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0일에 개봉한 박누리 감독의 장편 영화이자 감독 입봉작이다. 장현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17년에 촬영했지만 2년 가까이 표류하다가 개봉했다.
영화 시놉시스
숫자 뒤에 0이 열 개면 얼만지 아는가? 쉼표 3개에 두 자리. 0이 열 개면, 백 억이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오직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빽도 줄도 없는, 수수료 0원의 그는 한 실수로 인해 곧 해고 직전의 처지로 몰린다.
위기의 순간, 베일에 싸인 신화적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되고,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 참여를 제안 받는다.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후 순식간에 큰 돈을 벌게 되는 일현.
승승장구하는 일현 앞에 번호표의 뒤를 쫓던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수석검사역 한지철(조우진)이 나타나 그를 조여 오기 시작하는데…
영화 등장인물
조일현 - 류준열
번호표 - 유지태
한지철 - 조우진
유민준 - 김민재
변 차장 - 정만식
전우성 - 김재영
박시은 - 원진아
김 부장 - 김종수
본부장 - 손종학
박창구 - 진선규
예지 - 임세미
영화 줄거리
전북 고창에서 복분자 농장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조일현은 전대 브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입사시험으로 증권가의 중심 여의도에 위치한 동명증권으로 오게 된다. 회사에 처음 입사하고 부자가 될 거라는 큰 꿈을 꾸었지만, 정작 주문은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라이터 녹음기를 사서 펀드 매니저 말을 녹음하면서 정리하는 일과 허드렛일, 커피, 음식 주문만 도맡는다. 거기다 동생 동료(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에 입사동기)한테 계속 밀리면서 하루하루를 자괴감에 빠지면서 보낸다.
그러다 조일현에게 첫 주문이 걸려온다. 전화 내용은 "무림전자 2만주 시장가로 매매해, 지금 당장!"[]하고 바로 끊어진다. 매수라고 한건지 매도라고 한건지 모르겠어서 녹음까지 5번이나 들어봤지만 이해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결국 자신의 머리를 이용해 주가를 분석해서 매수를 결정한다. 마침내 첫 거래를 골인시켰다고 좋아했지만 잠시 후 온 전화 한 통. "야 이 미친 븅신새끼야! 내가 팔랬지, 언제 사랬어? 브로커란 새끼가 매도랑 매수도 구별 못하냐? 이 새끼들 진짜.... 내 돈 어떡할 거야? 내 돈 어떡할 거냐고!!" 결국 조일현이 속한 팀이 성과급을 못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조일현은 팀원들에게 눈치를 받으며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회식에서 술 마시고 취기를 부리다 과장에게 불려간다. 과장과 함께 마사지를 받고 얘기하는 말, "번호표 한 번 만나볼래?".
번호표는 주가조작을 이용해 돈을 불리는 이 바닥의 신화적인 존재였다. 조일현은 고민을 하다 동생 동료가 팀장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고 번호표를 만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한 카페로 들어가 직원에게 받은 전화로 들려오는 목소리,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오세요." 조일현은 당황하다가 번호표의 지시대로 한강에서 보이는 한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번호표를 만난다. 그리고 번호표는 구형 휴대전화기를 주면서 이 전화기로 주문이 들어오면 그 지시대로 주문만 하라고 한다. 다음 날, 전화기로 들려오는 주문 전화, "스프레드 매도 주문 13,000개가 나올 겁니다. 그 중에 8,000개를 잡아라잉. 8,000개다." 조일현은 당황하지만 당일 시간이 되자 정말로 매도 주문 13,000개가 올라오는 것을 본다. 8,000개를 한번에 매수 주문을 넣었지만, 너무 많은 수량이라 체결되지 않는다. 그러자 조일현은 분할 매수해 8,000개를 매수한다. 매수가 끝난 뒤 자신의 몫을 계산한다. 그 몫은 자그마치 7억. (그 외에 합법적인 수수료 5천만 원까지.)
조일현은 단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큰 돈을 얻게 된 일현은 동료들에게 술값을 쏘고 부모님 복분자 농장에 사람을 써서 일을 하게 하고 전세만 5~6억 하는 고급 아파트로 옮기는 등 처음 느껴보는 돈의 짜릿함에 도취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한번 물면 살점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물어뜯는다는 사냥개, 수석검사역 한지철은 과도한 거래량에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일현이 화장실에 있을 때 뒤이어 들어온 한지철이 은근히 협박성 멘트를 날린다.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불안함에 휩싸인 일현은 그 길로 번호표에게 늦은 시간에 연락해 지금 만나자고 하고 여의도 CGV 마지막 회(영화는 군도: 민란의 시대)차 극장 안에 있으라는 번호표의 지시에 따라 만나게 된다.
조일현은 한지철을 만나 들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가 준 명함을 보여준다. 번호표는 이 사람은 금융감독원 수석 검사역이라고 하며 사냥개라고 불리는데 증거는 없기 때문에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었다면 화장실에서 협박 따윌 하지 않았을 것이며 영장을 들고 사무실로 갔으리라고 말한 건 덤. 그러나 정 불안하다면 다음 건에서는 빠지라고 말하는데 포기를 할 수 없는 조일현이 하겠다고 말하고 저번에 봤던 건물 옥상에서 보자고 말하고 떠난다.
일현은 한지철이 자신이 사는 단지 내로 들어오자 이를 내쫓으려 하는데, 한지철은 나가면서 사진이 담긴 봉투를 준다. 그 봉투는 CCTV의 사진이 담긴 봉투였다. 번호표는 단지 내에서 일현과 만나, 아이가 사진을 찍자 그 핸드폰을 실수로 떨어뜨린 척하며, 이를 부수고 아이에게 현금을 건네준다. 한편 일현은 시은과 사귀게 되면서, 이전에 만나고 있던 여자친구와 헤어진다. 그 여자친구는 일현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일현을 돈의 노예라고 비난한다. 돈으로써 일현은 시은에게 할 수 있는 것을 해주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긴다. 시은이 가지고 있는 의도는 알고 있었으나, 일현은 이와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 덕이라고 하며 이를 무시한다.
투자금액이 올라가면서 일현은 점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이에 번호표는 잠시의 휴가를 권한다. 휴가 중 로이 리라는 투자자를 만나고, 일현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 와중 동명증권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들이닥쳤다. 그러나 이미 모든 증거를 은폐해 놓았기에 수사는 무마되었고, 일현은 그 사건에서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직접 매수/매도하는 방식에서 처리 방식이 자동으로 바뀌었다. 일현은 박시은과 사귀게 되고, 얼마 후 여의도에서는 두 사람의 자살 사건이 들려왔는데, 이는 모두 동명증권과 거래한 사람들의 자살이었다. 이것은 번호표의 계략이었으나 들키지 않았다.
번호표는 200억원 규모의 사건이 필요하다고 하며, 부도 위기의 기업 주식을 전량 매수하라고 지시한다. 일현은 이를 원치 않았으나 번호표의 협박에 지시를 따르게 된다. 장이 시작되자 일현은 처리 담당자에게 한꺼번에 매수하라고 지시하는데, 담당자는 이것의 이상함을 깨닫고는 지시를 거부한다. 그러자 일현은 그를 내치며 자신이 직접 매수를 진행하고, 이때 동명증권 대표는 일현을 부른다. 일현은 전우성의 고발에 의해 대표에게 불리지만, 이를 모면하게 된다.
지철은 모든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일현을 옥죄었다. 금융감독원, 경찰 등은 이러한 주가 조작에 대비하여 합동 조직을 가동하고 있었으며, 이에는 일현이 믿고 있었던 시은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CCTV의 모든 사진은 일현이 포함된 상태로 나왔고, 거래자의 계좌 또한 드러나게 된다. 이 뒤 일현은 번호표에게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받는다.
전우성의 아버지의 부고가 들려오고, 이에 우성물산은 매각 위기에 처한다. 이것이 300억원의 투자가 가진 목표물이었으며, 그 매각이 의의였다. 일현은 우성에게 자신이 가진 마지막 양심으로써 우성물산을 매각할 계획을 가진다. 그러나 동명증권에는 감사부와 함께 검찰이 들어오고, 일현은 처리할 업무가 있다는 이유로 우성을 돕는다. 장이 종료되기 1분 전인 2시 59분에 일현은 모든 우성물산 주식을 매도하고, 우성과 함께 로이 리와의 협력으로 분할 매각하게 된다.
일현은 이후 노량진역에서 번호표와 만나 이야기를 꺼내고, "나는 일에 변수가 생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라는 번호표가 과거에 한 말에 번호표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한다. 그러나 번호표는 "내가 투자에 실패한다고 하여 투자자를 죽인다면 여의도의 절반은 날아갔을 거다"라고 하며 이를 거절하는데, 이때 일현은 번호표가 열차에 타지 못하게 다른 승객들이 내리고 있는 시점에 돈가방에서 현금을 뿌리기 시작한다. 일현은 번호표가 고용한 청부살인업자에 의해 자상을 입게 되고, 혼란해진 틈을 탄 지철은 이를 기다리며 번호표를 연행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일현은 번호표와의 모든 대화가 담긴 USB를 지철에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일현은 승객들의 인파에 감싸져 지하철을 타고, "때가 되면 돌아오겠다"라는 말과 함께 역을 떠난다. 일현은 역의 물품함에 지철의 아이들을 위한 태블릿을 넣어놓고는 그 열쇠의 위치를 지철에게 알려줘 그가 이를 가져가게 한다. 마지막으로 일현은 지철에게, 번호표더러 그렇게 벌어서 어디다 쓰려고 하는지 물어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일현이 나레이션으로, "숫자 뒤에 0이 몇 개든 무슨 상관인가. 그래봤자 그냥 숫잔데. 나는 그냥 부자가 되고 싶었다."라는 말과 함께 2호선 열차가 합정역 방향으로 당산철교를 지나가는 장면이 나오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 평가
이 영화의 장점이라 한다면 류준열 x 유지태 x 조우진의 연기는 상당히 볼만하다는 점이다. 극의 구성도 이들이 드러내는 감정에 몰입하기 좋게 짜여있으며 극의 속도감도 이들의 연기력을 돋구어주는 적절한 선을 지킨다. 또한 주식이라는 증권 금융소재를 다루기는 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크게 발목을 잡을만큼 어려운 존재로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즉, 생각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단점은 바로 작년에 나온 유사 장르의 영화인 꾼이 지녔던 그것과 유사하다. 범죄 오락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르의 팬들이 기대할만한 긴장감과 치밀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초중반까지는 나름 몰입도를 이끌어내지만 중반부터는 다소 뻔해보이다 못해 기계적인 전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에 더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드는 결말이 결정타를 먹이는데 이 결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편하게 볼 수 있기는 한데 뭔가 임팩트를 남긴다기엔 애매한 작품. 작품의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냉정하게 보면 범죄 오락물이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기대치를 부합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증권가를 무대로 돈을 쫒는 사람들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라면 할리우드까지 갈 것도 없이 작전이란 모범적인 선례가 있으며 금융 사기극이란 면에 있어서는 범죄의 재구성 같은 좋은 예시가 있음을 감안하면 할리우드를 따라잡는 것까진 무리더라도 적어도 이런 좋은 영화들의 뒤를 따르는 영화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 지나친 바람은 아니라고 믿고 싶음에도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 수가 없을듯.
원작과의 차이점
원작 소설 주인공의 이름은 조익현이지만 영화에서는 조일현으로 변경되었다. 영화에서 조일현은 매도/매수 주문을 착각해 거래 실수를 하는 대형 사고를 치는 반면 원작의 조익현은 실적이 부진하긴 해도 그냥저냥 평범한 브로커였다. 아무래도 번호표와의 거래를 승낙하게 되는 극적인 계기를 만들기 위한 각색으로 추정. 그렇지만 마냥 영화에서 너프만 먹은건 아닌게, 한지철이 공매도 관련 건으로 함정을 판 후 조일현을 낚으려고 시도했을 때 원작에서는 번호표가 알려주고 나서야 함정인 것을 알아채지만 영화에서는 바로 알아챈다는 점 등이 있다. 그외에 원작에서 단편적으로 묘사되었던 부모님과의 관계도 영화에서는 좀 더 보강하면서 돈에 의해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번호표는 원작과 큰 캐릭터 변화는 없지만, 원작에서는 영화와 달리 사람을 공개된 장소에서도 마구 죽이는(...) 대책없는 일을 벌이지는 않는다.[] 자신을 한지철에게 밀고하려고 한 펀드매니저를 교통사고를 내 병원에 보내버리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회복 가능한 부상이고 번호표 본인도 '이정도면 충분한 경고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주인공의 친구 전우성은 원작 소설에서는 장석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재벌 2세이며 주인공과 절친한 친구라는 기본적 설정은 같지만 원작에서는 제2의 주인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영화와 달리 장석준은 회사에서 계속 승승장구하며, 나중에는 새로운 증권회사로 이직까지 한다. 다만 조일현과의 대화를 통해 일현이 변했음을 알게 되는 점은 동일하다.
장석준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한지철과 박시은의 비중이 늘어났다. 원작에서 한지철은 조일현을 낚으려던 함정수사에 실패한 후 횡령 누명을 쓰는 바람에 장시간 리타이어하는데 비해 영화에서는 번호표의 위협 속에서도 집요하게 그를 노린다. 한편 박시은의 경우 원작에서는 미모를 가졌다고 묘사는 되지만 이직을 알아보다 들통난 후 라인에서 나가리되는 바람에 비중이 제로에 가까워지는데 비해 영화에서는 일현과 사귀게 되고, 또한 그에 대해 증언을 해 그를 파멸에 몰아넣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유과장의 경우 원작에서는 익현과 번호표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할 뿐이었으나, 영화에서는 번호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려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불구가 되는 최후를 맞는다. 다니엘 헤니 역시 후에 일현을 도와 번호표를 쓰러트리는 데 도움을 주는 영화에서의 모습과 달리 원작에서는 바하마에서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마지막 등장이다. (...) 이처럼 원작에서 상당히 밋밋했던 등장인물들이 영화에서는 비중들이 상승했다.
원작과 결말 역시 결정적으로 다르다. 원작에서는 조익현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번호표와의 거래를 청산하려고 시도하지만 결국 돈의 탐욕에 완벽히 사로잡혀 사실상 번호표와 같은 인물이 되어버리는 반면 영화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을 못 견뎌낸 일현이 번호표가 검거되는 데 일조한다. 그리고 더 자극적으로 표현되는 장면들이 많은데 영화버전에서는 많이 순화되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조일현은 번호표가 검거되는 데에 일조할 뿐, 철저히 증거물만을 검찰에게 넘겨준 뒤 지하철을 타고 사라져 버린다. 조일현이 고객으로 있는 미국 브로커인 다니엘 헤니도 있을뿐더러, 조일현이 마지막 양심으로 회사를 구해준 전우성도 이미 조일현의 손아귀에 들어간 셈이다. 결국 조일현은 자신의 소망처럼 부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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