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개

죄 많은 소녀 영화 소개

뤼케 2021. 4. 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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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제작된 한국 영화.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당시 꽤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주인공 영희 역을 연기한 전여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받으며 충무로에서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떠올랐다. 2018년 9월 13일에 개봉했다.

 

 

시놉시스

친구가 사라지고, 모두가 나를 의심한다.
같은 반 친구 경민의 갑작스런 실종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영희(전여빈)는 가해자로 지목된다.
딸이 죽은 이유를 알아야하는 경민의 엄마,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형사, 친구의 진심을 숨겨야 하는 한솔, 학생이 죽은 원인을 찾아야 하는 담임 선생님까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영희를 의심한다.
죄 많은 소녀가 된 영희는 결백을 증명해야만 하는데...

2018년 가장 날카롭고 충격적인 시선
<죄 많은 소녀>

 

 

등장인물

영희 역 - 전여빈
경민 역 모 - 서영화
한솔 역 - 고원희
김 형사 역 - 유재명
담임 역 - 서현우
다솜 역 - 이봄
유리 역 - 이태경
경민 역 - 전소니
경민 부 역 - 정인기
영희 부 역 - 손강국
교장 역 - 박길수

 

 

줄거리

자, 오늘은 여러분이 기다리던 친구가 돌아왔다.

라고 선생님이 말하며 한 여학생에게 자리로 들어가 앉으라고 한다. 피폐한 표정의 여학생은 무슨 할 말이 있다는 듯 선생님을 보더니 선생님은 자리를 비켜주고, 여학생은 의미 모를 수화를 한다. 수화가 끝나고 잠깐의 정적 끝에 반 학생들은 박수를 쳐준다.

화면이 어두워지고, 화장품 가게에서 '한솔'(고원희 분)과 립스틱을 사고 있는 '영희'(전여빈 분)를 바라보는 한 단발 머리의 여학생. 그 여학생은 화장품 가게로 들어가 영희와 눈이 마주치더니, 영희는 직원에게 다가가 무언가 속닥거리고 직원은 단발 머리의 여학생에게 다가가 가방 좀 잠깐 보게 해달라고 한다. 여학생이 싫다고 하며 직원과 실랑이하는 사이에, 영희와 한솔은 화장품을 훔쳐 지하철 물품 보관함에 넣는다. 지하철 역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까 그 단발 머리의 여학생이 영희와 한솔에게 다가온다. 그 학생은 '경민'(전소니 분)이었다.

다음날, 영희는 교무실에서 담임(서현우 분)에게 그 날의 행적을 진술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역에서 셋이서 만나 클럽에 공연을 보러 갔다고 하는 영희. 그러고 나선 곧장 집에 갔다고 한다. 담임이 이걸 적는 사이, 영희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담임은 "좀이따 경찰 아저씨들 와서 이것저것 물어볼 거야. 경민이 실종됐다."라고 말한다.

장면은 캠핑 물품 가게로 들어온 어느 아주머니를 비춘다. 텐트를 살펴보는 아주머니에게 직원은 신제품이라고, 남편끼리 둘이서도 설치할 수 있다고, 애가 세 명이라도 충분한 공간이라며 직업용 멘트를 날리는데 이를 날카롭게 자르고 아주머니는 더 큰 거 없냐고 묻는다. 텐트를 차에 실어주는 직원이 아줌마에게 여행이라도 가냐며 묻는데 아줌마는 통화로 신경질을 낸다. 아무리 봐도 전혀 여행과 같은 즐거운 목적으로 한 구매는 아닌 모양. 그렇게 텐트를 사고 운전하는데 중간에 실수를 해서 지나가는 양아치의 욕설을 듣는다. 응축되어 있던 감정이 폭발해 차에서 구토를 하는 아줌마.

알고 보니 이 텐트는 가족여행용이 아니라 한강에서 사라진 자식을 찾기 위한 수사용 천막으로 쓸 텐트였다. 이 아주머니는 실종된 경민의 엄마(서영화 분)이었다.

시점은 학교로 바뀐다. 교무실로 들어온 교장선생님은 "다들 이미 아시겠지만, ...애(실종된 경민이)가 공부도 잘하고 부모도 좋은 직장 다니는데 왜 그렇게 됐을까요?"라고 한다. 한 선생이 우열반을 언급하며 성적과 관련된 학교의 정책을 언급하자 교장은 여기에 "그렇게 되면 학교 입장에선 어떻게 됩니까?"라며 되묻는다. 여기에 경민의 담임은 경민이 우울한 음악을 많이 들으며 어두운 아이였다고 말한다. 경민의 1학년 때 담임이었던 선생은 애가 어두운 구석이 있었다고 말하고 이에 이어 현재 담임이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음악을 듣고 있길래 휴대폰을 압수해서 얘가 대체 어떤 음악을 듣는 건지 제가 한번 조사를 해 봤습니다."라며 교장에게 휴대폰으로 노래를 들려준다.

교실에선 영희가 한솔에게 생리통 약을 달라고 하며 "아침에 담임이랑 면담했어?"라고 묻고, 한솔은 약을 주며 "어. 그냥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어."라고 한다. 영희는 양호실로 가고, 양호실 선생은 "아직 한 달 안 된 거 같은데?"라고 의심하고 영희는 치마 밑을 닦아 피를 보여주며 침대에 눕는다.

학교로 들어온 경민의 어머니와 형사들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굴다리 CCTV에 찍힌 영희와 경민의 영상을 본다. 경민과 영희 단 둘이 있었고, 둘이 키스를 하고 같이 굴다리 안으로 들어온다. 그 이후의 장면은 다른 CCTV가 고장나서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경민이 실종되기 바로 직전 경민은 영희와 단 둘이 있었다는 사실 말곤 알 수 있는 게 없다. 경민의 엄마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더니 자신의 뺨을 세게 갈긴다.[4]

이어 반 아이들 하나하나를 불러서 경민에 대한 진술을 받는 상황. 하나같이 경민은 애들과 최근 가요도 잘 안 듣고 공감대도 잘 안 맞았으며, 알고 지내기는 해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없었다는 진술밖에 나오지 않는다. 경민 사건 때문에 수업 시간에 시끌한 걸 듣고 수업하던 수학 선생은 자기가 교사 생활을 20년 했는데 자살은 4번 있었고, 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시끄러웠다. 근데 6개월만 지나면 싹다 잊는다. 그 시간에 영어 지문 하나 더 외워라며 일갈한다.

영희 진술 차례가 되어 영희가 진술실로 불려가는데, 영희를 진술실로 데려가는 '다솜'[5]은 영희에게 "니가 안 좋은 생각 전염시킨다고 다른 애들이 그러더라."라고 하고, 영희는 잠깐 멈칫하더니 심란한 모습을 보이고, 대답도 않고 걸어간다.[6] 진술실에 도착하여 경민에 대한 관계를 경찰에게 진술한다.

경민과는 1학년 때까진 친했다가 그 후로는 말을 안했고, 학원 앞에서 립스틱 사다가 만났는데 자기랑 한솔이랑 공연 보러 가는 길이었는데 경민이가 심심해 보여서 같이 가자고 말을 걸었다고 한다.[7] 그러다가 집으로 가려면 한 정거장 더 가야 하는데 한강 쪽에서 내린 이유가 뭐냐고 하자, 영희는 좀 걷고 싶어서 경민이랑 같이 내렸다고 한다. 경찰이 "그럼 경민이랑 단둘이 걷고 싶어서 한솔이는 두고 둘이서 내린 거냐"라고 하자 영희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아니요. 한솔이는 싫다고 했어요. 경민이는 좋다고 했고요."라고 한다. 그러자 경찰은 "니가 한솔이 따돌리고 경민이랑 둘이서만 내렸다던데?"라고 하고, 영희는 "아닌데요."라고 한다. 이에 경찰은 한솔이를 부르고, 영희에게는 "니가 경민이 죽는 거 보고싶다고 그랬다던데?"라고 묻는다. 영희는 아니라고 하고, 경찰이 커피를 들이마시는 소리를 사이에 끼운 묵직한 침묵이 잠시 흐른다.

한솔이가 진술실로 오자, 한솔이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경민이는 불안해 보였는데 영희가 부추기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한다. 영희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언제"라고 되묻고, 한솔이는 "경민이가 어제 너 좋다고 고백했잖아. 근데 니가 진짜면 죽어보라고, 죽을 수 있냐 그랬잖아."라고 한다. 영희는 당황하며 "그거 말만 그렇게 한 거지."라고 화를 내는데 경찰은 한솔이도 경민이를 위해 용기를 내고 있는 거라고 영희 말을 자른다. 영희는 형사를 노려보며 "그거 농담이었어요. 솔직히 저랑 별로 놀지도 않다가 어제 갑자기 저보고 너무 좋다 그러길래, 진짜냐고 싸보인다고, 그럼 증명해보라고 목숨도 걸 수 있겠네 그런 식으로 얘기했어요!!"라고 목소리를 격앙시키며 말하자 이를 듣고 있던 경민 엄마가 영희의 목을 조르며 분탕을 친다. 형사들이 붙어 경민의 엄마를 떼어내고 영희는 머리가 헝클어진 채 밑을 보며 멍을 때리다 한솔을 노려보며 "니 왜 거짓말하냐?"라고 추궁한다. 한솔이는 여기다 "내가 본 그대로 말한 거야. 너 경민이 죽는 거 확인하러 간거 아니었어?"라고 말하고 영희는 그녀를 째려본다.

경민 엄마는 밖에 나가서 머리를 부여잡고 있고, 떠들썩거리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어느정도 상황을 정리시킨 형사가 다시 들어와 영희에게 이제까지의 진술을 정리한다. 영희는 경민과 작년까진 친했었는데 어느 순간 교류가 끊겼고, 그러다 어제 우연히 말을 걸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해 보였던 경민에게 영희가 자살을 생각하게 할 만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하고 영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화가 흘러가던 중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그런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에 형사는 "니 위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도 생각해 보자는 거야!"라며 호통을 친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로 쏠리는 중압감에 영희는 "씨발 진짜..."라고 속삭이고 형사는 여기에 호통을 친다. 영희는 다시 형사를 노려보며 "지금 제가 경민이 죽인 것처럼 그러시잖아요."라고 말한다. 형사는 "누가 그런 말 했어? 여기 아무도 그런 말한 사람 없어!"라고 한다.[8] "경민이에게도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고 영희에게 묻는 형사에게 영희는 "그 이유를 왜 저한테 찾으세요. 억지로 끌고 간 거 아니라고요."라고 하고, 형사는 한솔이를 두고 단 둘이서만 버스에서 내린 걸 물으며 영희가 한솔이를 배제하고 경민이랑 단 둘이서만 있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추궁한다.[9] 입술을 깨물며 이를 듣던 영희는 한솔이는 삐져 있었고 자기들끼리는 장난친 거라며 반박하고, 형사는 여기에다 "그게 아니지. 너네 둘이 뽀뽀했잖아. 경민이가 너한테 마음이 갔고, 너도 경민이한테 마음이 간 거잖아."라고 반박하며 "나는 니네 둘이 관계 그런거 관심 없는 사람이야. 그냥 어제 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대해서 까놓고 얘기를 좀 해보자는 거야!"라고 한다. 영희는 복잡한 표정으로 형사를 노려보며
...죽는 거 무섭지 않아. 언젠가 이런 것들이 다 끝난다는 것들이 다행이지 않아? ...경민이가 그랬어요. 그래서 전 제 자살 계획을 말해줬어요. 나도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저기 다리 위에서 뛰어내릴 거야. 나도 죽고 싶다. ...그게 위로가 될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하고 형사는 이를 무덤덤하게 바라보다 수고했다며, 이제 가도 된다고 한다. 그제서야 영희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진술실을 나간다. 화장실에서 피가 잔뜩 묻은 생리대를 떼어내고 세수를 하는 영희.[10]

반으로 돌아가 보니 아이들 몇몇이 자신의 책상을 뒤지고 있다. 영희가 뭐하냐고 화를 내며 묻자 아이들은 머뭇거리며 담임이 영희 책상이 경민이 유서 있을 거라고 찾아보라고 시켰다고 한다. 영희는 가방 짐을 싸고, 사물함 자물쇠를 풀어 문을 열어 한번 찾아보라고 소리치고 신경질적으로 사물함 문을 닫으며 교실을 나간다.

한편, 차에 앉아 생각에 빠져 있던 경민모는 학교를 나오는 영희를 보고 그녀를 미행하기 시작한다. 영희는 청솔학원에 들어가 직원에게 뭔가를 묻고, 경민모도 영희가 나오자 곧바로 들어가 "저 학생이 뭐라고 했어요?"라고 묻는다. 직원은 영희가 친구(경민)을 찾으러 왔었다고 했고, 경민모는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재빨리 영희 뒤를 쫓아가 영희를 세우고 대체 뭐하고 다니는 거냐 따진다. 영희는 복잡한 표정으로 경민모를 노려보며 경민이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경민모가 '뭐?'라고 하자 영희는
"경민이가 죽었다는 게 믿겨지세요? 걔 지금 저 엿먹이고 있는 거에요. 죽을 용기도 없는 년이... ...어디 숨어서 실실 쪼개고 있ㅇ..."
라며 경민모를 도발하고, 경민모는 분노해 영희의 뺨을 치며 "모르는 척 하지마. 너 다 알고 있었잖아. 니가 경민이 그렇게 만든 거야."라며 책임을 묻는다. 영희는 "내가 찾아본다고요. 내가 증명하면 되잖아."라며 울먹이며 다시 길을 나선다. 그리고 경민과 함께 갔던 굴다리를 뒤지며 경민이를 찾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한다.

한편, '한솔'을 포함한 어떤 여학생들이 밤중에 몰려 다니며 어딘가를 찾는다. 그 여학생들 중 리더인 '유리'[]는 한솔 보고 지금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거 맞냐며 추궁한다. 그러다 어느 지하 단칸방으로 가는 길을 찾은 학생들은 거기서 "경민이 복수다 이년아 ㅋ"라며 신발장의 신발을 손상시킨다. 이 여자애들은 한솔을 이용하여 영희의 집을 찾아 경민이의 복수를 빌미로 영희 물건들을 망가뜨리러 온 것. 그렇게 신나게 신발에 난도질을 하고 있던 찰나 집안에서 창문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그러다 바로 집에서 영희가 뛰쳐나와 여자애들을 위협한다. 하지만 일 대 다수로 영희는 일방적으로 일행에게 폭행당하고 칼로 상처까지 입는다. 어쩔 줄 모른 채 방관만 하고 있는 한솔. 애들이 ㅈ됐다며 자리를 급하게 뜨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영희와 눈이 마주치고 한솔은 그제서야 자리를 뜬다.

 

 

다음날 강에선 경민의 시체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된다. 긴 쇳기둥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철사를 감아 강 속에 넣어 이리저리 뒤져봄으로써 시체가 훼손되는 것을 감안하며 기둥에 시체가 걸려 올라오도록 하는 작업. 하지만 잡동사니들만 걸려나온다. 그렇게 수색 작업에 진전이 없자, 형사는 경민의 아버지에게 수색은 윗선의 명령과 꽤 많이 투입된 인력으로 연기된 사건 수사 등의 이유로 이번주까지만 하고 중단해야겠다고 한다. 이에 경민모는 격분하여 한 젊은 형사와 마찰이 빚어질 뻔하지만, 억지로 진정되고 형사에게서 사건은 "충동적 자살"로 마무리될 것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차를 타고 귀가하는 밤, 경민부는 경민모에게 경민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실족사로 규정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경민부: 이제 우리가 해야할 건 지금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거야...
경민모: ...미쳤구나, 너. 니가 이러면 경민이 실수로 미끄러져 죽은 게 돼!!
경민부: 달라지는 거 없어, 애 안 돌아와!! 지금 정신 안 차리면 진짜 무너지는 거야
경민모: 애가 왜 죽었는지는 알아야지. 애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알아야지!! 니가 이러면, 경민이 영원히 이해 못하고 보내는 거야 알아?!
경민부: 그러니까 잘 좀 챙겼어야지!! 엄마라는 인간이... 지 일하는 거에만 미쳐가지고...
경민모: 뭐?
여기에 경민모는 격분하며 운전하는 경민부의 멱살을 부여잡고 흔들며 "그러는 넌 뭐했는데, 넌 뭔데 그러는데!!!"라고 울부짖는다. 운전선이 삐뚤어진 차를 겨우 차로 밖에 주차하고 나자 경민모는 고개를 숙이고 슬퍼하다 헛구역질을 한다. 여기에 경민부는 괜찮냐고, 숨 좀 쉬어보라고 진정시키고 결국 두 부부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며칠 후 경민의 시체가 발견된다.

한편, 영희 교실에서는 담임이 아이들에게 경민의 장례식 절차를 가르쳐주고 있고 이전의 일진 아이들의 집단 린치로 눈이 멍들어 있는 영희도 이걸 듣고 있다. 한솔은 이런 영희를 신경쓴다. 그리고 장례식이 이어지는데, 근엄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반 아이들은 장례식 절차를 잘 따르고 형사가 교장 선생에게 "아이들이 질서 있게 잘 따라준다"라고 넌지시 칭찬한다. 딱 그 타이밍에 눈에 멍든 영희가 형사를 찾아와 "그날 진술을 좀 수정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담임은 잠시만 이야기하면 된다는 영희를 끌어내 뒷문으로 나온다. 어이 없어 하는 담임을 개의치 않고 영희는 "경민이 걔요. 어차피 죽을 애였거든요. 걔가 엄마 수면제 먹고 죽을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그걸론 확률이 엄청 낮다고 그랬어요. 저 아니었으면 걔 그날 수면제 먹고 죽었을 걸요."라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때 따라나온 형사가 영희 보고 이제 알았다고, 그만하라고 하고 담임 역시 아무도 니 잘못이라고 하지 않는다라며[] 이제 그만하라고, 너 지금 경민이한테 엄청난 실례 하고 있는 거라고, 여기 있는 사람 다 힘든데 넌 너만 신경 쓰냐면서 영희 머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민다. 형사가 말리지만 영희는 "내가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원래 제가 먼저 그 다리에서 뛰어내릴 생각이었는데 걔가 제 아이디어 뺏어간 거에요."라며 계속해서 선생을 도발하고 담임은 크게 화를 내며 영희 머리를 때린다. 어찌저찌 형사가 말린다.

다음은 경민 할머니가 업체에 부탁하여 마련한 굿 장면이 펼쳐진다. 무당이 경민에 빙의한 듯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와 할머니를 부르는데[14] 영희는 이를 바라보다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부조금 봉투를 뜯어 뭔가를 휘갈겨 적고 그걸 구겨서 교복에 넣고는 화장실로 간다. 그러고선 표백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피를 토하며 발작을 일으키는 전여빈의 연기가 압권. 고조된 음악이 끊기며 이어서 경민과 영희가 굴다리 아래서 키스했던 장면이 조용히 이어진다.

그리고 장면은 학교로 전환된다. 한솔은 팔소매에 피가 묻어있는 걸 친구가 알려주자 그걸 세면대에서 씻고, 그 화장실에는 여자애들이 단체로 모여 영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희가 자살했던 현장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오가는데 다솜이 "영희 의식 있대. 애초에 죽을 생각이 없었겠지. 경민이 죽여놓고 찔리니까 동정표 얻으려고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니네들 다 영희가 경민이 죽였다고 생각했잖아."라며 비꼬는 건지 영희 탓하는 건지 모를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화장실을 나간다.[] 화장실을 나간 다솜을 붙잡은 한솔은 정말 영희가 일어났냐고 묻고, 다솜은 자기 바람이라고 말하고 돌아선다.

영희의 자살기도 이후 학급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담임은 종례 시간이 되자 가정통신문을 애들에게 뿌린 후 "영희는 자기가 그렇게 바보같은 일 저지른 거에 대해 엄청 후회하고 있다."라며 의심하고 깔때는 언제고 편드는 말을 하고, 종례가 끝나자 일진 유리가 한솔에게 가 "경민이 (영희 때문에) 죽을 수도 있을 거 같다고, 그날 새벽에 (경민이랑) 통화했다매. 영희가 경민이 그렇게 만든 거 같다매!!!"라며 한솔을 추궁한다. 알고 보니 한솔은 영희가 경민이를 죽게 만들었다고 거짓말을 친 거였고, 유리는 "미친년..."이라며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한솔을 노려보고는 돌아선다.

다음 장면은 영희 병실에서 병실을 꾸밀 풍선을 불고 있는 반 아이들이 보인다. 힘들다고 불평해대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담임은 교장과 경민 어머니를 배웅한다. 이때 학교에서 사건이 두번이나 터지니[] 담임에게 다음엔 정말 모가지라고 타박하는 교장은 덤. 목에 의료 장치를 붙이고, 풍선이 가득 매달린 병실에 옮겨진 영희의 표정은 공허하고 건조하다. 그녀를 증오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경민 어머니. 그리고 "따님 장례식을 망쳐버렸다."라며 사과하는 영희 아버지에게 경민 엄마는 "이제 경민이 몫까지 영희가 잘 살아가는 거 보면 되죠. 자주 들를게요."라고 말하고 영희 아버지는 그러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이에 경민 어머니는 "그 정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해요. 영희 수술비 학교 재단에서 조금 보태주고 나머지는 경민이 보험금이에요."라고 일축하며 엘리베이터를 탄다.[] 이어서 공허한 표정으로 병실에 누워 창문 밖을 보고 있는 영희.

한편 학교에서는 '다솜'이 주도해서 친구들이 영희에게 힘내라 말하는 응원 영상을 찍고 있었다. 말을 안하고 쭈뼛거리는 여자애보고 핀잔을 주며 다시 찍겠다고 하는 다솜의 뒤로 "야 쟤 영희 욕 개많이 하지 않았냐;"하는 수군거림이 들려온다.

그리고 병실에 있는 영희는 아이들이 병실에 달아준 풍선에 구멍을 뚫어, 목에 있는 의료장치의 구멍으로 풍선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때, 다솜이 뻔뻔하게 찾아와 "잘 지냈어?"라며 아까 찍은 응원영상을 보여준다. 다솜은 경민이 유서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유서에는 경민이 왜 죽었는지는 안 적혀있었고, 그냥 엄마하고 반 애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적혀 있었다고. 영희가 '애들 누구'라고 노트에 적어 묻자 다솜은 영희 포함해서 경민과 친했던 애들이라고 답한다.[] 학교 신체검사를 하는 날, 영희와 만났던 이야기를 애들에게 풀어주는 다솜. 이때 다솜은 영희 말로는 경민이가 죽기 전에 누구 한 명이 엄청 싫었다고 했는데, 그 누구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한다. 이때 카메라는 한솔을 비춰 그 누구가 한솔임을 암시한다.

한편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영희. 이때부터 간단한 수화를 몇 개 하기 시작한다. 요즘도 악몽 꾸냐는 선생의 말에 영희는 "경민이가 꿈에 나타나 나랑 논다. 그러다 그게 꿈인 걸 알게 된다. 그러고나서 경민을 바라보면... (입 맞춤을 뜻하는 수화)"로 대답한다

치료를 받고 아버지와 함께 병실에 돌아오니 옷 정리를 하고 있는 경민 어머니가 보인다. 올 거면 미리 연락을 줬으면 좋았다고 부담스러워하는 영희 아버지에게 경민 어머니는 금방 갈 거라 괜찮다고 말하고, 영희에겐 섬뜩한 표정으로 경민이가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이 옷들) 입으라고, 경민이 절대 잊지 마라라고 한다. 이에 영희 아버지는 경민 어머니를 밖으로 내보내려 하고, 저항하는 경민 어머니에게 끝내 그만 좀 괴롭히라고, 영희랑 상관없는 거 세상이 다 안다고 소리친다. 경민 어머니는 "뭐가 해결됐는데요. 무슨 결론이 났는데요, 쟤 저렇게 입 다물고 있는데.[]"라며 자신한테 말 안 한게 있냐고 추궁하려 든다. 경민 어머니가 아버지와 몸싸움을 하는 와중 영희는 침대에 있는 이불, 옷을 말없이 던지고 내팽개치며 난동을 피우고, 경민 어머니를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본다.

그날 밤, 한솔이 영희의 병실로 찾아온다. 책을 읽고 있던 영희 옆에 앉아 경민이 죽은 날에 대해 털어놓는 한솔. 사실 한솔은 경민의 죽음에 한 마디를 더한 인물이었다. 자살 고백을 영희에게 한 경민 보고 죽지도 못할 거면서 그런 말로 영희 마음 사려 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경민은 여기다 대고 내일 진짠지 가짠지 봐라라고 답했고, 정말 다음날 경민이 실종되자 한솔은 책임에 대한 두려움에 입다물고 있었던 것. 한솔은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보고만 있어서 미안하다고, 자신은 영희를 정말 좋아하는데 몰라줘서 미웠다며 울며 고백한다. 여기에 영희는 목의 장치를 뜯어 빼고, 목에 난 구멍에 한솔의 손가락을 넣는다.[] 그러고선 한솔과 영희는 진한 키스를 나눈다

 

 

'그날'에 대한 영희의 회상으로 이어진다. 영희, 한솔, 경민 이렇게 셋이서 클럽에 가 공연을 보고 놀던 날.[] 노래에 빠져 있는 셋. 이때 영희는 애틋한 눈빛으로 경민을 바라보고, 경민도 영희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다 둘이 마주 보고, 영희는 경민의 얼굴을 두 손으로 살며시 잡는데, 노래가 뒤틀리면서 경민 머리 위에 검은 타르 같은 액체가 쏟아내린다. 그리고 영희는 자신의 손에 묻은 검은 액체를 놀란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러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영희는 살며시 눈을 뜨자 병실의 냉장고에 죽과 먹을 것을 채워 넣고 있는 경민 어머니의 모습을 본다.

목의 상처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발라 퇴원 준비를 하는 영희. 퇴원해서 지하철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영희는 장례식 때 자신이 써서 교복 안에 우겨넣었던 유서를 펼쳐본다.
경민이는 나 때문에 죽지 않았다. 당신들의 생각은 틀렸다. 나는 결백하다.(물에 번진 채로)[

이때 늦어서 미안하다며 달려온 한솔과 같이 영희는 등교한다.

교무실에선 담임이 영희를 앉혀놓고 수화로 짧은 인사를 한 뒤,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때론 뻔뻔해질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반으로 복귀하는데, 이 모습은 영화가 시작할 때 부분으로 이어진다. 그 장면에서 그랬던 것처럼 영희는 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수화를 하는데,[30] 이번엔 수화 내용이 자막으로 나온다.
나는 여러분이 그토록 원하던 나의 죽음을 완성하러 왔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가장 멋지게 죽고 싶습니다.

이런 내용의 수화를 마치자 애들은 박수를 쳐주고, 영희는 자리로 돌아간다. 영희 주변에 우르르 몰려들어 주번 대신 해 줄까, 급식 대신 받아줄까, 빵 사줄까라며 이전엔 없던 관심을 보이는 반 아이들과 그런 영희를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진 소녀 유리.

학부모회 장면을 거쳐서[] 학교 화장실 장면으로 건너간다. 한 여학생을 상처투성이로 만든 유리는 영희와 다른 친구들을 불러 모아놓고 "이 년 때문에 내가 널 의심했다."라고 주장한다. 여학생은 아니라고 소리치지만 유리는 영희 앞에 여학생을 밀치며 이 년이 경민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저주하고 다녔다고 주장한다. 영희는 사나운 눈빛으로 여학생을 노려보더니, 마구 따귀를 날리기 시작한다. 여학생은 미안하다며 울고, 영희는 자신에 이어 또다른 '죄 많은 소녀'가 된 이 여학생을 바라보다 측은한 표정으로 감싸안아주고 친구들은 이 광경을 보고 있다.

영희 집에 모여 영희의 옷을 입어보며 놀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영희는 한솔에게 매니큐어를 칠해주고 있다. 이때, 다솜은 컴퓨터에 앉아 담임의 성추행을 허위로 신고하는 글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담임은 다솜의 "선생이 다솜의 허벅지를 주무르고 허리를 감싸 안았다"는 성추행 폭로로 교장에게 한 소리 듣고, 다솜을 상담실로 불러 억울하다고 한다. 이때 다솜은 선생을 보더니 귓속말로 "지금이라도 한번 만져보실래요?"라며 치마를 들춘다(...). 담임은 한숨을 쉬더니, 서류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파일집으로 다솜을 사정없이 폭행한다.

상처투성이가 된 다솜은 화장실로 내려가 선생에게 맞은 상처를 칼로 벌리고 얼마 안 있어 담임에게 형사들이 찾아온다. 영희 대신 담임에게 복수(?)를 해주며 자신의 죄를 상쇄시키려는 다솜.

한편 교장실에는 경민 어머니가 찾아와 경민의 이름으로 영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려 한다. 가지가지한다 친구가 친구 돕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며 뻔뻔하게 구는 경민 어머니에게 교장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대가 있다며 거절한다. 그리고 돌아가는 경민 어머니의 뒷모습. 계단을 내려가다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영희와 맞닥뜨리고, 잘 지내서 다행이다라고 한 마디 던지고 가는 경민 어머니.

 

 

영화 결말

경민 어머니를 만나고 수업 시간에 무언가 중얼거리는 영희. 그리고 한솔과 함께 하교하는데, 하교하고 어느 건물에 찾아가 "박해숙" 씨 딸이라고 밝히고 그 사람을 찾는다고 한다. 박해숙은 다름아닌 경민 어머니였다.[34] 자신의 딸이 찾아왔다는 전화를 듣고 헐레벌떡 달려온 경민 어머니 앞에는 영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영희와 한솔을 차에 태워 어딘가로 가는 경민 어머니.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음악 틀어줄까",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예뻐졌네"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한솔이 영희가 요즘 친구들도 많아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자, 경민 어머니는 자기는 요즘 경민이는 유학 간 거라고 생각하니 좀 견딜 만하더라는 말을 한다. 이에 한솔은 이제 우리들도 벗어나고 싶어서, 아주머니께 다 말씀드려야 편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경민 엄마는 잠시 말이 없다가, 둘에게 밥 먹었냐고 묻는다.

고급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하는 셋.[35] 식사하면서 또 경민이 이야기를 한다. 경민이가 오고 싶어했던 레스토랑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식사하는 경민 어머니와 대조되게 깨작거리는 둘. 이때, 한솔은 경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경민이가 말하길 자기가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라고 했다고 한다. 경민 엄마는 좋은 것만 기억하자고 하지만 한솔은 멈추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경민이가 좀 이기적인 면이 있어서, 다른 사람 생각 안 할 수도 있다고. 이를 들은 경민 어머니는 물 한 모금 마시더니, 너희들도 빚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않냐고 한다. 그리고 영희를 보더니 넌 경민이 도움으로 살아난 거니 고마워 해야 한다라고 한다.

이때, 듣고만 있던 영희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 제... 잘못이에요?... 그날... 경민이가 나한텐 다 말해줬거든요... 너무 이해가 돼서 말릴 수가 없었어요. 나만 말릴 수 있었어... 내가 말렸어야 했어... 한번 죽어봤더니 알겠어요... 내일이면... 내가 왜 죽었는지 사람들이 물어볼 거에요. 그 이유나 잘 대답해주세요.

이 말을 통해 경민의 죽음에 영희가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죄인으로 몰렸던 것처럼, 경민 엄마도 똑같은 처지로 만들겠다는 영희의 메세지[]를 들은 경민 엄마는 증오 서린 눈빛으로 영희를 노려보더니 나이프로 자신의 가슴을 마구 찌른다. 한솔과 주변 사람들이 경민 엄마의 난동을 말리고, 영희는 시뻘겋게 물든 눈빛으로 경민 엄마를 내려다보며 비웃는다.

콧노래를 부르며 굴다리로 걸어들어가는, 자신의 가장 멋진 죽음을 '완성'하러 가는 영희를 비추고 영화는 끝난다.

 

 

영화 해석

각 캐릭터가 뜻하는 바
경민: 사건의 시발점이자 전말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


영희: 제2의 피해자. 눈에 보이는 정황만으로 죄가 확정지어져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갖 의심과 눈총, 직접적인 해까지 입는다.


한솔: 자신 역시 사건에 관여한 사람이지만, 피해 받는 걸 피하려 전말을 밝히지 않고 도리어 마녀사냥을 방관하는 방관자.


담임, 형사: 아닌 척하지만 은근히 영희가 범인이라는 도장이 찍히게끔 주도한 어른들. 담임은 반 아이들에게 영희 자리에서 경민이 유서를 찾으라고까지 했다.


유리, 다솜, 그 밖의 아이들: 마녀사냥을 가할 때는 언제고 제2의 피해자의 무고가 밝혀지니 돌변하는 부류들.


경민 엄마: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자신의 믿음을 굽히지 않고 계속해서 제2의 피해자를 괴롭히고 추궁하는 부류.


영희와 경민의 관계.
영희는 자살을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신의 자살을 일종의 패션처럼 생각하고, 경민과 한솔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정도로 자의식이 강한 인물이었다. 자신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경민에게 진짜면 죽어보라고 말할 정도로 경민을 우습게 보고 있었고, 한솔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경민과 둘이 붙어 있고[38] 한솔이 서운해하는 걸 보고 '경민이랑 난 장난치고 있었고 한솔이는 삐져있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솔의 마음을 가볍게 보고 있었다. 그런 만큼 영희는 경민의 자살 충동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이 자살하려는 이유에 비하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굴다리로 같이 들어간 경민이 정말 자살할지 모르는 판에 그냥 그녀를 내버려두고 나온 것이다.

그렇게 우습게 보던 경민이 예상과 다르게 정말 자살을 해버리자, 자신에게 화살이 쏠리는 것도 모자라 원래 자기가 경민보다 먼저 자살하고 받았어야 할 애도와 관심을 뺏겼다는 생각이 든 영희는 '경민이 죽을 용기도 없는데 자기 엿먹이고 있다. 틀림없이 어디 살아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

경민이가 키스하는 데 거부하지 않고, 경민과 관련된 악몽을 꾸는 등 그녀에 대한 마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솔과 영희의 관계.
한솔은 영희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민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영희에게 토라지고, 경민이에게 죽지도 못할 거면서 영희 마음 사려 하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자신의 말대로 경민이 죽어버리자 한솔은 큰 불안에 휩싸여 영희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학교 일진들이 영희를 폭행하는 걸 방관하다가, 일이 커지자 울며 사과한다. 이때, '나 진짜 너 좋아하는데 넌 날 버렸다.'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영희가 자신을 외면 혹은 배신했다고 생각한 한솔이 애증의 감정으로 방관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영희는 병원에서 한솔을 자신의 죽음에 받아들이고 키스하는 행위로 그녀를 용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경민 어머니에게 하는 복수에 한솔을 이용할 생각뿐이었다. 결국 영희가 죽기 전까지 영희에게 한솔은 아무 의미도 아니었다.
경민이는 왜 죽었는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경민이가 왜 죽었는지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경민이가 원래 우울했으며, 경민 엄마는 일에 바빠 자신의 딸을 돌보지 않았고, 안 그래도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상황에 영희와 한솔이 고의를 가지고서든 별 의도 없이든 자살을 종용하는 말을 했다는 것 외에는 경민이 자살 사건의 전말은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다루고자 하는 건 경민이가 왜 죽었는가가 아니라 경민의 죽음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아마 진실에 상관없이 눈에 보이는 것들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영화 평가

평론가들에게는 좋은 평을 받았다. 10대가 주인공이라는 점, 친구와 관련된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으로 여자 버전의 파수꾼이라는 평을 적잖게 받는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파수꾼과 전개 방식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편이다. 대체적으로는 호평이지만 혹평도 만만치 않다. 제일 큰 혹평으로는 잘못이 엄마에게만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으며, 그밖에도 불필요한 생리대 장면이 불편하고, 소녀들의 세계라는 소재에 동성애, 모성애와 같은 주제들을 너무 많이 집어넣으려다 보니 영화가 어려워졌다는 평이 많다.

그래도 감독의 데뷔작임을 감안하면 좋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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