜨리게 되고 박재혁이 안으로 들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김광일에게 수갑을 채우기 직전 채이도가 안으로 들어와 체포영장을 내밀며 김광일을 연행해 가게 된다. 이에 곤란해진 박재혁은 일단 김광일에게 변호사를 붙이고, 중화요리집 배달부를 이용해 경찰의 행동을 도청하게 된다. 한편 채이도는 계속해서 알리바이를 주장하며 오리발을 내미는 김광일의 혐의를 찾기 위해 김광일 은신처 근처에 주차된 차의 블랙박스부터 온 동네의 깔려있는 CCTV를 가져와 하나하나 돌려본 끝에 결국 김광일의 혐의를 입증하게 되고 김광일을 구속시키게 된다. 한편 본사로 돌아온 박재혁은 자신의 동기인 국정원 간부가 내사를 받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편 국정원 고위간부(주진모 분)는 박재혁을 추궁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라고 주문하기에 이르고 박재혁은 김광일과 함께 넘어온 똘마니 2명을 찾으라고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한편 어떤 창고에서 김광일의 똘마니 2명이 리대범에게 두들겨 맞고 있었다. 리대범은 똘마니 1명을 쇠방망이로 때려죽인 후 나머지 똘마니 1명을 마구 두들겨 팬 뒤 속옷만 입은 상태로 고속도로에 던져 버리고, 그들의 신변을 찾던 국정원은 그 똘마니를 데려간 후 경찰과 사법거래를 해서 김광일을 국정원에 넘기는 대신 김광일의 똘마니인 그를 진범으로 조작해 언론에 발표하기로 한다.

허탈한 채이도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그의 집에는 리대범이 있었다. 리대범과 대화를 하면서 채이도는 그의 말투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처음엔 그를 강원도 쪽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리대범은 자신이 북한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김광일과 얽힌 그의 사연을 설명한다. 그는 사건을 수사하려 했다는 것으로 괘씸죄를 뒤집어써서 부하들과 함께 지방의 공장으로 좌천되었는데 김광일은 자신을 수사하려 한 리대범과 그 부하들을 가만히 두지 않고 지방까지 찾아와 총으로 습격해 죽여버렸다. 리대범만 간신히 살아남아 대한민국으로 도망친 것이다. 이에 리대범은 채이도에게 김광일은 남조선에선 절대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니 자신이 김광일을 체포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는 대신 김광일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거래를 제시한다. 그 정보란 김광일이 1년 전 탈북해 홍콩에 있을 당시 유학생 신분인 한국인 여성을 죽인 적이 있는데 살해 현장 영상을 스너프 필름으로 유통시킨 적이 있으며, 그 영상에 김광일의 얼굴이 찍혀 있다는 것. 얼굴이 찍힌 현장 영상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채이도는 다시 한번 김광일 체포에 나서기로 한다.

 

장소는 다시 국정원이 김광일을 붙들어 놓은 호텔의 방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김광일은 자신을 감시하던 남성 직원이 담배를 피우는 동안 여성 직원을 공격해 목에 상처를 입힌다. 다행히도 여자 직원은 죽지는 않았고 목 쪽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이에 격분한 박재혁도 채이도가 그랬던 것처럼 김광일을 패기 시작한다. 박재혁은 김광일을 두들겨패고 나선 쓰러진 김광일의 얼굴을 신발로 세게 밟으면서 더 까불어보라고 협박한다. 김광일은 박재혁에게 구타를 당하고 협박까지 당하면서도 유유히 싸이코답게 계속 웃으면서 죽이지는 않았다고 말을 하고 이전에도 자신을 관리하던 국정원 직원에게 해를 입힌 사실을 털어놓는다.

이에 분노한 박재혁은 김광일을 더 패려 했지만 국정원 요원들이 말린다. 한편 김광일을 넘겨받으려 한 폴 그레이는 국정원의 무능함을 질타하면서 니들 밤일이라도 제대로 할 줄 아냐고 모욕적인 섹드립을 날린다.[] 폴 그레이는 김광일과 대면해 계좌 정보에 대해 추궁하고 김광일은 그 정보는 내 머리 속에 있다고 대답한다. 폴 그레이가 김광일을 데려가기 직전 채이도와 경찰들이 호텔의 방으로 들어와 다시 김광일을 연행하겠다고 한다. 리대범에게 받았던 증거 영상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틀어주어 확인까지 시킨다. 그리고 채이도는 연행하면서 왜 김광일이 피해자 몸에 물건을 쑤셔넣었는지 알겠다며 김광일이 발기부전, 사실상 고자가 아니냐면서 비꼰다.[] 이에 김광일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어느새 욕하면서[] 채이도에게 덤벼들었다가 엎어치기로 제압당한 뒤 채이도에게 두들겨 맞고, 채이도는 국정원 요원들에게 이 일에 더 관여하면 전부 다 범인은닉죄로 체포할거라고 경고하면서 김광일을 연행한다.

김광일을 연행해 경찰서로 데려간 채이도와 경찰들은 수사본부가 폐쇄된 것을 보게 된다. 채이도가 간부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끝난 사건이니 덮으라는 간부의 말에 분노한 채이도는 모든 경찰들을 철수시킨 후 직접 자신이 검찰 본청으로 김광일을 끌고 가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검찰 쪽도 얘기가 끝난 상황이라 한 발 빠졌다는 담당 검사의 말을 들은 후 한강 다리[] 쪽으로 차를 몰고 간다.[] 차를 주차시켜 놓은 채이도에게 박재혁이 따라와 채이도와 얘기를 하게 되고 체념한 채이도는 CIA에 김광일을 넘긴다. 수갑을 푼 김광일은 느닷없이 미국 요원의 총을 빼앗아 채이도에게 총을 쏜 후[] 차에 타버리고, 이에 분개한 박재혁은 총을 가진 채 김광일을 추격한다. 한편 폴 그레이와 김광일이 탄 차를 느닷없이 어떤 차가 들이받고 김광일을 팬 후 데려가는데 그는 바로 리대범이었다.[]

국정원으로 돌아온 박재혁에게 국정원 고위간부는 어차피 우린 미국 애들에게 골칫거리인 김광일을 넘겼고 김광일은 미국애들이 놓친 거니 우리 책임은 없으므로 잘 된 거라 얘기한다. 그러면서 국정원 고위간부는 리대범이 김광일을 데려간 건 김광일의 아버지가 숙청되어서 그걸로 사면받으려는 모양인데, 김정일이 죽어 장성택과 김경희가 실권자가 되어 김광일의 아버지가 복권되었으니 쉽지 않을 것이라 얘기한다. 이어 다음 장면에서는 잡혀 간 배에서 모피코트를 걸치고 나온 김광일이 총으로 리대범을 쏴 죽여버린다. 다행히 채이도는 죽지 않고 목숨은 건졌지만,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고 박재혁은 채이도의 병실을 방문해 안쓰러운 눈빛으로 채이도를 바라본다.

 

다시 이야기는 현재 시점인 2013년으로 돌아간다. 홍콩의 빌딩에서 박재혁은 김광일을 지키는 요원들을 차례대로 죽이고 김광일과 대면하게 된다.[] 이번에는 간 안 보고 정보를 불겠다며 살려달라는 김광일을 박재혁은 희망고문을 해가며 발씩[] 총을 쏴 김광일을 고통스럽게 한 뒤 마지막엔 김광일의 입에 총을 넣고 쏴 죽인 후 목을 식칼로 잘라 가방에 넣는다. 다시 폴 그레이를 만난 박재혁은 김광일의 목을 보여주고 놀란 폴 그레이에게 이미 친중파였던 장성택을 멋대로 죽인 걸로 중국 쪽이 분노했는데 그들이 장성택의 계좌를 평양에서 들고 가게 놔뒀겠냐며, 이미 장성택의 비밀계좌는 예전에 털렸다는 사실을 알려준 후 자신이 폴 그레이로부터 받은 모욕적인 섹드립을 그대로 돌려주고 차를 타고 떠난다.그리고 채이도는 전보다 많이 회복되었는지 붕대는 다 풀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혼수상태로 누워있으면서 병원에 있다. 박재혁은 차 타고 떠나며 자기 갈 길을 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평가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으로, 잔혹 범죄의 피해자로 묘사됐다는 이유로[] 일부 관객들이 여성 대상화에 대해 비난하고 있으며 여성혐오 영화라는 딱지까지 붙이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런 초반부의 잔혹한 연출에 대해 감독은 "폭력이 단순한 눈요깃거리가 아닌, 진짜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제작했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살해범들이 정말 나쁜놈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누구나 치를 떨 수준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연출 때문에 관객들에게 김광일과 그 일당들이 '천인공노할 놈들'이라고 확실하게 인식시킬 수 있었다. 말하자면 그냥 의미없이 들어간 장면이 아니라 극중 장치이다. 문제는 그 극중 장치가 너무나도 필요 이상이었다는 거다.

다른 잘 만든 스릴러 영화라고 평가되는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에 대한 반응과 비교하여 이중잣대가 지나치다는 옹호측 의견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앞의 두 작품은 피해자가 된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감정선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그 범인을 처단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의지가 드러난 데 비하여[], 이 영화에서는 극중 주인공은 집단 강간살인 피해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능력은 거의 보이지 않고 냉철하게 상황을 보는 것처럼 보이다가 정작 감정의 폭발은 자신을 도발하거나 자신의 동료가 위해를 입었을 때에만 발생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불편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즉, 중시되어야 할 여성 피해자에 대한 감정선이 없거나 매우 허술함 = 피해자(여성)에 대한 무관심 = 자극적 살인장면을 배치한 것은 그저 눈요기 목적으로 보임(대상화) 이라는 도식으로 비판자들은 다른 영화에 비해 불편하였다고 말한다.

사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종석이나 장동건 같은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미남들을 앞세우면서 하드코어한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층이나 젊은 관객들에게까지 시선이 모이게 만들었고 그간 범인으로 묘사되던 추남들에 비해서 로맨스 드라마에서 남주 역을 도맡아왔던 미남이 연쇄살인 및 강간까지 저지르는 것에서 더 큰 충격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 비해서 영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족했기 때문에 공조나 청년경찰같은 가벼운 범죄수사극이라고 착각하고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장면을 본 관객들의 반응도 저평가에 한몫했다. 잘 모르겠다면 살해를 묘사한 장면이 노골적으로 나온 악마를 보았다 예고편과 잔인한 장면을 배제한 VIP의 예고편을 한 번 비교해보자. 이것이 영화를 미리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관객 잘못이라 보기는 힘든 것이 이미 그 전에 같은 홍보 실수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대표적인 영화가 지구를 지켜라!와 판의 미로다. 이런 하드코어한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증오를 담다시피 싫어하기 때문에 평가절하 당하는 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애초에 고어나 공포가 비주류 장르인 것엔 이유가 있다.

네이버의 경우 네티즌(관람 여부 모름)과 관람객의 평점 통계를 각각 보면, 관람객 여성 평점에 비해 네티즌 여성 평점이 지나치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를 두고 알바나 프로불편러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평가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상태이고 이전에 악마를 보았다, 추격자, 황해 같은 높은 수위의 비 인륜적인 범죄를 소재로한 영화들은 이미 나와서 호평받았는데 이 영화만 유독 비판하는건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 영화의 초반 살해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노골적이고 길었기 때문에 이전의 영화들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애초에 여성혐오를 불쾌함의 정도를 기준으로 낙인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크레딧에 올라온 여성 출연자 중에 희생자들의 역할이 "여자시체"로만 나온 출연자가 무려 9명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습격 당하는 국정원 요원도 여자요원이라 나오고, 학대와 살해 과정이 자세히 묘사된 처음에 희생되는 여학생도 단순히 "소녀"로만 나오는데, 이런 여자 시체, 여자 요원 같은 익명 크레딧은 "여성을 소모품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여혐 논란을 쓸데없이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날것 그대로 나올 수밖에 없던 이유를 극중반에 설명하는데, 채이도가 김광일에게 장난스럽게 "너 고자 아니냐?"고 질문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김광일이 남성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에 여성을 고문하는 과정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와 교살에 집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김광일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영화를 제대로 보았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장면. 애초에 사이코패스의 살해대상으로 여성이 선택되었을 뿐이다. 실제로 유명한 사이코패스 살인자들 중 남성을 죽인 경우는 극히 적은데 그마저도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정리하면 제대로 성욕을 발산할 수 없던 김광일은 여성을 교살하는 어긋난 방법으로 자신의 욕망을 배출했고, 평소에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성적인 행위에는 관심 없다는 듯 음악과 독서를 즐기는 모습으로 위장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논란에 대해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의 최재원 대표는 인터뷰[]에서 "감독의 의도는 사라지고 인신공격성 이야기가 많이 나와 위축된다"고 하였다. 리얼라이즈픽처스 원동연 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면 반발의 강도가 크지만 그렇다고 약자는 무조건 선, 권력자는 무조건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그릴 수도 없다"라는 발언을,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영화의 본질 대신 부수적인 면만 보고 여혐이라고 극단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파시즘의 형태다. 이런 형태는 결국 관객들을 한국영화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결론적으로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되고 희롱되는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고 몇몇 관객들도 그 장면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일 것이다. 감상이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니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어느 사람이나 모두 고유한 각자의 감정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고 어떤 무언가를 보았을 때 각자 느끼는 점이 다른것은 당연한 것이다. 마치 6.25 전쟁, 2차 세계대전 영화를 보고 PTSD가 재발한 참전 용사들이나 용서받지 못한 자라든지 또는 창을 보고 불쾌함과 내면의 트라우마를 느끼는 대다수 군필자들의 심리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심지어 공포영화의 경우엔 사람의 심리를 극단적으로 파고들어 불쾌감을 주게하는 요소들이 뭉쳐져서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진 사례다.

물론 작품에서 등장하는 고통이 관객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심지어 트라우마를 자극한다고 해서 '혐오'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성의 살해를 소모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쁘니까 여성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영화는 무조건 모두 여성혐오 영화라고는 할 수 없다. 매년 할리우드에서 개봉하는 수많은 액션,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는 수많은 남성 악당전문 배우들이 주인공 혹은 다른 악당에게 살해당하고 이용당하는 역을 위해 소모적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브이아이피가 여성혐오 영화라고 주장하는 논리에 따르면 존 윅은 최고의 남성혐오 영화이고, 쿠엔틴 타란티노는 최고의 남성혐오 감독일 것이다. 하지만 위의 영화에서 소모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악역이거나 최소한 관객이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 브이아이피에서 소모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피해자들은 (아무 죄책감없이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권력층에 피해받는 보통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관객이 공감하는, 아니 영화에서 공감하도록 만들어놓은 인물들이다. 만약 영화가 권력기관 간의 비도덕적인 파워게임을 냉정한 시선으로 묘사하기 위해 여성 피해자들을 파편화, 주변화하는 의도를 가졌다면 피해에 대한 묘사를 최소화했어야 했다. 즉 이 영화가 비판받는 점은 '온갖 잔인한 장면을 통해 살인자를 악마화시켜놓은 다음 주인공이 그를 단죄한다'라는 권선징악 스토리와 '평범한 사람들이 죽던 말든 권력자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라는 권력 풍자 스토리를 무리하게 엮는 바람에 관객이 공감하는 피해자들을 단지 살인마에 대한 분노 유발로'만' 도구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전에 살인마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여성 피해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여줬어도 최소한 그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인물을 등장시켜 관객들이 그 인물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한 반면, 브이아이피는 그런 인물조차 없었다.

초반부 디테일한 강간 살해 장면의 묘사[]로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요소는 있지만, 이걸 덮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난가? 한다면 의문이 남는다. 후반부까지 경찰 윗선과 검찰, 국정원의 압박과 훼방에도 불구하고 김광일을 끈질기게 추격하던 채이도가 영화 최후반 김광일의 총질 한 방에 쓰러지고[]반전 없이 무력하게 끝나는 걸 보면, 도대체 채이도는 뭐하는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박재혁의 분노를 일으키는 시발데레 주인공

더군다나 이 두 인물을 폴 그레이가 위험 인물으로 취급하기까지 해서 이들의 안습함은 더욱 부각되고, 폴 그레이의 사람 보는 눈까지 의심받을 정도였다.[] 리대범도 김광일을 잡아가면서 허무하게 당하는 걸 보면 역시 뭐하는 존재인지 알 수 없는 건 마찬가지라는 말도 있으나, 이는 리대범이 김광일 아버지의 복권을 몰랐다면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장성택의 복귀의 기반이 되는 김정일 사망 사실을 몰랐다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당시 한국에서 떠들지 않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김정일 사망 뉴스'를 명색이 북한 첩보원이라는 인물이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라는 부분을 넘어가야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일단 해당 부분을 어떻게든 이해해준다면, 리대범 입장에서는 당연히 김광일이 그대로 잡혀서 북으로 끌려 갈 줄로 알았겠지만 장성택의 집권을 알고 있던 북한 선원(공작원일 수도 있다)들이 그를 풀어준다. 리대범 입장에선 충격적인 반전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당연히 김광일이 자신에게 역습을 가할 상황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거 공산 국가, 즉 소련, 중국, 북한 등의 지도자 사망은 바로 발표하지 않고 한참 후에야 발표했던 사실이 있으므로, 김정일도 국내외에 죽음이 알려지기 이전에 사망했고 비밀리에 복권도 이루어졌으며, 국정원 고위 간부(주진모)가 박제혁에게 그걸 얘기하는 시점이 국내외에 김정일의 죽음이 알려지기 전이었다는 설정이라면 문제가 없다. 다만 그걸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감독 실수다. (간부의 대사에 "아직 뉴스에 안 나왔지만"이라는 한 마디만 넣었으면 되었는데.)실제로 저 대사가 안나왔어도 극중에서 아직 일반 대중들에겐 김정일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가 확실해보인다. 주진모가 김정일이 죽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박제혁이 사뭇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 분위기상 몰랐던 것이 확실. 애초에 죽은걸 온 국민이 다 알았다면 고위 간부가 김정일이 죽었다는 걸 말 안했을거다. 즉 김정일의 사망 소식은 국내에서도 알려진지 얼마 안된 것이며 국정원에서도 고위간부급만 아는 사실이란 얘기. 따라서 리대범이 이 사실을 모르는 건 오히려 당연하고 자연스런 얘기다. 절대 억지가 아니다.

그나마 김광일의 최후만큼은 악당다웠다고 평할 수 있으나, 그를 처단한 게 영화 내내 채이도로부터 김광일을 보호하던 박재혁이었다는 게 아이러니. 그것도 장성택의 측근인 김광일의 아버지가 처형당해 김광일은 더이상 이용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사살하며,[] 직후 식물인간 신세인 채이도를 비추는 것으로 마무리해 김광일의 죽음에 대한 통쾌함도 있지만 찜찜함은 남겨둔 채로 끝난다.[] 게다가 영화 내내 수사 방해와 압박만 해댔고 그 결과 채이도를 식물인간 신세로 만드는 데 일조한 국정원 측은 끝내 어떤 패널티도 받지 않았으니... 물론 이 사건에 대해 묵인하는 조건으로 병원비를 책임졌을 수도 있으나 그런 언급은 없다.[] 박재혁을 맡은 장동건의 연기도 지나치게 차분하다 보니 그의 심경 변화가 관객에게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

배우들의 연기도 과거작에서 보여준 연기력에 비하면 평범했다는 평가다. 영화는 어차피 시나리오가 가장 기본이고 배우의 연기는 시나리오 안에서 빛을 발해야 하는데 이 작품의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전형적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옹호론도 나오고 있다. 열혈 경찰,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냉철한 정보기관 요원은 다른 수많은 영화에서 지겹도록 반복된 클리셰이며, 브이아이피의 캐릭터들은 그 클래셰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배우가 아무리 명연기를 펼쳤어도 이런 시나리오라면 연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

이종석 역시 과감하게 본래 이미지를 버리고 악역에 도전했으나 김광일은 관객들과 두뇌 싸움을 벌이거나 허를 찌르는 캐릭터라기보다는 그저 보는 사람을 분노하게 만들려는 장치로만 가득 찬 캐릭터여서 배우가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며 연기 변신을 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배우 본인이 연기 변신을 위해 직접 선택한 캐릭터라고 하는데 악역으로서의 매력이 있는 악역도 아니고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캐릭터를 만들라고 하면 시나리오를 배운 누구나가 금방 떠올릴 기본적인 설정으로만 점철된 캐릭터여서 도대체 왜 이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나 의아할 지경이다.

어색한 북한 말투가 거슬린다는 일부 관객도 있다. 박희순은 연기력은 좋았으나 적은 비중과 허무한 사망으로 실망한 관객들이 적지 않다. 또한 지나칠 정도로 맥거핀에 의존하는 연출이 비판받았는데, 김광일의 후안무치한 행동을 눈감아줄 만큼 대단한 무언가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나칠 정도로 막나가는 전개가 관객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맥거핀에 의해 아무런 문제없이 넘어감으로써 맥이 풀릴 정도. 배우들이 촬영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연기만 잘나와서 다행이다 라는 평들도 많다.

평론가들의 평가는 5점대로 평작 이하. 특히 박평식 평론가는 "분노조절장애와 클리셰의 혈맹서약"라며 4점을 주었다. 이동진 평론가 역시 악마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여성의 대한 범죄 묘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연출을 비판하면서 별 두 개를 주었다.[] 뭐 장르 영화로 보고 다 좋다 쳐도, 상영 시간이 자루하게 느껴지는 편집은 용서하기 어렵다. 파트를 나누었지만 편집이 느슨하고 전개가 느리다 보니 박재혁(장동건)의 초반 홍콩 습격 장면을 끝에 반복하는 수미상관식 구성으로도 정리를 못 하고 구성의 힘이 풀어져버린 것. 연쇄살인마를 중심으로 잡고, 파트별로 그를 잡거나 얻기 위한 국정원, 경찰, 북한 요원, CIA의 각기 다른 시각과 움직임을 짜임새 있게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듯 하지만...

OST와 음향, 영상미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으나 따로 화제를 끌 만큼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음향 등은 예산을 감안하면 잘 나온 수준이나, 시나리오가 관객들의 감정 흐름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딘가 따로 놀고 있으며, 특히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의 양면성을 상징하기 위해 사용되는 음악들은 클리셰 수준을 넘어 게으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상도 컬러 그레이딩 등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 정도 컬러 그레이딩은 10년전 영화인 올드보이에서도 이미 도달한 수준이다. 한국 영화가 10년간 크게 발전한 것을 감안하면 영상미만 따로 칭찬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컬러, 카메라 앵글, 음악 등 모두가 그렇다 보니 내내 10여 년 전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결론은 '장르영화[]로 봤을 땐 괜찮은 영화다'라는 호평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적나라한 표현 때문에 불편하다'는 혹평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호불호가 지극히 심하게 갈리는 영화로 평가 받고 있으며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신세계보다는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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